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
요즘은 입을 찢는 연습을 한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양옆으로 씩 그려지는 미소를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승열은 태권도장에 갓 출석한 꼬마가, 발차기 훈련을 위해 가랑이를 유연하게 할 때처럼 ‘찢는다’는 표현을 썼다. “웃는 게 어렵고 어색해요, 꼭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니까요?”
생각해보니 이승열의 웃음을 본 기억이 적다. 사진 속의 그는 대부분의 경우, 묵묵한 얼굴을 반쯤 어둠 속에 묻고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방준석과 함께한 ‘유앤미 블루’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여겨진 적은 없었다. 이승열의 블루는 항상 빛이 탁하고 진했다. 단번에 해독할 수 없는 감정이 한숨같이 발을 끄는 목소리를 타고 무심하게 흘러나온다. 달리 말하자면, 대중이 쉽게 귀를 열기에는 요란함이 적었다는 뜻이다. 자연인 이승열도 그의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얼굴을 마주하고 앉은 그는, 예상처럼 채도가 낮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의 말마따나 능숙한 미소는 아니었지만 잘 웃었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제 음악이 그렇게 무겁다는 생각은 안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데뷔 이래 줄곧 그를 따라다닌, U2의 보노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넉넉하게 반응했다. “그런 말에 민감해져서 일부러 다른 창법을 짜내지는 않으려고요. 일단 제 안에서 음악의 어휘를 늘리고 익히는 게 중요하겠죠. 그 뒤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순간에 맞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렇게 생각도, 계산도 없이 노래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준비 중인 새 앨범은 전보다 좀 더 밝을 거라고 덧붙인다. “꼭 대중성을 의식해서는 아니에요. 그냥 스스로 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작에서 영 멀어지는 것은 아닌 ‘이승열’적인 밝음이 되겠죠.” 가을이 되기 전에 우리는 그답게 밝은 음악이 무엇인지 알게 될 터다. 그때쯤이면 ‘연습’을 마친 이승열이 보기 좋은 웃음도 슬쩍 걸치고 있을 것 같다.
Editor 정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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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2006년도 7월호>
어쩌다가(;;) 구하게 된 아레나의 기사입니다.
맞아요. 승열님은 승열님다우시면 되는겁니다...
(안면몰수하고 외부링크없이 기사 일부 가져옴.....ㅋㅋㅋ)
첫댓글 안면몰수하고....ㅋㅋ
ㅋㅋㅋㅋㅋ
제일 멋있으심 ㅎㅎ 바비킴은 무슨 컬투의 정찬우 생각이..;;
그렇지요~ 승열님이 제일 멋있으시지요~
아. 승열님 넘흐 매력적! ㅠㅠ
꺄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