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과 활성화 비타민
3월이 되면 날씨가 따뜻해지고 봄바람이 불면서 낮 시간에 꾸벅꾸벅 졸게 되는 춘곤증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엔 흡수가 잘 되는 활성화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춘곤증이란?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봄이 되어 일조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지만 겨우내 추위와 적응했던 몸은 아직 봄의 따뜻한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봄이 되어 활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비타민, 무기질 등 필요한 각종 영양소의 섭취도 늘어나야 하는데 이것이 충분하지 못하면 춘곤증이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은 몸이 봄에 적응하는 1~3주가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지만 규칙적인 생활과 고른 영양소의 섭취도 중요하다.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는 봄에는 다른 영양소와 더불어 탄수화물의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B군을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B군이란?
신체 활동을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수적이다. 에너지는 보통 음식에서 얻는다. 음식에서 에너지의 형태로 전환하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B이다. 비타민B의 종류에는 티아민, 리보플래빈, 니코틴산아미드, 판토텐산칼슘, 피리독신염산염, 엽산, 시아노코발라민 등이 있으며 각각 체내에서 다른 역할을 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1. 티아민은 흔히 항피로 비타민으로 불리며 탄수화물의 에너지 대사에 주로 관여한다. 이것이 부족할 경우 젖산 등의 피로물질이 근육에 축적되어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
2. 리보플래빈은 포도당과 지방산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며, 부족할 경우 입과 혀에 염증이 생긴다.
3. 니코틴산아미드는 혈액순환 촉진에 관여하며, 부족할 경우 설사나 피부염이 생긴다.
4. 판토텐산칼슘은 항스트레스 비타민으로 불리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5. 피리독신염산염은 신경비타민이라고 불리며, 아미노산 대사에 필수적이고 신경 전달계의 기능을 돕는다. 이것이 부족할 경우 우울증이나 신경과민이 생길 수 있다.
6. 엽산은 신생아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하다.
7. 시아노코발라민은 신경 손상을 방지하고 적혈구 생성에 도움을 준다.
이것에 다양한 효과를 가지는 비타민B 이지만 음식에서 얻는 형태의 비타민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엔 비타민B의 체내 이용률을 놓인 활성화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활성화 비타민이란?
활성화 비타민은 비타민의 생체이용률을 높인 형태의 비타민으로 티아민의 구조를 바꾼 벤포티아민과 푸르설티아민이 대표적이다. 다른 비타민보다 비타민B₁이 주목받는 이유는 티아민이 비타민B군의 다른 비타민보다 그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티아민은 피로물질인 젖산의 생성 및 축적을 억제해 생길 수 있는 근육의 통증과 신경통을 완화하고 피로회복을 돕는다. 눈의 피로 완화에도 도움을 주며 두뇌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대사에 필수적으로 관여해 활발한 두뇌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티아민에도 단점이 있는데 바로 체내흡수율이 낮다는 것이다. 티아민은 수용성 비타민이라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몸에서의 역할은 다양하지만 흡수되는 양이 적은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흡수량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 끝에 벤포티아민과 푸르설티아민의 탄생했다 벤포티아민과 푸르설티아민은 지용성을 가져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되지 않고 어느 정도 체내에 저장되어 작용할 수 있다. 대체로 벤포티아민이 푸르설티아민보다 더 높은 생체이용률을 가지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벤포티아민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까지 티아민을 전달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벤포티아민이 들어있는 제제는 빠르게 티아민 혈중농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는 격한 운동으로 인한 피로의 경우나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경우에 사용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어 유용하다. 푸르설티아민이 들어 있는 제제는 알코올 과다 섭취로 인한 뇌의 티아민 고갈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것들은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목적에 맞게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춘곤증을 이겨내는 봄철 음식
이른 봄에는 피로회복과 면역증강에 도움이 되는 녹황색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봄철에는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아 노지에서 자라난 신선한 녹황색 채소의 공급이 어려운 시기이다. 이럴 때에는 산이나 들에서 거세게 눈 속을 뚫고 나온 식용 야생식물을 먹어야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다. 야생식물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산에서 자연 그대로 거친 환경에서 자란 식물로 비타민A와 C, 칼슘, 철분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여러 가지 생리활성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다.
민들레는 척박한 토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며 햇볕이 잘 드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민들레는 이눌린, 스테롤, 콜린, 팔미틴 등 특수성분을 많이 함유하여 건위작용, 강장작용, 이뇨작용이 있고 열을 내리는 등의 효과가 있다. 또한 민들레는 혈당을 안정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민들레의 잎과 뿌리에는 비타민A와 C가 풍부하다. 뿌리보다는 잎에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 민들레 100g에는 0.14mg의 비타민A, 67mg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어 다른 잎채소에 비하여 높은 편이다. 민들레는 잎과 뿌리는 함께 된장국을 끓여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민들레는 쓴 맛이 강하므로 데쳐서 우려낸 다음 조리를 해야 한다.
질경이는 옛날 중국 한나라 광무제 때 마부라는 장군이 가뭄에 시달려 병사와 말이 먹을 것이 없게 되자, 질경이를 말과 병사들에게 먹게 했더니 원기를 회복하여 전쟁에 이겼다는 고사가 있다. 한방에서는 질경이 잎은 ‘차전초’, 질경이 씨는 ‘차전자’라고 불리며 이뇨작용 해독작용이 뛰어나 민간요법에서는 고혈압, 변지, 천식, 관절염, 위장병, 신장염, 신경쇠약 등에 이용된다. 질경이는 어린잎을 살짝 데쳐서 양념해 무쳐 먹으면 맛이 좋다. 특히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날 때 질경이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씀바귀는 마당의 이곳저곳에서 민들레, 질경이 등과 함께 잘 자란다. 씀바귀는 비타민A와 C가 풍부하며 칼슘, 인, 칼륨 등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해열, 건위, 조혈 작용이 있으며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어 소화불량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씀바귀는 봄에 채취하여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햇볕에 말려 두고 먹기도 한다. 어린뿌리와 줄기를 캐서 나물로 무쳐 먹거나 김치로 만들어 먹는다. 씀바귀는 쓴 맛이 강하므로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오랫동안 우려내고 먹으면 쓴 맛이 없어진다.
참나물은 비타민A가 풍부하고 칼슘과 칼륨이 많이 들어있다. 어린참나물은 쌈으로 먹기도 하고 데쳐서 말려두고 먹는다.
냉이는 비타민A가 많아 시력 보호에 효과적이고 비타민C도 풍부하다. 냉이 100g에는 칼슘이 116mg들어 있어 산나물 중에서는 가장 많이 들어 있는 편이다. 냉이는 소화기관이 허약한 사람에게 소화를 도와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봄철에는 갑자기 활동량이 많아지면 탄수화물의 연소를 돕고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주는 비타민B₁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B₁은 현미, 율무, 버섯에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봄철에는 흰 쌀밥보다는 비타민B₁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해 주는 현미, 잡곡, 율무 등을 섞은 잡곡밥을 먹는 것이 좋다.
봄철이 되면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오염되지 않은 야채, 잡곡밥, 청국장, 두부나 두유 등 면역력 강화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비염이 생기면 기침, 재채기, 콧물이 나고 심하면 머리가 아프기도 한다. 비염의 경우에는 몸을 차게 하는 식품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현미, 파 등 몸을 덥게 하는 음식을 먹는다. 봄철이면 달갑지 않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날아와 고생하기도 한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불어 올 때에는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는 미나리,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가 좋다. 봄철에는 날씨의 변동이 심하여 감기에 걸리는 사람도 늘어난다. 감기에는 따뜻하면서도 비타민C가 풍부한 감잎차, 뽕잎차, 부추, 파 등이 좋다.
옛날 우리 속담에 ‘뿌리가 깊은 나무는 가뭄을 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거나 몸 안에 노폐물이나 독소가 쌓여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항상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우리 몸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면역력을 증강시켜야 한다.
글 ; 강릉 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원종 교수
출처 ; 유한양행 건강의 벗 2017년 3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