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단과대학 재구조화에 대한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회 성명서
‘연목구어’식 단과대학 재구조화를 반대한다!!!
대학본부는 교육부의 국립대학교의 미래교육방향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난 시절 국립대학은 유사대학, 유사학과의 융합이나 통합이라는 항목으로 평가를 하였으나, 최근 본질적인 학문 영역을 인정하고 학문간 균형 발전을 위해 다양한 학문과 영역이 유지되어야 함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교육방향을 애써 무시하고 강원대학교 발전구성원 협의체를 내세워 2017년 12월 18일 공개한 “단과대학 재구조화 추진계획”을 보고 우리대학은 피를 토하는 심정일 수밖에 없다. 국립대학교 단과대학과 학과(학부)의 미래 교육방향조차 모르는 물리적 통합방안은 강원대학교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들은 특성화에 역행하는 대학본부의 재구조화 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학본부의 재구조화 수정안에 반대함을 천명한다.
1. 단과대학 구성원의 의견 수렴 없이 특성화가 가능한가?
지난 9월 최초로 재구조화 안을 발표하여 대학 구성원들 간 혼란과 불신만 남겨놓은 사례를 인정하지 않고 서둘러 재구조화 수정안을 발표한 것은 독선에 불과하다. 재구조화 수정안을 발표하기 전에 재구조화 대상 단과대학 구성원과의 소통은 전혀 없었다. 시대가 바뀌며 민주적 절차와 소통은 정책의 필수가 되고 있다. 이번 수정안이 나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불통행정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단과대학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민주적 소통을 통하여 혁신하는 강원대학교가 되어야 한다. 대학본부는 불통이 능사가 아니라 소통이 만사임을 알아야 한다.
2.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협의체 구성이 아닌, 진정 강원대학교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였는가?
무리한 단과대학 재구조화 추진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재 본부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안 듣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단과대학간의 통합문제를 단순 몇 명의 그것도 재구조화의 이해당사자와는 관계가 먼 이들로 구성한 것은 소통의 상식을 벗어난 것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다. 심지어 구성된 협의체의 의견조차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무리하게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협의체 구성 의도 자체가 형식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신한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강원대학교가 바르게 혁신하지 못하는 큰 이유라고 판단한다. 이 기회에 진정 대학을 생각하고 지역거점대학으로서의 명문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길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고민하고 민주적으로 정책을 펴는 대학본부로 거듭나길 바란다.
3. 본부는 교육방향에 역행하고 단과대학 특성화를 저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대학본부의 재구조화 과정을 보노라면 과연 대학교에서 단과대학의 의미가 무엇인지 단과대학내 계열대학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학문적 영역이 유사하지도 않고, 통합을 하여 더 모호한 단과대학으로 구조를 바꾼다면 우리 대학교의 정체성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본부는 모호한 이름으로 뭉친 단과대학의 규모 확대가 우리대학교의 경쟁력과 특성화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거듭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학문적 특성을 무시한 작금의 재구조화안은 대학의 정체성을 더욱 무너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라는 점이다.
동물생명과학대학은 전국 유일의 축산분야의 대학으로서 강원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축산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동물생명과학대학은 CK-1 특성화 대형사업, BK21+ 사업을 수주하여 교육부가 인정하는 국내 유일의 차별화된 축산분야 단과대학으로 성장하여 왔다. 학문적 개성이 강하고 산업적 영역이 뚜렷한 강한대학으로 거듭 발전해 나가고 있는 동물생명과학대학을 물리적 재구조화 틀에 끼워 넣는 행위는 본부의 적폐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작지만 강한, 그리고 특성화된 단과대학이 모여 종합대학교의 경쟁력과 위상이 높아지거늘 재구조화라는 미명아래 이미 특성화되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단과대학을 말살시키고자 한다면, 우리 대학교의 경쟁력 강화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작금 본부의 대학 재구조화는 ‘연목구어’식 행위로 그 어디에서도 정당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우리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들은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하나. 우리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들은 총장과 본부의 불통과 독선과 적폐를 개탄한다!
하나. 단과대학의 학문적, 산업적, 사회적 고유성과 정체성을 인정하고 이번 재구조화 수정안을 포기하라!
하나. 대학 구성원간의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대학 발전 방안을 제시하라!
하나. 이에 대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에는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저지할 것이며,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불통의 본부가 져야할 것이다!
2017년 12월 28일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