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머리에서 출발하여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를 지나
승봉도를 들러서
대이작도 선착장까지
두 시간이 채 못 되어서 도착했다.
이 섬을 찾았던 시절도
한없이 뒤로 간다.
김포마리나에서 요트 타고
종일 두둥실 하여
이곳 선착장에 도착하였고 바로 앞에 보이는 민박집에서
저녁 겸 회를 겯들여 반주 걸치고
시간이 없어서
부아산 정상까지 가 본 것이 전부였다.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요기를 마치고
출발하였다.
이번에는 3시 출항 4시간이 주어졌다.
큰길 따라
이작1리, 이작2리, 이작3리
이작1리 고개 넘어가는 데 부아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트럭 한 대 서 있다.
그냥 지나치는데 안 타세요?
예 고맙습니다. 두 발로 갑니다.
이제 산은 안 오른다.
그냥 부아산은 바라만 보고
섬 입구부터 요란스레 떠벌리는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
계남분교까지 쉬엄 쉬엄
풀등 해수욕장 해변도 걷고
티비에 자주 나오는 사승봉도도 힐긋
주변도 두리번 거리면서 걸었다.
막상 도착해보니
초라하고 무너져가는 분교의 모습에 실망스럽다.
허긴 뭐 보존해야 할 이유도 없으니
상대적으로 주변의 펜션들만 돋보인다.
그러고 보니
이 섬은 민박펜션도라고 해야 할 듯
모든 집들이 그런 구조를 갖추고
좋은 이름 하나씩 달고 있었다.
이작1리 큰 마을 앞 선착장 옆 어항에는 어선이 수북하였다.
이 섬은 논이나 밭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면
이 섬의 남자들은 배를 탔을 것이고
아내들이 성수기에는 펜션을 운영하는 것일까?
옆 동료 한마디 보탠다.
대부분 외지인들 소유일 겁니다.
펜션 대부분이 원주민이 아닌 외지에서 들어온 분들
글쎄다???
오늘 이 섬을 나 홀로 전세 낸 것 같다.
약수도 홀로 즐기고
해변도 홀로 걷고
모두 나 홀로 전용이다.
선착장으로 되돌아가는 길에도
걷는 사람
나 혼자
방아머리로 가는 배에도
나 외에 두 사람
내일이 설이니 들어오는 귀향객만 있고 나가는 사람은 없겠지
멀어져가는 대이작도
맞은편 소이작도
거기도 오래전 여름에 들러서 스노클링 즐겼던 생각이 나지만
모두 다 사라진 추억들
며칠 백령도 대청도에서 헤매려던 설 연휴를
하루라도 바닷바람 쏘이고
한적한 섬을 둘러볼 수 있어 그도 기쁨이다.
찬 바닷바람과 함께 한 하루
무념무상으로 홀로 이작도를 왕복하고
뱃꽁무니로 사그러드는 포말을 보면서
하나하나 지난 추억 떠 올려보고 지워 나간다...
아직 나는 가야 할 곳이 많이 남아 있다.
국내도 그렇고
지구촌도 그렇고
그날들을 위해 건강만큼은 챙겨가면서 살아야 한다...
두발로 걸어서
배낭메고 떠돌아야 하니~~~
첫댓글 두발로걸어서 가야할곳이 많이남아있다는 말씀 진정공감합니다
두발로걷는 여행이 진정한여행입니다
마음이 늙어가는것을 방지하기위해 마음문앞에 경비를 세워야겠어요
대이작도 구경잘하고 갑니다 물쳐다보며 걷고싶습니다
슬로우님 댓글처럼
두발로 다닐때가 제일 행복이 아닌가 싶어요
글따라
사진따라
같이 여행 홀로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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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