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야기했다. '미친세상에 어울리는 미친영화' 라고.
이 영화를 볼때는 굳이 분석하지 말길 바란다. 주제가 무엇인지, 감독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느라
영화자체를 놓치지 말것을 충고한다. 이건 그러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
감각의 문을 활짝열고 120분간 벌어지는 광란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갖가지 상징들은 그저 액션 시퀀스를 이어붙이기 위한 연결장치일 뿐이다.

'매드맥스 - 분노의도로' 는 굳이 말하자면 리부트(reboot - 프랜차이즈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헐리우드는
작품의 분위기와 설정, 등장인물등을 바꾸어 다시 시리즈를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배트맨 시리즈나 슈퍼맨
시리즈 등이 있다.- )를 위한 작품이다.
1979년 매드맥스1편, 1981년 매드맥스 2편(로드 워리어), 1985년 매드맥스 3편(비욘드 썬더돔)이후로 약
30년만의 재탄생인 셈이다. 특히 2편은 영화사상 가장 인상적인 폭력적이고 아드레날린 과다의 카체이스씬
으로 유명한데 이번 리부트는 이 2편의 확대판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 맥스가 처하게된 상황을 매우 고전적인 편집테크닉으로 후딱 정리해버린 조지밀러는 그 이후 작정하고
120분간 미친듯한 질주로 가득한 액션을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일종의 리메이크이지만 (시리즈 2편인 '로드 워리어'를 꼭 보시길 권한다. 미친듯한 질주와 숨막히는 과장된
액션이 쉴새없이 이어진다. 저예산이라 스턴트를 충분히 안전하게(!) 찍지못해서 부상이 속출하였는데 마침
조지밀러 감독이외과의사 출신이라 그때 그때 대충 치료하면서 촬영했다는 전설이 전해짐) 오히려 감각들은
더 신선해진 듯 하며 광기 또한 200% 이상 충전된 듯 하다.
무한대로 확장된 스케일은 CG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최신그래픽기술을 비웃듯이 호쾌하게 펼쳐지고, 오히려
CG보다 더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을 쏟아낸다.
심지어 감독인 조지 밀러는 현재 70대의 노장이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듯한 그의 정열과 에너지, 그리고 막나가
는 대담성은 마치 청년의 그것과도 같으며 거대예산을 사용하는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B급영화의 날것
그대로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조지밀러는 기본적으로 기인일 수 밖에 없다. 이는 그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명확해진다.
그는 헐리우드 환타지물 '이스트웍의 악녀들'(1987)을 만들더니 바로 이듬해 사랑스러운 코미디물 '꼬마돼지
베이브'(1988)를 내놓는다. 그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최루성 휴먼드라마 '로렌조오일'(1992)을 만들고 심지어
2006년에는 애니메이션 '해피피트'를 만드는 등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갈짓자행보를 보이다가 결국 2015년에
대형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부디 오래 건강하게 영화를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
주인공인 매드맥스 역의 톰 하디의 존재감은 조금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진짜 무법자와도 같은 멜 깁슨의
존재감을 커버하는것은 당연히 버거운 일일테지만 예상과 달리 샤를리즈 테론이 그 빈곳을 메워주는 듯.
니콜라스홀트는 언제나처럼 있고 제 몫을 해주고 있고. 깜짝출연으로 밀리바닐리의 따님과 트랜스포머에
나와 두시간내내 멍때리던 로지 헌팅턴.
영화가 주는감동의 종류는 다양하다. 하지만 길게 생각하지 말고 순수하게 즐겨라!
그게 이영화의 올바른 감상법이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