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들의 충정은 흐르는데...
옥천군 안남면 사람들
2004년 6월
강이나 호수를 따라가는 길은 언제나 여행자에게 여유로움을 준다.
고속도로를 잠시 달려 옥천을 통과하여 보은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이내 대청호와 나란히 가는 길이 더욱 그렇다
고려 때까지 안읍현이라 불려진 안읍(현재 안내면)의 남쪽에 있다하여
안남면이 된 이 곳도 금강의 본류로 동이리와 석탄리를 지나
합금리 청마리를 지나면서 대청호를 이루게 된다
●본류~강이나 내의 원줄기
●본류~강이나 내의 원줄기
◆본래~어떤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
◆원래~사물이 전해져 내려오는 내력의 맨 처음
◆월래~지난달에서 지금까지 이르는 동안
◆본연~사물이나 현상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음
◆본질~사물을 그 자체이도록 하는 고유의 성질
◆당초~일의 맨 처음
마치 큰 말이 목이 말라 금강 물을 마시는 듯한 형상이
잘 보이는 물돌이동 앞에 자리한 독락정에 올라 서 본다.
본래 정자이름이었던 독락정이 후대에 마을 이름으로 까지
쓰이게 되었으니 독락정 정자의 유명세가 대단하다.
약 400년 전에 추계 주씨 가문에서 세운 이 정자는 마을의
유생들에게 자연스럽게 호연지기를 키우게 하였으리라.
길가 손바닥만한 밭에서 초여름 따가운 햇살을 마다하고
고구마 순을 심고계시는 아낙은 얼굴에 온통 땀방울이 흐른다.
여름이면 요기 물가에 놀러오는 사람이 많은디
차는 아무디나 세우고 씨레기도 그냥 막 버려서 아주 골치여!
차라리 댐에 물이 꽉 차면 좋지 사람들이 안온께
자연의 순리와 호연지기를 기르던 옛 터에 오늘의 우리들은
천박한 향락문화만을 남기는 것 같아 죄인이 된 기분이다
저 아래 갈마골나루
옆에 여울엔 이렇게 찔레꽃이 필 무렵이면 눈치들이 산란을 하는 장소이다.
서둘러 도농리로 향하는 길
중봉 조헌선생 묘소 안내판을 따라 가면 개울가 버드나무 아래
돌탑이 있고 작은 다리를 건너가면 이내 중봉 조현선생의
신도비각이 오른쪽에 나타난다.
중봉선생의 생애와 임진왜란 당시 금산전투에 관해 자세하게 적고 있다.
돌계단 하나하나에 서린 선현의 뜻을 되새기며 오르는 걸음이
너무 무겁다 문인석의 코는 어느 집안의 아들로 환생했는지
일그러진 모습으로라도 당당히 지키고 있고
우암 송시열은 까만 묘비에 선배학자에 대한 존경심을 적고 있다.
중국이 고구려역사를 자신들이 변방역사로 주장하는 오늘날
중봉선생은 우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실까 생각해 본다.
중봉 선생 묘소 남쪽으로 난 농로를 따라 내려오면
싸리재 입구 언덕에 하마비가 길가를 내려다본다.
안남에서 상주,옥천.보은 방향으로 가는 옛 길에 서서
이 곳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라 는 알림판이니
선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일 것이다.
이 산은 지금도 하마산 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쉽게도 중봉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이 곳에 내려와
후학들을 가르치며 천기를 보았다는 자리를 찾지는 못했지만
용촌초 앞 옥수수 밭에서 만난 할아버지 선돌의 힘찬 기상이
중봉선생의 조국과 민족을 사랑한 마음을 심어주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이다.
조금 아래 개울 옆에는 할아버지 선돌을 언제나
변함없이 바라보는 할머니 선돌이 있어 외롭지 않다.
●호연지기~사람이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크고 올바른 기운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게 가득찬 넓고도 큰 원기
자유롭고 유쾌한 마음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러운 바 없는 용기 등을 뜻함
●문인석~문관 형상으로 만들어진 돌
★천기~매우 중대한 기밀
●순리~무리가 없는 순조로운 이치나 도리
◈섭리~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
◈이치~사물의 정당하고 당연한 조리
◈순응~상황의 변화나 주위 환경에 잘 맞추어 부드럽게 대응함
◈자연~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역리~살아가는 이치를 거스름
◈역행~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나아감
◈무리~여럿이 함께 모여 있는 떼
●거스름(그스르다)~사(람의 형세나 흐름을)
따르지 않고 그에 반대되는 태도를 취하다
●형세~일이 되어가는 형편이나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