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은행 빈고 강정 설명회
날짜 : 2018년 12월 19일 수요일 저녁 7시
장소 : 강정평화센터 피스아일랜드
주관 : 강정친구들
설명 : 서원 (공동체은행 빈고 상임활동가)
정리 : 이상
편집 : 혱영
오늘 이야기 주제는 ‘돈에 대한 감각을 바꿔보고, 반자본으로 연대할 때이다.’입니다. 매일 돈을 사용하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기 어려운데, 금융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우니까요.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공감을 가지고, 생활과 활동을 함께 하고 계신데, 공동체라는 단적인 형태일 수도 있고, 내가 어떤 음식을 조절하는 방식을 통해서 할 수도 있고, 보이콧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도 진행할 수 있겠고, 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저항운동일 수도 있겠죠.
다들 문제의식을 가지고 저항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회문제들이 금융자본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은행계좌 개설 안 한 사람이 없고, 돈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 은행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은행 말고 돈을 모아볼 수 있을까?’
‘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 돈은 어디서 왔는지’
‘돈이 어디로 갈 건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거나 모른척하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무심코 은행을 이용하고, 습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금융자본은 부채를 기반으로 생산이 된 것이고, 허구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끊임없는 자본수단을 요구합니다. 돈은 끌어갈 곳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 끊임없는 개발과 전쟁을 야기합니다. 재벌과 재개발, 전쟁. 우리가 은행에 맡기거나 빌린 돈은 다시 우리를 수탈하는데 쓰이고, 우리의 저항을 무력화하는데 쓰입니다. 앞서 투쟁하고 저항했던 것들이 퇴색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특정 기업에 대해 보이콧을 하며 저항하더라도 은행에 돈을 맡겨두는 순간, 그 돈은 재벌에게 투자되고 이용됩니다. 재개발 현장에서 투쟁을 하더라도 은행에 돈을 맡기게 되는 순간, 그 돈은 또 다른 개발 토건 사업에 활용됩니다. 은행의 돈은 부채를 구입하는 데 쓰입니다. 특히 미국국채. 미국국채는 상당수 군수물자를 사용하는데 쓰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저항하고 투쟁했던 것들이 금융자본 은행에 투자하게 되면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가지고 시작하겠습니다.
2억이라는 돈을 생각해봅시다. 2억이라는 돈은 어떻게 설정한 돈이냐면, 빈고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조합원들이 모은 돈입니다. 빈고는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이 돈을 단순하게 생각해볼게요. 하나는 은행에 이 돈이 있을 때 어떻게 흘러가는지. 다른 하나는 빈고에 2억이 있을 때, 지난 10년간 그 돈이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은행은 예금 보유 비율이라해서 대출자가 원하는 돈의 1:9 많게는 1:20 정말 적은 돈만 있어도 대출자가 요청하면 돈을 무한대로 찍어댈 수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굉장히 단순화해서 처음에 5%이율로 어떤 대출자가 대출을 하게 되면, 연 1000만원의 이자를 상환하게 됩니다. 예금자는 요즘 금리로 0.1%라 했을 때 연 20만원의 이자 수익이 있는 건데요. 채무자는 10년 동안 1억을 이자로 내게 됩니다. 전세 자금 대출이라 가정했을 때. 은행은 최초로 2억을 예금했던 예금자에게 10년 동안 200만원을 주는 거죠. 결과적으로 은행은 9800만원의 이익을 보는 것이죠. 굉장히 단순화해서 한 얘기입니다. 변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우리는 예금자의 위치에 있지만, 채무자의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주택을 임대하거나 구입할 때, 자신의 돈으로 지불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예금자이자 채무자이고 결과적으로 은행이 이익을 가져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빈고에서 10년간 2억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보았더니, 공동체 공간 계약이 50여건, 대부분이 보증금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해방촌에 4곳의 공동체가 있었는데 전국에 15개의 공동체로 확장되었습니다. 공유자산은 2억 빈에서 5억 빈으로 증가했습니다. 빈은 빈고에서 쓰는 새로운 돈의 개념이자 이름입니다. 빈고 안에서 났던 잉여금을 빈고 출자자들에게 배분하고, 이용자(공동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빈고에서 돈을 이용했던 사람들. 은행과 채무자의 관계는 일방적 관계. 자본에 대한 채무관계말고도 심리적 부채감도 갖게 된다. 내가 빚쟁이라는 것.)에게도 배분이 주어지고 외부 연대자에게도 주어집니다.
돈에 대한 감각을 어떻게 다르게 볼 수 있을까?
은행은 자본수익의 최고점을 추구하는 모델이고 이 자본과 국가와 은행이 결탁된 것이며 굉장히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자본입니다. 자본 바깥의 계급들은 절대 닿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예금을 하는 게 우리의 돈이라 생각하지만 자본과 국가와 은행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쓰이게 됩니다. 돈을 빌릴 때조차 그렇게 활용되는 것입니다.
자본수익을 거부하게 된다면 우리가 예금자로서 예금 이자를 내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한다면. 이 자본이 코뮨뱅크라는 공동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빈고의 기본모델입니다. 코뮤뱅크 안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연대자에게도 가게 됩니다.
출자자는 출자의 형태로 공동의 자산을 적립하고, 이용자는 공동의 자산을 잘 쓸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대출이라는 방식은 내가 빚을 지고, 자본에 대한 배타적인 방식으로 채무자로서 서게 되지만, 빈고에서 이용자는 공동의 자산을 이용하는 하나의 주체인 것이고, 이 이용자는 공동체의 자산을 이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유지를 구성하게 됩니다. 빈고의 대부분의 이용자는 공동체공간을 만드는데 돈을 사용하는데, 이것을 빈고는 공유지를 구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가를 지탱하고 있는 세금과 복지라는 교환양식을 국가에서 벗어난 자치라는 방식. 독점적 자본에서 공유라는 방식을 선택. 어떤 외부자건 환영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며 이것을 꼬뮨, 커먼즈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지향하는 것이 빈고의 한 형태입니다.
빈고의 공유 상태표를 보겠습니다. 2018년 10월 31일 기준 빈고 총 자산이 5억 6천만 빈 정도가 모여 있습니다. 빈고 총 자산은 공유인(출자자)로부터 들어와서 공유지로 들어가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빈고 공동체는 서대문 레드북스, 인권교육센터 들, 청주공동체공룡, 두물머리 등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출자자 / 이용자 / 운영자 / 연대자 라는 4개의 주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본수익을 거부하게 되면서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출자 활동. 우리가 은행에 맡겨 놓은 돈은 결국 자본에 투자되는 돈입니다. 우리는 원금유지, 혹은 이자가 있으면 땡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결국 자본에 투자되는 것입니다.
조합원이 400명 정도 되는데 일반은행에서 이자수익을 기대할 만큼 돈이 많은 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자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출자합니다. 자본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더 잘 쓸 수 있는 주체와 나누겠다다는 것입니다. 공유지로서, 커먼즈로서 나누겠다는 것. 투자자 채무자에서 공유자로 주체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이용활동 : 빈고는 3명 이상을 공동체로 규정합니다. 필요에 따라서 2명일 때도 있습니다. 공유자본을 활용해서 3명이 어떤 공유의 공간을 모색한다면 빈고 이용해서 하면 됩니다. 공유 자본이 공유지로서 더 잘 운영되고 이 공유지를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있다면 이용활동으로서 적합한 것입니다. 공유자본을 이용해서 절약한 이자들을 다시 모두와 나누는 것. 자본이익을 내가 독점하고 홀로 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와 공유하겠다는 것. 채무자 사업가 레버리지에서 이용자로 주체가 변화되는 것입니다.
출자와 상환관련 일이 어그러졌을 때, 반환을 위해 닦달한다던지 그러지 않습니다. 최대한 이용자들이 스스로 회복하고 상황을 타계해 나갈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마련하고자 노력합니다. 단순히 돈을 쥔 채무자가 심리적 부채감들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빈고에서 공유자는 공유자산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연대활동 : 자본수입이 자본가에게 독점적으로 향하는 것을 막고 출자와 이용을 통해 만들어진 수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 매년 총회 때 어떻게 연대자와 나눌 것인지 논의합니다. 사실 빈고 모델을 초기 신협모델과 큰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부분들은 협동신협은 조합원들이 부자가 되길 원한 것이고, 더 많은 배당을 원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반자본에 대한 동의가 없었던 것이죠. 빈고는 자본수익을 거부하고, 성장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안에서 만들어진 수입을 공유한다는 것이 빈고의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우리 자신이 연대할 대상이고, 연대하는 주체자이기도 합니다. 외부에 있는 사람들과, 추후 올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 우리의 잉여를 나누자는 것입니다.
운영활동 : 빈고가 운영활동을 통해 성장시켜야 하고,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이자배당을 해야 하고, 그런 곳이라면 제가 이 자리에 오면 안 되겠죠. 빈고의 자산을 더 늘려줄 수 있는 곳에 가서 약을 팔겠죠. 교류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운영자의 몫입니다. 계속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과 내부에서 반성과 공부가 계속된다는 것이 운영활동을 하며 느끼는 뿌듯한 점입니다. 빈고 홈페이지 가면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매주 책읽기 모임을 통해 나온 것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능력에 따라 출자하고, 필요에 따라 이용한다.
기쁘게 연대하고, 재미있게 운영한다!” 이것이 꼬뮨뱅크 조합원 활동입니다.
외부의 연대자와 어떻게 나누었는지 이야기하겠습니다. 끊임없이 자원을 소모하는 구조의 바탕에서 있기 때문에 연대할 대상을 계속 찾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빈고의 잉여들이 파인텍 이미동지 프로젝트 / 용산참사 10주기 등등에 사용되었습니다. 은행에 돈을 예금했을 때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짐작만 갑니다. 구린데로 갔을 것이라는. 빈고는 기본적으로 모든 회계를 모든 조합원이 열람할 수 있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내 돈이 공유자산으로 내놓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고, 지구분담금이라는 이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구분담금은 조합원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기금 : 이용자들에게 분담금이 돌아가는 것. 은행에서 채무관계로 배타적 관계로만 맺어졌을 때, 은행이자를 왜 내야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뺏기는 방식으로 가지만, 빈고와 연결되어 있을 때는 공동체기금이라는 방식으로 사용이 됩니다. 난방비 동파 복구비용으로 제일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빈고가 작은 공동체였을 때는 개인의 경조사비용으로도 쓰였는데, 조금 확장이 되면서 그런 부분은 어려워졌습니다. 모든 조합원 개인의 경조사비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빈고 선언문을 함께 나눠 읽은 후, 질의응답
▣ 빈고 홈페이지 및 조합원 가입 : www.bingobank.org
◎ 서원 설명 때 썼던 피피티 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