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밤 숲길은 아픔이요, 기쁨이다
날씨가 영하권을 오르내린다. 간밤에 서리도 내렸다. 하얀 서리가 숲길의 아침 녘 대지를 덮고 있다.
하얀 서릿발이 내린 숲길을 맨발로 걷는 것은 고행이자, 기쁨이다. 맨발을 통해 전해지는 서릿발 대지의 촉감이 결연하고 명쾌하다. 숲길에 딱딱히 얼어붙은 모래알, 자갈, 잔 나뭇가지 등의 촉감이 예사롭지 않다. 가는 걸음을 멈칫멈칫하게 할 만큼 그 감촉이 예리하다.
그 걸음은 고행의 걸음이다. 하지만, 그만큼 대지의 기와 에너지를 더욱 명징하게 전달한다. 날카롭게 일어선 서릿발은 마치 잠들어 있는 이성을 소리쳐 깨우는 듯하다.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아의 정수리를 때리는 것 같다. 그래서 서릿발이 하얗게 뿌려진 아침 숲길을 맨발로 걷는 일은 흐릿한 자아를 깨우는 일이요, 덕지덕지 않은 문명의 때를 소스라치게 털어내는 일이다.
날숨을 쉴 때마다 하얗게 뿜어지는 입김에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의 찌꺼기를 뱉어낸다. 그리고 서릿발처럼 명징해지는 자아의 거울을 들여다 본다. 그 안에는 순백의 기쁨으로 걷고 있는 내가있다.
숲길은 다가오는 겨울 채비에 결연해지고 대지도 긴장하는 것이 역력하다. 스산해진 날씨에 몸은 잔뜩 웅크리고 있다. 수풀을 에워싸고 흐르는 대지의 기운도 차갑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숲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던 딱정벌레도 보이질 않는다. 지렁이, 달팽이, 개구리 모두 흔적을 감추었다. 벌써 각자의 생체리듬에 맞추어 겨울 채비와 동면에 들어간 것이다.
목청껏 노래하던 새들도 일시 숨을 죽이고 소리를 낮춘다. 그동안 숲길을 따르며 쫓아오던 다람쥐들도 오늘은 보이질 않는다. 숲길에 지천으로 떨어진 도토리를 물고서 부지런히 나무를 오르내리던 그들의 겨울 채비도 이제는 마무리가 되었나 보다. 예년의그 모진 겨울도 눈보라도 이겨내었듯 이번의 겨울도 그들은 잘 이겨 낼 것이다.
자연의 순환 이치는 어김이 없다. 철이 바뀌고 그에 따라 생명이 나고 지는 단순하고 변치 않는 이치 말이다. 모진 겨울이 와서 잠시 호흡을 거둔 숲길의 모든 생명도 겨울을 무사히 나고 봄과 더불어 새로운 생명을 싹틔워낼 것이다.
아울러 믿음을 놓지 않는다. 우리 삶의 모진 겨울도 따스한 봄난을 잉태하고 맨발로 서릿발 쇼건을 걸으며 그 소중한 깨달음에 기뻐한다.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나무극락도사 아미타여래불 🙏
첫댓글 자연의 순환 이치는 어김이 없다. 철이 바뀌고 그에 따라 생명이 나고 지는 단순하고 변치 않는 이치 말이다. 모진 겨울이 와서 잠시 호흡을 거둔 숲길의 모든 생명도 겨울을 무사히 나고 봄과 더불어 새로운 생명을 싹틔워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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