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선도인간..
본칠전과 천지수삼원불, 국토정화스승님殿에 인사 올리고 출발합니다.
08:05
첫걸음에 아~ 좋다.. 순간 일상이 스치며 다시 돌아가지 않고 매일 걸을 수 있다면.. 마음이 가벼우니 몸도 가볍게 출발은 좋다.
곧 산으로 간다?! 거제도의 계룡산으로 안내되며 직선으로 정상까지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오르막에 발걸음마다 가기 싫다.. 가기 싫다..로 디디며 다다른 곳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지'다. 뒷목을 당기며 구역질이 느껴져 잠시 명상에 드니 등줄기를 타고 살려달라며 기어 오르는 고혼들을 영제거를 청하여 안비전으로 안내한다.
거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도 잠시.. 다시 길을 잡으니 가야 할 등산로는 폐쇄.. 임도는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혹시나 하여 길 없는 길을 몇 번을 서성이다. 조금 내려가니 마을등산로 표지판이 보인다. 반갑게 진입했지만 이 길을 걷는 이는 거의 없는 듯 풀이 우거지고 거미줄이 막을 치고 간간이 나타나는 mtb코스로 길을 잡는다. 그러다.. 분명 표지판을 보고 왔는데.. 길이 없다..
이전 행군들을 경험 삼아 큰 돌들이 줄지어 있는 곳으로 길을 잡아보며, 이 길에 동행자가 있었다면 그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기 위해 안전한 곳을 더 신중을 기해 찾았을 것이고 의견도 구하며 바짝 긴장했을 것을 생각하니 길 없는 길을 가지만 지금은 혼자가 편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산에서 2시간을 보내고 잘 닦인 도로를 걸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거제면은 평온한 기운으로 작물들의 초록도 반짝인다. 멀리 보이지만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해안도로를 걷는 코스는 휴가를 온 듯 가볍다. 수련과 일상이 하나 되는 기분을 어렴풋이 알듯.. 오늘의 남은 길과 해를 비교하니 넉넉한 시간대로 여유 있게 나아가며 좋다는 기분은 1시간을 유지하기 힘들다.. 기분에 동화될 것이 아니라 감정을 바라봐야 하는 것을 이제 알듯 하다.
잠시 누운 버스정류장의 천장은 거미줄에 먼지가 자욱하며 녹슨 주변으로 굴껍질이 수북한 공장 옆이지만 시원한 바람에 .. 원효성사께서 목 타는 밤에 마신 해골에 담긴 물이 이런 바람의 맛은 아니였을까.. 중생의 단상은 끝.
오후 3, 4시가 넘어가며 조금씩 지침이 느껴지고, 둔덕면은 거제도 역사의 시작이라는 글귀에 강한 명예욕이 느껴지며.. 가진 것 없어도 자존심으로 살아가는 기운에 작물들도 짙은 색을 띤다.
17:50 목적지 오량초등학교에 도착..
콜택시에서 나도 모르게 깜박 단잠에 빠지고 출발지 거제시청에서 스승님殿에 오늘의 안배에 감사의 인사를 올리니 남해용왕님의 미소에 모든 피로가 가신다.
비전.참회.감사..
08:29 산으로 간다.. | 09:39 내 갈 길은.. | 11:00 언능오세요~ | 12:30 저 속으로.. | 12:31 oasis | 13:22 自然과 상상이 만나 |
세상을 나를 비난하더라도 나는 세상을 이롭게 하리라..
사)본우도 원효秘氣전승관 제공
첫댓글 산에서 2시간이라.. 진정 자연인이십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