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
교육평론 원고
저자 : 안재오
제목 : 문화콘텐츠 산업과 국문학
14-05 문화콘텐츠 산업과 국문학.hwp
14-07 진보 교육감의 시대.hwp
14-08 월드컵 축구의 교훈.hwp
1. 서론 : ‘별 그대’가 가져온 경제 효과
최근 방영되었던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가 일으킨 반향과 그 후폭풍이 아직 뜨겁다. 특히 이를 본 중국인들은 가히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극중 주인공인 천송이(전지현 분)이 야식으로 즐겨 먹은 치맥을 보고 그들은 갑자기 치킨 맥주에 대한 선호가 급증하고 중국 현지의 한국식 치킨집을 찾는 경우가 부쩍 증가했다고 한다.
요즘 대중 매체를 이용한 작품들은 작품적 가치나 예술성 보다는 그 상업성과 경제적 가치 때문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영화나 드라마는 문화 산업의 측면에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경제 상황이 계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태이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있다. 거기에 반해 천송이 전지현이 가져온 ‘치맥’ 경제와 중국에서의 한류 판매 호황은 소위 천송이 노믹스 라는 신조어를 창조할 정도로 구체적인 성과를 부여주고 있다. 한 신문이 보여주는 ‘별그대 노믹스’는 다음과 같다.
‘별 그대’가 중국에 방영된 후부터 중국에서는 ‘치맥’ 열풍이 대단하다고 한다. 치맥(치킨+맥주)은 극중 전지현이 야식으로 즐겨 먹는 술과 안주이다.
2. 본론 : 한국 전통문학과 한류
필자의 관점에서는 위에서 본 ‘별 그대’의 성공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창조의 산물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 드라마의 SF적 요소들은 한국의 전통문학에서 이미 많이 발견될 수 있다. 그런데 학교의 국어교재들은 이런 전통소설들의 환상적인 요소들을 전근대적 소설들의 전기적 요소라고 폄하하고 있다. 가령 예를 들어 고전 소설 ‘박씨전’ 같은 경우
즉 주인공이 변신을 하고 도술을 부리는 것 등을 전기적, 비현실적인 사실로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미국의 숱한 블록 버스터 영화들은 대부분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또한 최근의 한국 TV드라마들 역시 환상적이고 역사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고대 소설들의 전기성(傳奇性)과 비현실성(非現實性)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그것을 비과학적, 비사실적이라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이런 요소들을 상상력과 재미 그리고 감동을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한다.
근래에 탈근대주의(post-modernism) 운동은 근대주의 혹은 이성주의를 비판했다. 그런데 문학이론은 아직 근대주의적인 척도와 가치를 가지고 신화나 미신 혹은 환상의 세계를 비판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고전 소설이나 민담 등은 초현실적이고 초인간적인 이야기를 즐겨 다룬다. 한국 고대 소설인 흥부전 박씨전 혹은 홍길동전 등은 그 안에 수많은 초자연적이고 탈현실적인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고전 한국문학에서의 비현실적인 부분들을 이제는 역사적이고 초자연적인 판타지로 분류를 하고 이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창조한 판타지의 세계가 단순한 이야기나 문학의 경지를 넘어서 이제는 문화산업의 중요한 컨텐츠로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즉 판타지가 바로 밥줄과 연결된다는 말이다. 이런 사실을 극명히 보여주는 나라가 미국이다. 세계 영화 제작의 메카인 홀리우드를 보유한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 규모가 세계 6위의 국가에 해당한다는 것은 판타지 산업의 규모와 충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우리가 고전소설 ‘박씨전’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이른바 ‘팩션(faction)’의 원조라는 점이다. 팩션이라 허구를 말하는 픽션(fiction)과 사실을 말하는 팩트(fact)의 합성어로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를 가리킨다. 주로 소설쓰기의 한 기법으로 사용되었지만 영화, 텔레비전드라마, 연극 등으로도 확대되는 추세이며 문화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 두산백과) 박씨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
조선 인조 때 서울 안국방(安國坊)에서 태어난 이시백(李時白)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고 문무를 겸비하여 그 명망을 조정과 재야에 떨쳤다. 아버지 이 상공이 주객으로 지내던 박 처사의 청혼을 받아들여, 시백은 박 처사의 딸과 가연(佳緣)을 맺게 된다. 박씨 부인은 천하의 박색이었으나 자신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행동하는 능동적 성품을 지닌 여인이었다. 그러나 여자의 현숙한 덕보다는 미색을 추구했던 시백은 신부의 용모가 천하의 박색임을 알고 실망하여 박씨를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이에 박씨는 이 상공에게 청하여 후원에 피화당(避禍堂)을 짓고 여기에서 소일한다. 박씨는 여러 가지 신이(神異)한 일을 드러내 보이지만, 시백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박씨는 원래 기이한 재주의 소유자로 시기가 되어 허물을 벗고 절대가인이 되자, 시백은 크게 기뻐하며 박씨의 뜻에 그대로 따른다. 이때 청나라의 가달(可達)이 용골대 형제에게 삼 만의 병사를 거느리고 조선을 침략하게 하였다. 그러나 박씨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오랑캐를 물리친다. 박씨와 이시백은 국난(國難)을 극복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이 소설은 역사적인 사실에 바탕을 둔 역사소설에 속하나 역사적 실존적 인물들 외에 허구적인 인물들을 삽입하고 역사적인 사건과 달리 사건을 흐름을 전개한다. 가령 이시백이나 임경업 김자점 그리고 용골대 등은 실존 인물이나 용골대의 동생인 용울대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 밖에도 박씨나 박씨의 아버지인 박처사 혹은 시비인 계화 그리고 청나라의 여성 첩자인 기룡대 등은 허구의 인물들이다. 이처럼 박씨전은 요즘 유행하는 가상의 역사 소설과 드라마 양식인 '팩션(faction)'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인기리에 상영중인 MBC 방송의 인기 드라마 ‘기황후’와 거의 유사한 스토리 - 인물 구성을 보여준다. 즉 기황후와 몽고왕은 실제 인물이나 고려왕과 기타 다른 인물들은 허구이다. 그리고 기황후의 행동 역시 사실과는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우리는 기황후에서 역사를 배우려고 하면 안 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 극적인 진실이다.
우리는 위에서 순수한 픽션인 ‘별 그대’와 팩션인 ‘기황후’를 살펴 보았다.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상업성을 획득한 ‘별 그대’ 에서도 전통적인 요소를 더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고전소설 ‘박씨전’에 나타나 있는 전통 문화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그것은 노장 철학적인 요소이다. 효도와 충성 등이 유교적인 요소라고 하면 신선(神仙)과 불로장생(不老長生) 그리고 구름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술법이나 변신술 등은 모두 도교적 혹은 노장 철학적인 사상에서 출발한다. ‘별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은 지금부터 404년 전인 1609년 조선 땅에 떨어진 외계인이다. 이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신선에 해당한다. 그 역시 날아 다니고(순간이동) 시간을 돌리는 등의 초능력을 가진 도인이다. 이는 박씨전의 박씨나 박처사 급의 초능력이다.
3. 결론 : 국문학 교육의 문제
위에서 우리는 우리 문학의 전통이 현재 문학이나 드라마 혹은 영화 등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았다. 한국인들은 다양한 공연적인 연극적인, 영화적인 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 한국인들은 한류 가요스타들에서 보는 것처럼 노래와 춤을 잘한다. 이런 문화적인 끼와 상상력 등은 이제 산업과 결부된다. 달리 말해 이야기 잘하는 능력이나 춤 잘추는 능력 혹은 웃기는 능력 등이 이제는 문화 콘텐츠로 변하며 이를 통해서 경제적인 이익과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 문학 혹은 인문학에 대한 교육은 모두가 입시 공부가 되어 창의적인 전통의 수용이 불가능하다. 모두 ‘박씨전’의 수업이나 듣고 성적 올릴 생각을 하지 이를 통해서 문학적- 인간적 - 역사적 상상력을 표현할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모두 ‘박씨전’의 핵심 요약이나 외우려 하지 이를 현실의 드라마나 영화 등과 연결하거나 이를 재생산 할 생각들은 못한다.
더욱 영웅 소설 군담 소설의 토대가 되는 도술의 사상적 근거인 도교와 노장 철학에 대해섰까지 연구하는 사람이나 교사, 학생들은 없다. 애플사를 창립하여 아이폰을 발명한 스티브 잡스는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에서 그의 생애를 걸었었다. 요는 인문학의 부흥을 위해서 우리는 입시위주의 문학교육, 철학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현금의 암기위주, 입시위주의 문제풀이 위주의 인문학 공부를 폐지하고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적인 교육을 생성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