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요즘 항간에서 유행하는 영화 중에 인기가 가장 높은 영화가 “서울의 봄”이라고 합니다. 신군부 집권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바로 그 신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날이 1979년 오늘입니다. 이런 광기에 차고 폭력을 믿는 이들에 의해 자행된 불의는 오랜 시간 동안 불의를 먹고 사는 이들의 잔당들이 사라질 때까지 너무 오래 지속됩니다. 우리 국민의 품격에 맞지 않는 이런 야만적인 행동과 그 행동으로 기생하는 이들과 그들과 야합한 이들이 이 땅에서 더 이상 공권력을 휘두르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 이것은 교회가 가르치는 정의와 절대적으로 부합하는 일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은 그것보다 훨씬 더 나은 대접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목자가 해야 할 일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지 않게 하는 것이 참 목자가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아흔 아홉의 양을 위험에 방치한 채 더 위험에 처한 한 마리 양을 위해 목숨을 내어주라는 놀아운 덕을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사실 이 말씀은 비유이지,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가르침입니다. 그런데도 이 이런 목자가 아쉬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과달루페 성모님의 기념일입니다. 과달루페의 성모님은 가난하고 평범한 농부 디에고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그분은 당신과 당신의 은총을 영적으로 준비된 사람에게 한없이 베푸시는 분으로 자신을 드러내셨고, 그런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함께 계실 수 있음을 알려주셨습니다. 틸마라고 하는 아주 평범하고 낡은 옷 위에 당신과 당신의 장미를 새겨주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나약한 그 모든 사람을 잊지 않으시는 목자다운 목자임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작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분입니다.
영원한 목자이시고, 유일한 목자이신 주님께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다시 맡깁니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 우리가 소중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같이 희망해 봅니다. 다수만이 아니라 모든 하나의 존재가 귀하게 여겨지는 세상을 바랍니다.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 18,14)
[비전동성당 주임신부 정연혁 베드로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