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기 위한 일환으로 한 달에 한 번은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달은 섬 속의 작은 섬 차귀도이다. 자구네 포구에서 배를 타고 약 10여분이면 차귀도에 도착한다. 제주에 살면서도 차귀도는 처음이다. 예전엔 이곳에도 사람이 살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무도 살지않는 무인도, 갈매기들만의 천국이 된 지 오래다.
배에서 내리자 물결을 타고 밀려 든 온갖 쓰레기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 섬유. 우리는 그 자리에서 마대 가득 담아냈다. 순식간에 주변은 깨끗해지고 모아놓은 쓰레기는 산더미처럼 쌓여졌다.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제품은 과잉생산을 거쳐 과잉소비, 과잉폐기로 이어져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양쓰레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 2020년 동안 조사된 해안 쓰레기 개수의 83%가 플라스틱이다. 그중 어업용 밧줄과 스티로폼 부표등 어업 폐기물이 1, 2위를 차지하고 이밖에 음료수병 뚜껑, 라면봉지, 일회용품등 포장재 관련 쓰레기가 뒤를 잇고 있다. 바닷가 모래사장은 손으로 잘 잡히지 않는 스티로품 파편이며 플라스틱 조각들이 무수히 섞여있다. 해안 정화활동을 하다 보면 조개껍데기보다 더 많은 스티로폼을 주우면서 무기력함에 짓눌린다. 이렇게 해양환경에 노출된 플라스틱은 풍화작용을 거쳐 끊임없이 돌고 돌아 우리의 밥상을 위협할 것이다. 언젠가 모 방송국을 통해 다큐멘터리로 보도된 것을 본 적 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자연 생태계가 희생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고래의 사체를 해부해 보니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폐그물에 엉켜 죽은 고래의 사체를 보며 자연이 부르짖는 경고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 매우 충격이 었다. 불과 며칠 전 서귀포 앞바다에서는 멸종 위기종인 매부리 바다거북이 폐그물에 걸린 채 구조 되었다는 보도를 접하며 그나마 별다른 상처없이 바다로 돌려 보낼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바다 환경을 지키는 일, 또한 도심의 담배꽁초를 줍는 행동은 어쩌면 너무도 사소해 보이지만 거시적으로는 환경을 지키는 강력한 실천이기도 하다.
가까운 시장이나 마트에서는 반드시 개인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하며 무작위로 남발하는 비닐은 환경파괴의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자연은 우리가 주는 대로 되돌려 받는다. 후손에게 물려줄 땅과 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인 현실에 우리는 슬퍼하며 눈물을 흘려야 할 것이다.
무작위로 버려지는 온갖 쓰레기 들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은 탓일까, 출렁이던 바다는 잠시 조용하다.
오늘 하루, 지구 한 모퉁이 자연정화에 일조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가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출처 : 뉴스라인제주(http://www.newsline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