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歲暮閑吟 : 세모한음>
回憶非已戀(회억비이련) 추억은 끝나지 않는 그리움
暮年愁殺焉(모년수쇄언) 늙도록 어이 시름을 자아내나?
蹉跎疇昔事(차타주석사) 이제는 한갓되이 옛날 일을
啞子吃黃連(아자흘황연)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듯이
[漢詩와우리詩의만남/정웅,2019]
*歲暮: 한 해가 저무는 때, 세밑, 연말 *回憶: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暮年: 늘그막
*愁殺: 시름에 잠기게 함, 몹시 슬프게 함 *蹉跎: 미끄러져 넘어짐, 기회를 놓침 *疇昔=疇日,
이전, 옛날 *黃連: [植物]황련/생활고통/[속담]啞子(=啞巴)吃黃連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다
♬~ Auld Lang Syne.flv 哀愁
https://youtu.be/YDAdN_wspEc
'벙어리 장갑'
-사창리/젊은날의 노트③-
그 해 겨울
-accelerando 서둘러서, 점점 빠르게
해 짧은 날, 눈 덮인 산허리를 돌아, 또 눈길
골짜기로 내려서면, 사창리(史倉里)는 어둑하니
별을 쏟듯, 함박눈은 걸음걸음마다 휘돌았다
-malinconico 우울하게
전방부대 면회소라고는 불 핀 흔적도 없는
드럼통 난로, 그 옆에는 야전 식탁이 덩그러니
철 의자 몇 개와 그녀를 마주보며 지쳐있다
-inquieto 불안하게, 안정감 없이
진실은 불편할까?
정작, 마주 앉은 눈길은 낯설을까?
선남자선여인(善男子善女人)이 선문선답(禪問禪答)이라니,
화들짝 딴지다
파르르, 막차를 타야 한다고
-angoscioso 고뇌에 차서
흘린 듯, 그녀가 놓고 간
잿빛앙고라벙어리장갑, 얼마나 미운지
어디가 미운지 어떻게 미운지 몰라
시린 마음, 차마 손을 넣지 못하고는
언제나 가슴 한구석, 벙어리 되어
어둑한 풍경을 그리며 산다
돌아보지 마!
(남양주詩문학2012)
***
벙어리장갑은 늘 따뜻하고 슬프다
앙고라 털의 감촉은 참 유난하다
벙어리 냉가슴은 어떻게 앓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