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23.6.29결정 2021헌바264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 중 제10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관한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2021헌바264)에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경우'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주된 의무인 차임의 지급을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신뢰 관계가 깨어졌다고 보아 당해 임차인을 권리금 회수 기회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임대인과 임차인 양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만일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경우에도 임대인은 임차인이 주선하는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 임대인 입장에서 이는 차임 지급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신뢰를 잃은 임차인과 사실상 계약을 갱신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심판 대상 조항은 임차인이 차임을 단순히 3회 연체하는 경우가 아니라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했을 경우에 한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발생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도 고려해 볼 때, 심판 대상 조항이 3기 이상의 차임 연체에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고 해서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가혹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인 A 씨는 2017년 4월 임대인 B 씨와 '경주시의 토지 및 일반음식점 등의 건물에 대해 보증금 5000만 원, 월 차임 300만 원, 임대차 기간 2017년 5월 1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A 씨는 임대차 보증금 등을 모두 지급한 뒤 2017년 5월 부동산을 인도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A 씨와 B 씨는 2018년 1월경 차임을 260만 원으로 감액하는 데에 합의했고, 임대차계약은 2021년 4월 30일까지 갱신됐다. A 씨는 2019년 2월부터 차임 중 일부를 연체하기 시작했고, 2020년 3월 말경까지 차임 합계 964만 원을 미지급했다. A 씨는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무렵 B 씨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했지만, B 씨가 그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2021년 3월 말 B 씨에 대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본문 제4호, 같은 조 제3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A 씨는 소송 중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2021년 9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