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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 교토 협약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규정,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 등 지구온난화 규제와 방지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담겨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아보려는 세계 여러 나라의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의정서가 체결된 일본의 교토시. 의정서 채택의 중심에 있었던 교토시의 지난 10년간의 노력을 들여다본다.
△고소한 냄새로 여는 교토 새벽
2007년 11월15일 일본 교토시의 새벽거리. 하루 종일 차도를 메웠던 차량들이 빠져나간 뒤 한적해진 도로 위에 새로운 날을 열기 위한 청소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610㎢의 면적에 147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교토시. 천년동안 일본의 수도로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1년 내내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교토시의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우리가 살고 있는 전주시의 4배에 이르는 1200t이다.
이로 인해 교토시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데 동원되는 청소 차량은 모두 220여대. 우리의 경우로 미루어 볼 때 220여대의 청소차량이 움직이며 뿜어낼 시커먼 연기와 매캐한 냄새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교토의 새벽거리에는 매캐한 냄새와 시커먼 연기가 없다. 단지 고소한 냄새가 날 뿐이다. 이유는 청소차량들이 사용하는 연료에 있었다. 교토시의 청소차량은 폐식용유를 정제해 만든 바이오디젤유로 움직인다. 또한 교토시에서 운영하는 버스 중 2대는 BD 100을 나머지 93대는 BD 20(바이오디젤유 20% 혼합)을 사용하고 있다.
△시민들에 의해 시작된 폐식용유 자원화
교토의정서 채택 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교토시가 시작한 것은 폐식용유의 자원화사업. 그냥 버려질 경우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키는 주 요인이 되는 폐식용유를 수거한 뒤 바이오디젤로 만들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이고, 환경오염도 막아보자는 데서 비롯됐다.
폐식용유의 바이오디젤 사업을 통해 교토시는 연간 4000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같은 교토시의 성과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토시는 의정서 채택 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실천적과제 마련을 위해 시민들과 수차례에 걸친 대화를 진행했다. 그리고 폐식용유 자원화 사업을 진행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6개의 수거함으로 시작된 폐식용유의 자원화사업. 지난 10년 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 현재 교토시내 전역에 1600개의 수거함이 설치됐다.
이곳에서 수거되는 폐식용유의 양은 계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달에 1만2000ℓ, 전부 가정에서 배출되는 양이다. 가정보다 많은 양이 배출되는 호텔이나 학교 등은 별도의 수거시스템을 갖춰 재사용되고 있다.
△식용유 수거함에서 주민소통 공간으로의 변화
“이웃주민들이 뭘 하고 사는지도 잘 몰랐어요. 그런데 시에서 폐식용유의 바이오디젤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웃들과 자연스런 대화의 장이 열렸죠.”
‘더럽고 불결하다. 다른 곳으로 치워라’ 교토시가 처음 폐식용유 수거를 위해 시내에 폐식용유 수거함을 설치했을 때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애물단지였던 폐식용유수거함은 이웃간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핵가족화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폐식용유 자원화 사업은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고 이웃 간 소통을 이끌어 내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는 게 교토시 환경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월 1차례 각 가정에서 모은 폐식용유를 수거함에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대화를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교토시는 10년 전 채택된 의정서의 실천방향으로 정한 폐식용유 자원화 사업을 통해 환경보호와 지역민 화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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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기자 [2007.12.05]
“폐식용유를 회수하는 것은 쓰레기를 단순히 분리 배출하는 것에만 그 의미가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교토시의 폐식용유 정제시설인 남부 클린센터에 근무하는 야마다씨는 “폐식용유 사업은 쓰레기 분리배출을 넘어 기후보호, 대기개선, 자원순환의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넘어 자원의 순환이라는 대명제에서 비롯된 교토시의 폐식용유 바이오디젤화 사업.
교토시는 폐식용유를 활용한 바이오디젤유 제조 공장을 지난 2004년 직접 건립하고, 운영하면서 품질기준이 까다로운 유럽의 연료 기준을 맞추기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시의 이 같은 노력은 연료 품질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폐식용유 바이오디젤유의 보급을 확대해 가는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협조와 이해를 얻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교토시 바이오디젤 제조 시설
하루 5000ℓ(BD100-식물연료 100%), 연간 161만ℓ를 생산하는 교토시의 바이오디젤유 제조공장의 규모는 국내·외의 바이오디젤유 생산 공장에 비해 그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자동화 공정 구축으로 대부분의 배관을 스테인리스로 설치하거나 재처리 시스템을 도입한 최신식 설비로 운영 효율과 품질개선을 꾀했다.
특히 반응 촉매제인 메탄올 회수 시설을 설치해 비용이 많이 들어 일반적으로 1회 실시하는 메탄올 반응 공정을 추가 비용 없이 2회로 늘려 바이오디젤의 품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시설에서 근무하는 전체 인력은 모두 6명, 이중 3명은 운영요원이고 나머지는 연구 인력이다. 시설건립에는 중앙정부의 보조금 2억7만엔을 포함한 총 7억5000만엔이 소요됐다.
어마어마한 비용 투자에 놀라는 취재진에게 시설 관계자는 현재의 생산량만으로도 2014년 정도면 투자비용을 환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폐식용유 더 수거할 수 있다.
교토시의 일반가정에서 배출되는 15만ℓ, 식당과 학교 등에서 수거해오는 146만ℓ의 폐식용유로 만들어진 바이오디젤유는 쓰레기 수집차 220대( BD100), 시영버스 95대(BD20-식물연료 20%+경유 80%), 2대(BD100)의 연료로 사용된다. 이를 위해 시는 교토시내에 4곳의 주유시설을 갖췄다.
교토시의 전체 버스 대수는 1000여대, 이제 겨우 10% 수준이다. 왜 다른 민영 버스로 확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야마다씨는 “수거량이 늘어 생산이 늘면 가능하겠지만 우리는 어디까지나 지역 내 자원순환가능 범위 내에서만 이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군이나 기업을 통해서 사서 쓰진 않겠다는 말이다. 지산지소(그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의 원칙이 분명하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유휴지 활용이나 주변 농촌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식물자원확보 방안에 대한 깊은 고민은 없어 보였다.
교토시는 아직도 수거가 가능한 폐식용유가 많다고 추정한다. 사업장 배출 수거량은 43%, 가정 배출 수거량은 10% 남짓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포스터나 전단지를 통한 시민 홍보를 강화하고 청소용구를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97년 6곳에 불과했던 수거 지점이 2007년 11월 기준 1600곳으로 늘어났다. 시는 향후 2000곳까지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2000만엔의 예산이 투입되는 용기 구입 및 수거, 관리는 공개 입찰을 거쳐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하는 기업인 레보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학생이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지원한다.
가리~다카르 랠리 완주한 교토시 바이오디젤유
전 F1 그랑프리 레이서 카타야마 사쿄씨는 세계를 향해 바이오디젤로 지구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날렸다. 교토시가 정제하고 항산화제를 첨가한 100% 바이오디젤유(BD100)로 파리~다카르 랠리를 완주한 것이다. 사막을 횡단해야 하는 최악의 주행 조건에도 불구하고 교토시의 바이오디젤유는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랠리의 완주는 시민들에게 교토시에서 생산하는 바이오디젤유의 신뢰도를 크게 높였고, 이 사업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회수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야마다씨는 “바이오디젤유 연료품질 개선의 과제는 장기보관이나 열에 대한 산화안전성의 확보,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도 얼지 않게 하는 유동점 강하제의 개발”이라고 강조한다.
시는 식물첨가물의 비타민E(토코페롤)나 휘발유용 첨가제로 사용되는 페놀계 공업용 항산화제를 비롯해 바이오디젤유에 대한 경제성이나 연비를 더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첨가제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바이오디젤 보급 확대 터덕이는 한국, 뒤쫓는 일본
교토시는 이와 함께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쓰레기와 폐식용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한 바이오가스를 만든 후, 수소가스를 추출해 연료전지로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수소가스는 주로 화석연료에서 생성된다.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하는 이 방법은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가스 배출량을 삭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교토시는 향후 5년 안에 실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사업을 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한 전라북도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일반 경유에 5% 혼합이 가능하도록 바이오디젤 연료혼합 경유의 품질 기준 항목과 규제치를 담은 품질확보법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일본도 BD5의 일반 주유소 판매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제도적인 정착이 빠르게 진행된 우리나라의 바이오디젤유 보급 사업은 터덕이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시행된 BD5(식물연료 5%+경유 80%) 사용계획이 당초 취지와 달리 산자부가 정유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9만㎘로 제한하면서, 5% 혼합이 아니라 실제로는 0.3~4% 혼합에 그치고 있다. 그야말로 첨가제 수준인 것이다.
교토시의 폐식용유 바이오디젤유 보급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하나의 작은 사례일 뿐이다. 하지만 교토시의 작은 실험이 도시를 바꾸고 있다. CO2 배출량 감소는 물론 음식물쓰레기 발생량도 15% 정도 줄었다는 것이 교토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폐식용유 자원순환은 살아있는 환경교육의 장으로, 지역주민들의 소통의 공간이다. 교토 시민들은 교토의정서에 걸맞은 ‘교토다움’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정현(NGO객원기자단 전북환경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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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기자 [2007.12.12]
폐식용유 바이오디젤화 사업은 교토시 만의 것이 아니다. 교토시와 인접한 시가현 주민들은 지난 1983년부터 비와코호수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폐식용유로 무인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성과는 지난 1990년 ‘시가현 환경 생활협동조합’을 만드는 계기가 됐고,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한 환경운동으로 이어져 오늘날 ‘유채꽃 프로젝트’의 모태가 됐다.
일본의 시가현 모리야마시는 이미 폐식용유와 유채꽃을 접목한 유채꽃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저감하는 것은 물론 잘사는 농촌의 전형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시가현의 유채꽃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살펴본다.
폐식용유 한계 극복 대안 유채꽃 프로젝트
유채꽃 프로젝트는 핵가족화나 식생활의 변화로 인한 폐식용유 수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유채꽃과의 접목을 통해 이산화탄소의 효과적 저감은 물론 농촌의 또 다른 소득원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유채꽃은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되고, 품질 좋은 기름을 짤 수 있고, 꿀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지역농산물의 가치를 높여 잘사는 농촌 만들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한마디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유채라고 말한다.
시가현 유채꽃 프로젝트 4단계
시가현의 유채꽃 프로젝트는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첫 번째인 1단계는 지역주민들과 폐식용유를 수거해서 무인 비누를 만들어 쓰던 시기로 지난 1977∼1986년까지다. 2단계는 회수한 폐식용유를 소형 플랜트 시설에서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해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로 1992∼1996년까지.
3단계는 지난 1998∼2003년까지로 유채꽃 재배를 통한 자원순환형 지역 만들기를 모토로 다양한 활동과 실험이 있던 시기를 말한다.
이시기를 거치면서 일본 전역에서 유채네트워크가 만들어졌고, 현재 약 150여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유채네트워크는 매년 유채꽃 축제를 열어 경험과 성과를 공유한다. 폐식용유와 유채를 활용한 학교 환경교육 사례, 단체별 활동 사례 발표, 쟁점 토론회, 유채기름으로 달리는 미니 경주용차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4단계는 ‘지역농업의 부흥’과 ‘지역사회 발전’을 모토로 한 것으로 가능한 작은 자신의 주변 단위로 순환을 목표로 해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내용이다.
일본 전역의 노란 물결의 시작-시가현
시가현의 전체 유채꽃 재배 면적은 50ha. 유채관 인근 아이토쵸정에는 20ha의 유채가 재배된다. 일본이 현재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20년,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불과 3년 만에 1500ha의 바이오디젤용 유채시범 사업지를 확보했다.
민간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일본의 방식과 정책개선을 통해 확산해가는 역동적인 방식의 각각 다른 유채사업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시가현 유채밭의 수확량은 ha당 3~4t 정도로, 우리나라 무안 시범포에서 생산되는 2.2t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이다. 지형과 기후에 맞는 품종개량과 재배기술의 경험이 우리보다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봄에 수확된 유채는 kg당 100엔에 거래된다. ha당 30만엔 가량의 직접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꿀벌을 쳐서 생산된 유채꿀에서(ℓ당 1500엔) 얻는 소득을 포함하면 유채 재배 농민들의 ha당 평균 소득은 60만엔 정도로 추정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 큰 유채네트워크
유채로 인한 농민들의 소득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간접적인 가치가 더 크다는 것이 이 곳 농민들의 설명이다.
유채꽃 재배로 아이토초의 농산물 판매량이 1.5배 늘어났다는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유채관 옆에 있는 친환경농산물 판매장은 평일 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을 정도로 활기가 넘쳐났다. 겨울철 유채를 심는 논밭은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박이나 대를 이용한 유기농비료를 사용한다. 유기농법으로 채소나 포도, 메론, 배의 맛이 좋아졌고 믿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신뢰가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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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기자 [2007.12.12]
“환경운동은 참가하는 시민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채는 향기도 있고, 먹을 수도 있고, 즐거움도 있습니다. 유채꽃 프로젝트는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시가현 유채네트워크 회장을 맡고 있는 후지이 아야코여사(62). 후지이 여사는 지난 1983년 세계 5대 자연호수라는 비와코호수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무인(無燐 )비누 사용운동을 시작한 뒤 1990년 뜻을 같이한 사람들을 모아 시가현 환경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후지이 여사는 이후 비누운동, 폐식용유 재활용, 합병정화조 보급운동 등 생활 속 시민운동을 벌이는 것과 동시에 유채네트워크를 통한 자연 순환형 지역 만들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때문에 후지이 여사의 1년은 그 누구보다 바쁘다. 1년에도 몇 차례 대한해협을 건너 한국을 찾아와 유채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우리나라와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일본 열도 전역을 누비고 있다.
후지이 여사는 유채꽃 프로젝트를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고, 현재 4번째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후지이 여사가 그동안 유채네트워크에 대한 활동을 이처럼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은 이 시기를 거치면서 일본 전역에서 200여개의 유채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효과를 거뒀기 때문.
2년 전 마지막 과제를 설정했다는 후지이 여사는 “가능한 작은 자신의 주변 단위로 순환을 목표로 해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하기 위해 ‘지역농업의 부흥’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후지이 여사는 “한국의 바이오디젤 사업은 정책적으로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지역에서 충분히 준비 기반을 다져놓지 않는 상황이어서 정부 지원이 끊길 경우 운동도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역사회의 기반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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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기자 [2007.12.19]
화석연료의 사용에서 바이오 에너지로의 변화를 꽤한 일본. 일본의 에너지 자립사업의 출발선에는 비와호 보전운동이 있다. 세계 5대 자연 호수의 하나인 비와코 호수는 남북의 길이가 약 64㎞, 면적은 674㎢에 이른다.
그러나 이 호수에 지난 1977년 농지조성을 위한 매립, 생활하수, 공장 폐수 문제로 대규모 적조가 발생하면서 호수를 지키고자 26만여명의 일본인들이 모여들었고, 수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재의 에너지 자립사업으로 자리 잡았고, 유채네트워크도 이 운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성과다.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바탕으로 생활 속의 환경 실천으로 변화를 끌어내는데 노력하는 일본의 시민운동, 그 현장을 찾았다.
에너지 자립의 출발 도심 하천 살리기
지난 11월18일, 시가현 모리야마시 외곽의 작은 하천에 5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이면 하천을 가꾸고 청소하는 NPO 법인 ‘비와코 호조노 사토(이하 비와코 호조)’의 회원들과 시민, 대학생 자원봉사자 들이다.
하천 제방에 심어진 나무에 낙엽을 모아 만든 퇴비를 나르고, 웃자란 풀을 베고 잔디를 손질하며, 주변 청소를 하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 노인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샛거리를 준비하는 모습도 정겹다.
비와코 호조 나카지마 회장은 “이곳 제방에 심어진 나무, 벤치, 조경 등 대부분의 하천복원 사업이 주민들의 손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며 “시와 함께 반딧불이가 사는 고장, 고향 모리야마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딧불이의 고장 모리야마시는 전주천의 쉬리처럼 환경복원의 지표로 반딧불이를 선정했고, 시민누구도 잘 아는 시즈미(가막조개)로 정했다. 시민들에게 하천복원의 의미를 쉽게 이해키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철저한 통제 속에 이뤄지는 환경보전
하천의 생태를 살리면서 도심 인근에 반딧불이가 늘어났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일본 내 많은 관광객들이 모리야마를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뚜벅이 족이다. 사람들과 자동차들이 반딧불이의 서식환경을 위협하자 시가 서식지 인근에 차량을 통제하고 걸어 다니는 관람만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자원 활동가인 준코씨는 “조용히 걸어 다니는 뚜벅이 족들로 반딧불이의 생태도 위협받지 않고 걸어 다니던 시민들이 쉴곳을 찾아 가게 등을 들리거나 특산물을 구입하는 효과도 있어 지역의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철새, 나비, 반딧불이 등 동식물을 내세워 관광객 유치와 수입을 올리는 데만 급급한 우리 지역 축제들과는 달리 이곳은 자연 환경의 복원에 무게를 둔 것처럼 보인다.
소하천에 대한 각별한 사랑
비와코 호조는 매년 아카노이만으로 흘러가는 8개 하천, 100개 지점에서 봄· 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모내기 때 수질 조사가 이뤄진다. 화석연료 사용에서 바이오 에너지 사용으로 점차 변하시켜가는 과정에서 시기마다 수량이나 수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서다.
하수도 보급으로 갈수기만 되면 물이 흐르지 않는 배수로에 불과한 지점도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 모든 자료가 에너지 자립의 기초가 되기 때문.
조사한 자료는 데이터베이스화해서 GIS(인공위성 지리정보)를 통해 수질현황을 지점별로 기록한다. 또 시의 하천정책 수립에 활용되거나 웹상에서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때문에 비와코 호조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월 1600회 정도가 될 정도로 인기다. 글로벌 시대에 맞춰 영어판도 함께 운영되며, 6개 자치회의 활동도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처럼 일본의 에너지 자립운동은 생각지 않은 곳에서 시작됐지만 그 결과는 지역을 바꾸는 환경운동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 자립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었다.
/시가현=이정현 NGO객원기자(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자문=서상옥(천안·아산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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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기자 [2007.12.19]
“한국은 새로운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아주 빠르고 신속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바이오디젤 사업을 추진한다면 일본보다 훨씬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교토협약 이후 국가차원의 이산화탄소 저감운동을 감시·견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온 일본기후네트워크 타우라 켄노 사무국장(52).
교토시내에 있는 기후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만난 타우라 국장은 교토시의 폐식용유 자원화사업을 배우러 왔다는 취재진에게 한국인들의 강한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교토시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폐식용유 자원화사업을 하고 있는데 물론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토시가 모든 부분을 다 잘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타우라 국장은 “교토협정 이후 시가 폐식용유 자원화 사업과 지구온난화 조례를 만든 뒤 시민들이 적극 이행하도록 하고 있는 점과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의제를 만들어 놓은 것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타우라 국장은 그러나 “시가 2010년 CO₂감축목표를 당초보다 4% 높은 10%로 늘려 잡았지만 에너지나 교통 분야에 대한 실행계획이 부족하고 향후 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아 달성여부에는 회의적”이라며 행정의 적극적인 추진력과 열린 마인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가기 전 이산화탄소 전체 배출량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200여개 기업의 배출현황을 꼼꼼히 살펴보고, 이 것에 대한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토의 폐식용유사업과 시가현의 유체네트워크가 시민들에 의해 전국적으로 넓어지고 있는 데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미약하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꼭 마련해야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