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51:1]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좇아 나를 긍휼히 여기시며 주의 많은 자비를 좇아 내 죄과를 도말하소서..”
하나님이여...긍휼히 여기시며 - 기도의 대상으로서의 하나님의 호칭을 '여호와'가 아닌 '엘로힘'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다윗이 하나님을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성을 강조하는 '여호와'가 아니라 '엘로힘'으로 표현한 까닭은, 그 스스로가 자신을 하나님과의 언약에 기초해서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가치도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긍휼히여기시며'는 '은혜를 베푸시며'로도 번역된다..
☞ '엘로힘'은 비록 그 형태는 복수형이지만 의미는 단수이다.
그러므로 〈창세기〉의 "한 처음에 하나님(엘로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엘로힘'은 문법 구조상 다신을 뜻하는 듯하지만, 그 속뜻은 유일신을 가리킨다.
주의 인자를 좇아-문자적으로는 '당신의 인자를 따라서'의 뜻이다. “주의 많은 자비를 좇아 ” '많은 자비'는 자신이 큰 죄인임을 암시적으로 고백한다. “내 죄과를 도말(途抹)하소서 ” '죄과'는 국가적, 도덕적, 또는 종교적 의미에서의 '반역'을 뜻하며 <하나님>>의 관계가 깨어지는 것'을 뜻한다.구체적 죄과는 (1) 밧세바와의 간통(삼하 11:2-4) (2) 그 남편 <우리아>살해(삼하 11:14-17) 등 두가지의 죄를 '도말하소서'는 '문지르다', '부드럽게 하다', '없애다'-채무 관계를 청산하는 뜻에서 차용증서를 없앨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
[시51:2]“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기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1절의 내용과 비슷한 간청이다. 이는, 다윗이 자신의죄의 오점을 여러 번 씻어야 할 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이다(Calvin).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기시며” '씻기시며'는 '카바스'는 원래 '짓밟다'라는 뜻으로 옷감을 발로 밟아서 씻는다는 의미에서 '씻다'라는 뜻이다..“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 '죄'는 '빗나가다', '상실하다', '범죄하다'는 뜻의 '하타'에서 유래한 말로 '범죄', '과오' 혹은 '형벌'을 뜻한다. '깨끗이 제하소서'는 나병으로부터 해방되어 내면적으로도 <다윗>이 죄의 오염을 나병만큼이나 무서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시51:3]“-대저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대저 - '왜냐하면' 뜻, 다윗은 자신이 죄인임을 분명히 깨닫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사죄의 간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 1인칭 단수인칭대명사 '나는'을 ..다윗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분명한 자각을 갖고 있었다..'아오니'의 기본형인 '야다'는 단순한 지적(知的) 앎이 아니라 체험적 앎이다
[시51:4]“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판단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 그의 범죄가 인간에 대한 것이기에 앞서 하나님께 대한 범죄라는 의미이다(삼하 12:13). 이웃에 대한 범죄가 곧 하나님께 대한 범죄인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리의 이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하나님의 소유이다.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 범죄는 <하나님>에 감찰을 벗어날 수 없다. 죄를 숨기기 위해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영적 불감증의 태도에 날카로운 지적이다..
“주께서 말씀하실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 하나님께서 정죄하신다고 해도, 그 정죄는 자신의 범죄에 기인한 것으로 <하나님>을 공평하신 분으로 '의로우시다 하고'는 '올바르다', '정결하다' 혹은 '의롭다'의 뜻으로서, 언행이나 생각에 있어서 전혀 흠이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판단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 '판단하실'은 '재판하다', '판결하다' '징벌하다’ 법정 용어로 죄가 있음을 선고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순전하시다'는 죄나 잘못이 없는 내면적 정결의 상태이다.[시 51:5]“-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모친이 죄 중에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다윗은 자신이 죄악 된 본성의 소유자임을 강조한다.
[시 51:6] “중심에 진실함을 주께서 원하시오니 내 속에 지혜를 알게 하시리이다..”“중심에 진실함을 주께서 원하시오니 -”정결 의식을 통하여 율법 준수를 통한 외면적 경건뿐만 아니라, 마음과 생각의 내면적 깨끗함까지도 성도들에게 요구하신다..진실함'은 '기대다' 혹은 '양육하다’ <하나님>께 대한 성실하고 충성된 마음 자세이다.'중심'은 '덮다'를 뜻으로 신장을 의미한다. '신장' 장기의 윗부분이 지방질로 덮여 있다. 고대 중근동 사람들은 이 '신장'을 애정의 좌소로 보았다.
[시51:7]“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를 씻기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소 ”- '우슬초'는 문등병에서 완쾌되어 부정 상태에서 벗어난 자가 자신의 몸에 짐승의 피를 뿌린다. 시체나 무덤을 만진 자에게 물을 찍어 뿌렸던 정결 의식과 관련하여 사용했던 식물이다. “ 눈보다 희리이다 ”- 온전한 사죄의 은혜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시51:8] “나로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듣게 하사 주께서 꺾으신 뼈로 즐거워하게 하소서..”“나로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듣게 하사 ”- 기쁨의 회복을 간구한다. 이 기쁨은 단순한 감정적 차원의 즐거움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어 하나님께 온전히 의뢰함으로써 생기는 희락을 가리키며은 곧 구원의 기쁨을 뜻한다. 다윗은 죄책에 사로잡혀 극심한 고통과 슬픔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 같은 '즐겁고 기쁜 소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주께서 꺽으신 뼈로 즐거워하게 하소서 ” '뼈'는 구약 성경에서 인간 신체의 가장 내면적인 부분으로. 사람에게서 가장 큰 통점 부분으로 '꺾으신'은 '짓이김을 당하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뜨려진'혹은 '죄를 깊이 뉘우치는'의 뜻을 지닌다.
[시 51:9]“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도말하소서..”[시 51:10]“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한 마음'은 범죄의 욕구를 물리칠 정도의 능력이 있는, 성령에 의해서 변화된 심령을 가리킨다. '창조하시고'는 하나님께서 무에서 유)를 산출해 내는 경우에 사용된 동사이다..
[시 51:11]“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신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 51:12]“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키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12절까지 새로운 삶을 사는 데(13절) 반드시 필요한 심령의 갱신을 간구이다. 3-5절에서 시인은 자신의 죄된 본성을 심도깊게 통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통찰을 통해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간절히 회복을 간구하고 있다. 여기에 신앙인 다윗의 위대성이 있는 것이다..
[시51:13]“그러하면 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니 죄인들이 주께 돌아오리이다..”“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라 ”- 죄 용서를 받은 사람의 감사 행위 그 이상이자 사죄의 은총을 받은 사람에게서 표출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행 4:20). 하나님께 범죄하여 영적으로 고통을 당하는 죄인들에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돌아오리이다'는 12절의 '회복시키시고'와 그 어근이 동일한 말이다. 이처럼 다윗은 동일한 어근의 두 동사를 나란히 사용함으로써,사죄의 은총을 받은자는 필연적으로 다른 죄인으로 하여금 사죄의 은총을 받도록 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행 9:21, 22).
[시51:14]“하나님이여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내 혀가 주의 의를 높이 노래하리이다..”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건지소서 ”- 자신의 죄가 얼마나 극심한지를 뼈저리게 느낀 나머지 고통하고 있을 뿐이다. '피 흘린 죄'는 문자적으로 '피들'이란 뜻이다. 다윗이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자비에 따라서 징벌을 면하고 사죄의 은총을 받는다면, 그것은 그의 의 때문이 아니라 다만 하나님께서 그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의(롬3:22) 때문이다.
[시51:15]“주여 내 입술을 열어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주여 내 입술을 열어주소서 - '주'는 처음 나타나는 하나님의 호칭이다. 양심의 거리낌이 없이 찬송할 수 있도록 자신을 죄의식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간구이다. 담대하게 찬송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새 마음, 곧 성령의 감동을 허락해달라는 간구이다.,.[시 51:16]“주는 제사를 즐겨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않으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 아니하시나이다..”'제사'보다도 우선되는 것이 제사드리는 자의 마음 상태임을 선언하고 있다. “주는 제사를 즐겨 아니하시나니 ”- '제사'를 기뻐하시지 않으신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이 온전치 못하고 의식만을 중시하는 경향을 싫어하셨다는 뜻이다..
[시 51:17]“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 '상한 심령'이 1) 자신이 자신의 죄를 해결할 수 없는 전적으로 무능한자임을 절감하며 통회하는 겸손한 마음이라는 견해(Calvin. C. B. Moll. Keil)- 2) 하나님으로부터 사죄의 은총을 받은 가운데 과거의 죄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아픔을 간직하는 마음이라는 등의 해석이 있다.
[시 51:18]“ 주의 은택으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 예루살렘성을 쌓으소서..”다윗이 참회기도 중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과 거기에 살던 백성들을 위해서 기도했었다. “주의 은택으로 ”- '은택'은 '기뻐하다' 혹은 '친절하게 받아들이다' 등의 뜻이다. '은택으로'는 '기뻐하시는 뜻대로’“ 예루살렘성을 쌓으소서 ” 다윗은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성벽을 쌓음으로써 다윗의 간절한 소원을 성취했기 때문이다(왕상 3:1). 다윗은 예루살렘 백성들을 보호하는 데 반드시 필요했던 성벽을 쌓고자 했던 자신의 계획이 하나님의 징벌에 의해서 좌절되지 않기를 간구하고 있다.
[시 51:19]“ 그 때에 주께서 의로운 제사와 번제와 온전한 번제를 기뻐하시리니 저희가 수소로 주의 단에 드리리이다..”그 때 “ '그 결과로써' 혹은 '그리하여'의 뜻이다..”주께서...온전한 변제를 기뻐하시리니 - <다윗>이 사죄의 은총을 입은 다음부터는 자신과 백성들의 제사가 '온전해지도록'하겠다는 다짐으로 본다. '수소'는 온 회중이 참여하는 귀한 제사의 제물로서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