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유수경 기자]요즘 TV를 틀면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을 막론하고 이 남자의 얼굴이 계속 보인다. 여러 프로그램들을 오가면 다소 식상할 법도 한데 이상하게 지루하지가 않다. 방송 특성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모하는 능력, 그것이 개그맨 겸 방송인 신동엽의 힘이다.
신동엽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 상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TV 진행자 부문 출연자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녹화가 겹친 탓에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아내 선혜윤 PD가 대리 수상자로 나섰다.
선혜윤PD는 "남편이 지금 길 건너 MBC에서 '세바퀴' 녹화 중이라 내가 대신 나왔다"며 "남편이 데뷔 25주년이다. 그간 많은 상들을 받았는데 이 상을 수상한 소식을 듣고 즐거워했다. 왜냐하면 PD 선정이라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동엽이 다작의 아이콘이고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오는데 새로운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동엽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의 제작진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아내 선혜윤PD의 말처럼 신동엽은 '다작의 아이콘'이다. 비슷비슷한 예능에서 장기를 내세우며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혀 성질이 다른 프로그램들에서 기묘하게 활약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SNL 코리아' '신동엽과 총각파티' '마녀사냥' 등에서는 거침없는 19금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얼굴을 빨개지게 만든다. 하지만 적절한 수위 조절 역시 그의 몫이다. 결코 불쾌하거나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을 하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출연진들의 대화를 정갈하게 다듬는 것도 MC인 그의 역할이다.
'세바퀴' '오늘 뭐먹지' '안녕하세요'에서는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한 매력을 발산한다. '동물농장'에서는 마음 푸근한 아저씨로 변신, 초등학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고 '불후의 명곡'에서는 명쾌한 진행자로서의 역할을 도맡는다.
기자는 '용감한 기자들'을 통해 신동엽과 방송 호흡을 맞추며 그에게 한 번 더 놀랐다. 제목처럼 기자가 주인공이다 보니 소위 '날로 먹는' 프로그램이라 농담을 건네지만 사실 신동엽이 없었다면 장수 프로그램이 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출연자들을 다독여주고 편안하게 이끌어주는 것은 그의 장점이자 특기다.
번뜩이는 재치를 지닌 작가들이 구성한 대본에 신동엽이나 카더라 통신단의 애드리브가 더해져 재미난 방송이 탄생한다. 3시간 넘게 진행되는 짧지 않은 녹화이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신동엽이 롱런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맞춰간다는 점이다. 방송인에게 눈치와 재치는 기본이다. 하지만 슬럼프를 겪는 이유는 급변하는 콘텐츠에 따라가지 못해 그런 경우가 많다. 신동엽은 방송가의 유행을 선도한다는 느낌이 들 만큼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론 신동엽에게 항상 밝은 날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02년 KBS에 예능인들을 위한 연예대상이 탄생했을 당시 대상을 수상한 그는 이후 슬럼프를 겪으면서 존재감이 흐려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비인기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방송의 감을 놓지 않았고 꽁트를 곁들인 프로그램들이 떠오르면서 재능은 다시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2년 신동엽은 생애 2번째 KBS 연예대상 대상을 받았다.
이후 구름은 완전히 걷혀졌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동엽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가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신동엽 아닌 듯 신동엽 같은 매번 다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도전을 통해 검증을 받았기에 어떤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맡겨도 그는 잘 해낼 것만 같다. 그래서 기자로서도, 시청자로서도 왠지 마음이 놓인다.
나의 생각: 자신이 하고싶은 것이 개그맨과 MC 두개인 신동엽은 둘다 자신의 열정으로 열심히 해가는 모습이 나에게 감명을 준다
개그맨의 자리에선 사람들을 웃기고 MC의 자리에선 매끄러운 진행으로 개그맨의 재미를 빠트리지 않으면 자신의 매력으로 더욱 매리트를 주는 그런 MC 인것같다. 하고싶은것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고 능력이 안돼어 하나만 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