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천 출장을 다녀왔어요.
마치고 오다가 예천엔 바다도 없는데 지명이 용궁이란 곳이 있네요.
이곳에 순대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해서 그곳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도착한 단골식당은 으잉? 코딱지만하다는 표현이 맞을것처럼 시골읍동네에 있는 아주 허름한 작은 식당.
차를 대놓고 문을 찾는데 가게보다 더 큰 좋은 건물 앞에 "단골식당 대기실" 이라고 써 있네요.
심상치 않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에는 훨씬 넓고 깨끗하더군요.
일찌기 여기 근무하셨던 분이 순대 한접시, 오징어 구이, 국밥 2개를 시키고 조금 기다리니 나오네요.
순대는 어렸을때 잔치날 아저씨들이 커다란 다라이에서 만들어내던 그런 순대였어요.
천안의 병천순대 생각하시면 되는데 순대를 싸고 있는게 식용비닐이 아니라 진짜 순대라는게 다르죠.
맛은 정말 그만이지요. 아주아주 맛있고 뿌듯하게 먹었지요.
근데 문제는 여기부터.
나는 1년전부터 갑자기 고기 알러지가 생겼어요.
평생을 잘 먹고 살았는데 갑자기 모든 고기에 알러지반응을 일으켜 새벽에 응급실만 4번을 찾아갔지요.
그래서 고기는 안먹고 살았는데 살면서 꾀가 나더군요.
직접 고기를 섭취하지 않고 국물정도는 괜찮더라구요.
그리고 간혹 짜장면에 들어간 미처 골라내지 못한 것들 조금은 무반응.
근데 어제 순대가 문제였는지 4시쯤부터 발병. 괴롭괴롭~~
퇴근시간에 서둘러 늘 다니던 응급실병원을 찾아갔어요.
접수를 하는데 아가씨가 "어디가 아프세요 "
"고기 알러지 때문에 왔어요"
"고기 알러지요? 그럼 피부과?"
"....."
"여긴 정형외과인데요. 피부과로 가셔야지요."
"??? 늘 여기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괜찮았어요"
아~~ 이 쪽팔림.
여기가 정형외과였어?
새벽에 급하니까 병원 표시만 보고 찾아왔는데.
그리고 이정도 규모면 종합병원 아니야?
나혼자 궁시렁 궁시렁.
그러고 보니 1층 로비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거의다 팔에 기브스, 발에, 허리에, 목에 튼튼하게 붙어있네요.
나 모니?
여기 정형외과인줄 어떻게 1 년동안 모르고 병원만 왔니?
감기 걸려서 비뇨기과 갔다는 사람이랑 똑같네.
어휴~~~ 노안이 문제다.
첫댓글 아이고.. 웃지도 몬하고 ..
앞으로는 풀만 드세요..
ㅉㅉ 고생하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