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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漢拏山 深雪山行記
Ⅰ 한라산 솔로 산행개요
□ 산행구간 : 3회 5개구간 51.9km 19:20 소요
○ 1일차(19.5km 8:00) : 성판악-백록담 동릉-관음사
○ 2일차(16.3km 6:40) : 영실-윗세오름-돈네코
○ 3일차(16.1km 4:40) : 어리목-윗세오름(↔남벽분기점)-영실
※ 산행여건 : 산행전날(11.29)까지 대설주의보로 입산통제(50cm이상)
□ 일자별 산행구간․소요시각
○ 11. 30(토) 08:10~16:10(8시간) 19.5km
- 08:10성판악~4.1km(1시간)~속밭대피소~1.7km(30분)~사라
오름입구(↔1.2km, 30분 사라오름)~1.5km(40분)~10:50진달래밭
대피소(40분휴식)~2.3km(1:10)~12:50백록담동릉~2.7km(1:40)~
14:00삼각봉대피소(30분휴식)~2.8km(40분)~탐라계곡(20분휴식)~
3.2km(40분)~16:10 관음사야영장
○ 12. 1(일) 09:00~15:40(6시간 40분) 16.3km
- 09:00영실탐방안내소~2.5km(40분)~09:50영실휴게소~1.5km
(50분)~병풍바위~2.2km(1시간)~11:40윗세오름대피소(40분
휴식)~2.1km(1시간)~13:15남벽분기점(20분휴식)~1.7km(30분)~
14:05평궤대피소~5.3km(1:25)~15:30돈내코탐방안내소~1km
(10분)~15:40돈내코 버스정류장
○ 12. 6(금) 10:10~14:30(4시간 40분) 16.1km
- 10:10어리목입구~1km(10분)~어리목휴게소~2.4km(55분)~
사제비동산~0.8km(25분)~만세동산~1.5km(20분)~윗세오름
대피소↔4.2km(1:30)남벽분기점~13:30 윗세오름대피소~2.2km
~병풍바위~1.5km~14:20영실휴게소~2.5km~14:50 영실탐방
안내소
Ⅱ 한라산 산행기
1. 성판악→동릉→관음사 코스
영실 전면 통제, 성판악 진달래대피소까지만 허용, 관음사코스 삼각봉대피소까지만 허용.. 전날까지만 하여도 대설주의보로 통제되었던 한라산. 금년엔 첫눈이 적설량도 많고 빨리 시작된 첫 눈이라고 뉴스에선 난리다.
내 생애 하이얀 백지상태의 토일요일 48시간! 정말 하이얀 도화지에서 내 생을 다시 함 그려보고 싶어진다
꿈속의 48시간! 한라산 정상을 5갈래의 마루금을 긋다니 정말 난 행운아인거 같고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당초 계획은 관음사로 입산계획이었으나 전날까지 폭설로 삼각봉까진 허용됐지만 입산자가 한명도 없었다는 말에 코스를 정반대로 바꾸기로 했다
7시 국제여객부두에서 하선하여 연안부두 앞까지 도보이동 후 버스 탑승․환승을 거쳐 5.16도로(제주~서귀포구간 주 교통로이며 1,100도로가 승객 및 통행량이 적은 도로임에 비하여 짧은 거리라고 함)인 성판악에 도착하니 8시 5분전이다
여러 팀에서 준비와 더불어 산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미 배에서 내리기 전 컵라면에 누룽지 말아서 먹음으로써 시간절약이 잘된 거 같다
30여분전에 시작된 일출을 등지고 동에서 서쪽방향으로 심설산행을 시작하니 흥분과 감동이 밀려온다
이번 제주여행을 통해서 지나온 내 삶을 되짚어 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으로써 내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계기로 삼아보기로 다짐해 본다
속밭 무인대피소에 도착하니 자리가 없어 모두들 서서 안팎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도 간식을 먹었다 4.1km에 통상 1시간 20분소요이지만 난 20여분 단축되어 시간적 여유를 가져본다
조금 더 빨리 갈려고 앞 산행객을 앞지르려고 러셀외 옆길을 새로 만들어 허벅지까지 빠져 가면서 추월하니 제법 힘이 부친다
1.7km를 30분만에 더 오르니 사라오름 입구다 왕복 1.2km이지만 망설임 없이 오름을 오른다. 난 종주코스이니까
오르는 도중 나뭇가지에 배낭을 걸어둔다 사실 45리터 풀베낭의 15kg 무게가 서서히 느껴지기도 하였다
오름에서의 첫느낌 아! 이게 바로 오름이지 정말 멋지다 결빙위의 편평한 적설호수 편안한 느낌이다
호수를 돌아 가니 전망대다
백록담정상이 일부 보였다 사라지길 반복하니 오늘 정상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다가온다
처음으로 느끼는 조망감이다
10:50 진달래밭 대피소(동계 12시 이전 통과해야 동릉으로 갈 수 있는 통제장소이며, 지난 금요일 대설주의보시 여기까지 등산 허용되었음)에 도착하니 안팎 어디 앉을 데가 없다
1인당 2개로 제한된 컵라면(1,500원씩) 구입의 행렬은 계속 이어진다. 난 미리 가져간 컵라면에 누룽지를 넣고 보온물병의 물을 부어 점심을 해결하니 11:30이다
다른 국립공원의 산장과 달리 한라산은 어느 대피소에서도 취사금지는 물론 식수도 제대로 공급이 안 된다. 보온 물도 컵라면 판매용으로만 제공된다. 지리산은 토양오염을 이유로 일반라면만 팔고 컵라면은 판매하지 않는데......
동릉에 다다르니 북서풍의 구름대가 수시로 들락거리며 변덕스런 하늘을 연출한다
위쪽보다 자꾸만 아래쪽의 조망이 더 멋지다. 태양이 보름달로 변했다가도 깜깜한 그믐밤으로 변하기를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하니 황홀하기까지 한다
12:50동릉 도착, 통상 4시간 30소요를 20분 초과하였다 이유를 보니 사라오름과 진달래밭대피소에서의 장시간 휴식인 것 같다.
정상 백록담에는 반쯤 보였다가도 구름이 덮어버리기를 되풀이하고 바람 땜에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어떤 이는 백록담 정상석에 소주를 한잔 부어놓고 절을 하기도.....
난 재빨리 정상석 한 장 찍고는 북쪽으로 관음사 코스(무인대피소)로 방향을 튼다.
북쪽은 러셀자국도 적어 그런지 심설의 장관을 그대로 보여준다. 디카에 담아보지만, 온 천지가 하얀 까닭에 대비가 안되니 사진의 멋이 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
50분을 조망도 없는 경사진 하산길을 걸으니 아이젠도 기능을 못한다 눈더미와 함께 발이 그냥 무너져 내려가니 용진각 대피소터다.
이제야 주변 조망이 보이길 시작한다
용진각 대피소터에서 부터 14:00 도착하기까지 삼각봉대피소(해발1,500m)구간이 삼각봉 등 여러 조망이 관음사 코스를 안내하는 듯 하다
삼각봉대피소안(무인대피소이지만 입산통제장소로써 동계엔 12시 이후엔 더 오를 수 없게 통제하는 곳이기도 하며 지난 금요일 대설주의보시에도 여기까지만 등산을 허용하였으나 아무도 없었다고 함)에 많은 인파로 앉을 자리가 없어 난 간이의자를 꺼내 휴식을 취해본다.
삼각봉대피소에서 탐라계곡대피소까지가 2.8km인데 뛰다시피 하였는데 40분에 주파하여 대피소 밖에서 20분간 휴식하였다
탐라계곡대피소안에는 야생고양이 한 마리만이 거미줄과 함께 있고 산행객이 머물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이어 3.2km를 석빙고 구린굴을 지나치고 40분만에 16:10에 관음사 야영장에 도착하니 한명의 야영객이 설치를 하고 있었다
2. 영실→윗세오름→남벽분기점→돈내코코스
전날과 달리 찜질방에서 여유있게 쉬고 아침 6:30에 버스정류소에 나오니 아직 버스운행이 안되고 있다
7:10경이 되어서야 버스를 타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이 아침식사가 용이할 것 같아서.....
해장국을 시켜먹으니 옆의 등산객 손님이 말을 걸어온다. 자기는 어제(토요일) 영실코스로 올랐는데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출발시 20여명이 좌석에 앉지 못하고 서서 출발하더니 중간 승차지에서는 차량 문을 닫기 위해 애를 먹었다고 하며 빨리 가보라고 한다
재빨리 가니 8시가 첫차인데 출발하여도 빈자리가 제법있다 중간 승차지점에서 부터는 입석으로 변하였다.
일요일 보다는 토요일 산행객이 많은 가 보다
1,100도로를 남쪽으로 달려 영실입구에서 좌회전하더니 영실탐방안내소까지 진입하니 9시다. 여기서부터 영실휴게소까지 2.5km는 포장도로이지만 제설작업이 안된 상태로서 걷기로 한다.
평소에는 택시․관광버스 등을 이용하여 오르다 보니 한라산 산행안내에서는 이 거리가 제외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영실휴게소에서 윗세오름까지 3.7km구간을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 같고, 어제 KBS 9시뉴스에서도 한라산 폭설로 인한 설경 보도 시 영실코스가 보도되었다
2.5km를 50분 오르니 영실휴게소다. 오늘은 적설이 많은 관계로 여기까지가 관광코스이고 일반등산객과 분리 되는 지점인 것 같다
1.5km인 병풍바위까지 등산하면서 모두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결빙시에는 반드시 아이젠을 착용하여야만 안전이 확보됨/관광시 주의요망)
볼레오름과 영실 그리고 제주설화 설문대할망의 자제인 500 나한으로 일컬어지는 병풍바위 등....
병풍바위부터 윗세오름까지 2.2km구간은 거의 평지길이다. 그러나 오늘은 시야가 제로상태이다 보니 분간이 안된다. 구상나무숲과 노루샘 못 미쳐 전망대(왕복 300m)를 들렀다.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니 11시40분이다. 오늘점심은 컵라면은 빼고 컵에 누룽지를 보온물에 말아 먹으니 가뿐하다. 오늘은 갈증해소를 위해 1.5리터 포카리 음료수를 택했다. 역시 물보다는 훨 나은 것 같다.
40분간 휴식을 취하고 나니 12:20이다 이제 돈내코로 향하기로 한다
남벽분기점까지 갈려면 13:00이전에 통과하도록 통제되어 있다.
정상을 앞에 두고도 조망을 못하니 답답하지만 할 수 없다.
남벽분기점까지 2.1km를 향하니 어제 통제개방 후 별로 다녀간 흔적이 적어 러셀한 발자국외에는 디딜 수가 없이 엄청난 적설량이다
어제 오늘 통 틀어 최고의 심설구간이다. 조망이 아쉽기는 하지만 앞뒤 분간이 안되니 이 또한 매력인 것 같다.
방애오름샘(전망대)를 지나 13:15 남벽분기점에 1시간만에 도착하니 남벽의 일부분만 보여질뿐 전체 조망이 안된다 발아래로는 돈내코가 돼지코가 맞는지 아닌지 아련할 뿐, 해발1,600m인데 이런 고지에 평지가 있나 싶기도 하고 전혀 산에 온 것 같지 않다. 그저 들판처럼....
그런데 남동쪽으로 꺽어 돌면서 하산이 이루어지는데 돈내코까지 7km구간이 지리산 뱀사골을 연상시키면서도 또다른 지루함을 안겨준다. 해발 1,100m정도 지대까지 내려오니 숲길로 들어선 상태로 조망은 제로상태다
14:05 평궤대피소, 살채기도, 적송지대를 지나 15:30 돈내코탐방안내소까지 7km를 2시간만에 하산하니 이젠 버스정류소까지 1km를 걸어야 한다 공동묘지를 지나는데 내가 여태까지 본 공동묘지중 최고의 명당이고 시설인 것 같다. 돌담의 블록으로 나누어진 00도향우회공동묘지 등으로 분할되어 있는게 신기하게 와 닿는다
15:40 버스정류소에 도착하니 1시간 간격이다. 여기는 돈내코 야영장 위쪽편에 위치해 있다
3. 어리목→윗세오름(↔남벽분기점)→영실코스
한라산을 오르는 5개코스 중 마지막 남은 1개코스인 어리목을 오르고 싶고 또한 한라산 조망을 제대로 못하였기에 그 욕망을 참을 길 없어 오늘은 기어이 그 해결을 보고자 산행에 나선다.
서귀포에서 중문(사거리, 중문초등학교)에 시내버스 하차 후 1,100도로를 넘는 제주행 버스를 기다려 본다. 첫차가 9:15이다(제주에서 중문으로 08:00출발차량)
10:10 어리목입구에 내리니 도로가에만 일부 적설이 있고 지난주 내렸던 심설이 따뜻한 제주의 날씨로 인하여 상당히 많이 녹은 상태이다.
1km를 걸어 어리목탐방안내소에 이르니 한라산 관광버스는 여기에 다 모인 것 같다. 여기도 온통 중국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하긴 마찬가지다.
나뭇가지위엔 눈을 찾아보기 어렵다 모두 녹아내려 바닥의 눈만 질퍽거릴 뿐이다.
사제비 동산에 오르니 비로소 조망이 트인다. 윗편 800m지점이 만세동산인가 본데 완만한 오름이다
만세동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지난주 운무속의 한라산과는 또다른 절경이다. 서편의 오름 천국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그토록 갈망했던 한라산정상 1,950m 거벽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오른편엔 영실에서 노루샘 못미쳐 올랐던 그 전망대까지 볼 수 있다니 .....
1.5km 윗세오름까지 15분만에 도착한다. 다시한번 정상 거벽에 셔터를 눌러대고 12시에 남벽분기점을 향해 출발한다.
서편에서 남벽까지 가면서 정상을 향해 계속 셔터를 눌러 보지만 구름한점 없이 너무 깨끗하게 나타나니 이젠 실망스럽기도 한 나 자신의 變德을 느낀다. 그러나 어쩌랴! 한라산은 역시 구름이 어느정도 걸쳐져야 멋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정말로...
분기점 찍고 돈내코로 하산하기엔 지겹고 거리도 멀고(8km)해서 윗세오름으로 리턴하다 방아오름전망대 못미처 남동향 데크위에서 주먹밥을 꺼내 먹는다. 30여분 점령해도 등산객 한명도 없이 자유를 만끽하고 윗세오름대피소로 오니 1:30이다. 곧바로 지나쳐 영실로 향하면서 자꾸 뒤돌아보며 한라산정상을 눈으로 가슴으로 계속 담아내니 나의 온 몸은 하이얀 눈으로 채워진 것 같다. 중문단지도 바라보면서 영실탐방안내소에 도착하니 14:50으로 한라산 산행 5개 전구간의 마침표를 찍다. 끝.
첫댓글 혼자 재미다보고왔네~좋았겠네~
돈내코 입구공동묘지에 귀신나오는데 안잡혀먹었네!!
아직 비어있는 곳이 마이 있습디다. 명당 강추합니다
형님도 미리 확보 해놓으시죠? 정말 명당 맞는것 같습디다
제일높은 1,950m 백록담을 병풍삼아 등지고
따뜻한 남향의 서귀포 앞바다 범섬 문섬 새섬 등 태평양을 굽어살피니.....
그쪽은 호남사람들 전용공동묘지인데 내가가면 쫓겨나지!!~'
독특한 제주지역 묘지가 우리눈엔 좀신기하기도 하지만 바람은 잘막아 주겠던데...
좋은산행 멎진 모습 참보기 좋긴한데 와이리 배가 아픈지 모리겠네^^
부러우면 지는그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