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수지(大愚守芝)스님의 게송은 가장 정교하고 고준하여 많은 노스님들이 애송하는 것을 나는 보아왔다. 스님은 한 스님이 동산 수초(洞山守初:910~990)스님에게 ‘무엇이 부처입니까?’ 라고 묻자, ‘삼 서근〔麻三斤〕’ 이라 답한 공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곁눈질 흘금흘금 경전을 읽고 혀를 차가며 진언을 외어대네 불을 부는 그 입술 뽀족도 한데 땔감에선 부엌 가득 뭉게 연기 피어나네. 橫眫讀梵字 彈舌念眞言 吹火長尖嘴 柴生滿竈煙 운문(雲門)스님의 ‘보자(普字)’공안*에 대하여 게를 지었다. 부처다 법이다 장광설함은 화살 끝에 화살 끝을 더하는 너무도 어리석은 일 눈 밝은 선승이 곁에서 훔쳐보니 한가닥 주장자를 두 사람이 메고 있구나. 說佛說法廣鋪舒 矢上加尖也太愚 明眼衲僧旁覷見 一條拄杖兩人舁 또한 대중에게 설법할 때 다음과 같은 게를 짓기도 하였다. 모래속에 기름 없으니 가엾은 일 취암에서 밥을 씹어 갓난아이 먹이나니 뒷날 좋고 싫음을 똑바로 알면 이제껏 얼굴이 재로 뒤덮여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으리. 沙裏無油事可哀 翠巖嚼飯孩嬰餧 他時好惡知端的 始覺從前滿面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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