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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소 ]
청학동 도인촌
20가구의 유불선합일갱정유도 신자들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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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학동 도인촌 서당의 서형탁 훈장. 도인촌 사람과 마을 주민의 자녀들에 한해서만 이곳 서당에서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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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삼신봉 남쪽 청학동이 유명해진 것은 이 계곡 상단부에 위치한 도인촌 때문이다. 1950년대 중반부터 유불선합일갱정유도(儒佛仙合一更定儒道)를 신봉하는 신자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었고, 상투 틀고 갓 쓰며 총각은 길게 머리를 땋는 등 조선조의 유교식을 고수하는 이들의 복식이 세간의 관심을 끌며 이곳 청학동 도인촌은 지리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의 하나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피곤함을 견디면서도 이들이 전통을 고수하는 것은 물론 나름의 절실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 그대로 유교와 불교와 선교의 장점만을 취해 삶을 가꾸어가는 이들 도인촌 주민들에게서는 여전히 자기 규율에 투철한 수행자들만의 절제와 미덕이 배어나온다.
청학동이란 명칭은 1970년대 들어 청학동 1세대들이 옛 문헌과 옛 지리산 청학동 지도를 근거 삼아 경상남도와 하동군청에 지명 변경을 신청, 단일 동(洞) 마을로 인정받게 됐다. 마을 맨 위쪽 천제단 옆 양지 바른 곳에 자리한 청학동 전통서당의 훈장 서형탁(58)씨에 따르면, 청학사상에는 천하만인을 구제할 수 있는 이념과 비전이 숨어 있다고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일 각자 자기 집에서 수행을 하며 그 외 24절기에, 그리고 춘추로 천제단에서 공동으로 정성을 드리기도 한다.
현재 도인촌의 유불선합일갱정유도 신자들 중 일부는 집은 이곳에 두고 대도시에 나가 한문이나 서예학원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기도 한다. 이곳의 상주 가구는 20가구로, 이들의 삶과 사상에 대해 알고 싶다면 서당 훈장 서형탁씨(010-3410-5549)에게 사전에 문의한다. “단,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진솔한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 한해서”라고 서 훈장은 단서를 달았다. 도인촌 마을 내에 민박집과 식당도 있고, 도인촌 아래에 학동마을주차장 등의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삼성궁(三聖宮)
바윗돌들로 구성한 거대 설치예술품이자 수행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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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궁 수자(修者) 중 한 사람인 홍은표씨는 고운동계곡 중간에서 서당인 청학동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다. 엄격한 수행생활을 거친 홍씨 부부가 운영하는 청학동문화원은 청학동 내의 20여 개 서당 중에서도 특히 믿고 자녀를 맡길 만한 곳으로 소문나 있다.
문의 055-883-5152
삼성궁은 10여 년 전 신선도(神仙道)를 추구하는 이들이 모여 일군 수행도량으로 주로 돌을 이용해 조성한 여러 건축물들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연간 60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며, 삼성궁 자체가 매년 새로운 구조물들을 선보이기에 관광객 수는 이 수치를 꾸준히 유지할 전망이다.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로 오르다가 삼거리에서 왼쪽 경사길로 오르노라면 삼성궁 안내 팻말이 뵌다. 삼성궁 방문객을 위한 커다란 주차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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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궁의 핵심부. 삼성궁은 수많은 돌로써 이룬 설치미술작품으로 얘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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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궁이란 환인, 환웅, 단군 왕검 세 분을 모신 궁이라는 뜻. 기하학적 무늬를 넣은 석벽들과 장대한 누각 등이 자아내는 공간미가 대단해 어떤 설치미술가는 “배치와 조형미 등이 극치를 이루었다”고 찬탄했다고 한다.
지도자인 한풀선사(仙師)를 비롯한 이곳 수행자들의 돌 구조물 쌓기는 우리 전래의 신성한 장소인 소도의 재현 이외에 움직이며 하는 참선인 이른바 ‘행선(行禪)’의 의미도 가진다고도 말한다. 매년 10월에 여는 개천대제 때 한풀선사의 춤도 볼 수 있다.
문의 055-884-1279
자운선가
파동 원리 응용한 명상수행법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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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봉 아래 고운동계곡 상부에 자리 잡은 자운선가(磁澐禪家)는 2005년 창설 이래 마음 수련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근래 들어 급속도로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다. 창시자인 자운(67)은 기술사 자격증을 가진 이로서 한때 삼성그룹에서 일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간 관련 불치병으로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나서 깨달음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전 세계를 17년간 돌아다니며 온갖 구도자들을 접한 끝에 그만의 고유한, 전자물리학에 기초한 수행방편을 완성했다고 한다.
자운명상수행법은 모든 물질의 근본은 파동이라는 과학적 분석에 기초한다. 우리가 느끼는 고(苦)를 그와 정반대의 파장을 가진 역파동으로써 소멸시킨다는 것이 기본 원리다. 그후 조상 대대로 내려온 습, 곧 에고를 용해하는 수련을 거듭해 잠재의식을 정화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간 3000여 명이 4박5일 수련을 다녀갔는데, 그들이 올린 수행 소감이 조작이 아니라면 참으로 대단한 수행법이라 할 것이다. cafe.daum.net/jaunsunga
문의 010-9840-3913
[사람 ]
‘지리산오자’ 성락건
그간의 수집품으로 산악자료실 꾸며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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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락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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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청학동 옆 고운동계곡 중간에 ‘지리산오자 산악자료실’을 꾸미고 사는 성락건씨. 젊은 시절부터 지리산을 오르내렸고 20여 년 전부터는 지리산 중에 들어 살아온 그는 이태 전 지리산의 신비를 캐낸 <연인과 숨어살고픈 지리산>이라는 책자를 펴내 지리산 마니아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히말라야 가우리상카(7,134m) 원정도 다녀온 산꾼이자 수행자이다. 인도의 성자 라즈니시의 책을 접하며 인생관이 뒤바뀌고 네팔 가네시히말의 칼라·세토쿤드 지역에서 신비 체험을 한 이후 지리산 중에 들어 수도자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쓴 책들과 직접 그린 청학동도 80점, 화첩에 그린 산 글자 1200여 점, 山 글자 수석 30점, 산사진 1만여 컷, 명상서적, 인도·티베트·네팔 등지의 공예품, 산중 계곡에서 주워온 나무 토막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앉아 깎아 만든 찻숟가락 수백 개 등으로 자신이 직접 지은 황토방집을 꾸몄는데, 이는 이른바 ‘성락건 콜렉션’으로 지리산 애호가들 사이에 이름이 나기 시작했고 성씨는 이에 ‘지리산오자 산악자료실’로 꾸몄다. 10여 명이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며, 무료로 개방한다.
‘지리산오자’란 ‘지리산에 오자’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지리산의 비밀을 ‘깨우친 자(吾者)’란 뜻도 담은 것이 아닐까 싶다. 중산리에서 들어갈 경우, 삼신봉터널을 지나 산청양수발전소 300m 전임을 알리는 팻말이 선 지점 바로 왼쪽 아래에 성락건씨 황토방집이 앉아 있다. 문의 055-883-8618, 010-8280-0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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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길잡이 ]
세석대피소를 산중 숙박지로 삼는 1박2일 코스
한신골~세석대피소~삼신봉~청학동 코스는 계곡 산행과 능선 산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코스로 눈길이 잘 나 있다면 큰 체력 소모 없이 1박2일이면 여유롭게 마칠 수 있다. 백무동~한신계곡~세석 구간은 5시간, 세석~남부능선~삼신봉~청학동 구간은 6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하지만 적설량이 많고 눈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을 경우 시간은 예상외로 길어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적설량과 눈길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철다리를 10개 이상 건너야 하는 백무동~한신계곡 코스는 백무동 탐방안내소를 지나 한동안 널찍한 산길을 따르다가 한신지계곡 갈림목을 지나면서 경사가 가팔라지며 능선이 가까워올수록 간간이 안전 로프가 설치돼 있으나 신설이 내렸을 때는 묻힐 가능성이 높다. 상단부의 데크 2개를 지난 다음 산길이 오른쪽으로 틀면서 능선으로 올라붙는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한다.
세석대피소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을 타려면 세석샘을 지나 거림 코스를 따르다 첫 번째 갈림목(세석대피소 0.5km, 청학동 8.5km, 의신 8.8km)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이후 산길은 의신(삼신봉 5.3km, 세석 2.2km, 의신 6.9km)과 한벗샘(세석 4.8km, 청학동 5.2km)으로 빠지는 갈림목을 만나지만 능선 길을 벗어나지 않으면 삼신봉까지 헤매는 일 없이 다가설 수 있다.
음양수와 한벗샘은 사철 마르지 않고 샘이 솟는다. 음양수는 등산로 변에 위치해 있으나 한벗샘은 능선 갈림목에서 100m쯤 내려서야 한다. 한벗샘은 철쭉나무가 무성한 숲 속에 있고, 샘 옆에 쉬어갈 만한 공터가 있다.
산신봉 정상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르면 내삼신봉(1,354.8m)과 상불치를 거쳐 쌍계사나 청학동 삼성궁 입구로 내려설 수 있다. 청학동으로 가장 빨리 내려서는 길은 삼신봉 정상에서 내삼신봉 쪽으로 향하다 정상 바로 아래 갈림목에서 왼쪽 능선 길을 따르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코스다.
대중 교통
백무동행 노선버스는 함양이나 인월에서 운행하며, 서울과 대전에서 직행버스가 운행한다. 또한 청학동행 노선버스는 하동에서 운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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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신계곡 길과 하동바위 길의 갈림목에 위치한 산악인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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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무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08:20, 10:30, 13:20, 15:20, 17:30, 19:00, 24:00(심야). 일반 1만9,500원, 심야 2만1,500원. 1688-5979, www.ti21.co.kr.
백무동→동서울 주차장에서 07:20, 08:50, 11:30, 13:30, 14:50, 16:00, 18:00 출발하는 함양지리산고속 이용. 함양지리산고속 055-963-3745(6), 백무동 055-962-5017
함양→백무동 시외버스정류소에서 7:00, 08:20, 09:00, 09:30, 10:20, 11:20, 11:50, 12:15, 12:50, 13:50, 14:20, 15:00, 16:00, 16:40, 17:00, 17:50, 18:30 출발. 약 1시간, 3,600원, 인월 30분 소요(1,800원), 인월~백무동 1,900원.
남원→백무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07:10~20:00) 운행하는 인월 경유 노선버스를 타고 인월에서 함양발 백무동행 노선 버스 이용. 약 30분 소요, 2,900원. 063-633-1001(2)
백무동→인월·함양 주차장에서 08:30, 09:30, 10:40, 11:10, 11:35, 12:30, 13:20, 14:00, 14:30, 15:30, 16:00, 16:30, 17:30, 18:00, 18:30, 19:00 출발.
대전→백무동 동부시외버스 공용터미널에서 07:10(백무동발 18:30) 출발, 1시간40분 소요, 1만1,000원. ARS 042-624-4451, 함양지리산고속 055-963-3745(6), 백무동 055-962-5017
청학동→하동·진주 버스종점에서 07:30(하동), 10:00(진주), 10:30(하동), 13:00(하동), 15:30(하동), 17:30(하동), 18:30(진주) 출발. 문의 하동군 청암면사무소 055-880-6361
하동→청학동 시외버스 공용정류장에서 08:30, 11:00, 13:00, 15:30, 19:00 출발. 40분, 4,200원. 하동 시외버스 공용정류장 055-883-2663
진주→청학동 07:10, 15:50. 1시간40분, 7,400원. 진주 터미널 055-741-6039
드라이브코스 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에서 인월사거리를 거쳐 지리산국립공원 방향인 60번 지방도로를 따라 6km쯤 가면 산내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5km 더 진입해 마천면소재지 직전(도로가 왼쪽으로 휨) 오른쪽 다리(가흥교)를 건넌 다음 3.5km 들어가면 송아 삼거리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라 3km쯤 올라가면 백무동 주차장에 닿는다.
청학동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단성 나들목이나 남해고속도로 하동·진교 나들목에서 접근한다. 단성 나들목에서 20번 국도를 따라 시천면소재지(우회로도 있음)를 거쳐 중산리로 향하다 곡점을 지나 내대천가로 이어지는 1047번 지방도로로 바꿔 탄다. 이후 예치터널을 지나 첫 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라 삼신봉터널을 빠져나간 다음 내리막길을 곧장 따르면 하동군 악양면 묵계리 삼거리로 내려서고, 여기서 오른쪽 오르막길로 접어들면 청학동에 올라선다.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에서는 19번 국도를 타고 하동읍내를 거쳐 2번 구도를 따라 횡천면소재지까지 다가선 다음 59번 국도를 타고 청암면 위태리 양지 삼거리까지 간다. 이후 왼쪽으로 꺾어지는 지방도로를 따르면 묵계리로 다가설 수 있다. 진교 나들목에서는 진교면소재지와 양보면소재지를 거치는 1003번 지방도로를 따라 곧장 횡천면소재지로 들어서도록 한다.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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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석대피소.
- 백무동 주차장과 탐방안내소 사이에 식사와 숙박업을 함께하는 집이 여럿 있다. 느티나무산장 055-962-5345, 반달곰펜션 055-962-5353·011-961-5272, 참샘맛집 055-962-8889·010-4583-0307, 장터목꽃펜션 055-963-3434·017-661-5300, 산나물식당(민박) 964-0206.
세석대피소를 비롯한 지리산국립공원 내 대피소는 국립공원 홈페이지(www.knps.or.kr)에 접속한 다음 인터넷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010-3346-1601, 011-1769-1601.
1일 이용료 비수기 7,000원, 성수기 8,000원, 대여료 담요 1,000원(1인당 2장 이내로 제한). 각 대피소마다 햇반(3,000원)과 자유시간(1,000원)·영양갱(1,000원), EPI가스(3,000원), 부탄가스(1,500원), 미네랄워터(500ml 1,500원, 2l 3,000원) 등을 판다. 세석대피소는 건물에서 약 150m 떨어진 계곡의 샘에서 사철 물이 나오므로 식수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청학동 일원에는 천지인펜션(강지호 055-882-7091, 010-7765-1515), 패밀리팬션(883-3695), 청학팬션(883-5233), 알프스(882-7112) 등의 업소 대형이면서 깔끔하고 취사가 가능한 숙소들이다. 하루 이용료는 4인 기준으로 성수기에는 15만 원 정도 하지만 겨울 비수기에는 5만 원 안팎으로 저렴하다.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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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내 유성식당 흑돼지 구이.
- 88올림픽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인월에서 백무동으로 이어지는 60번 지방도로변인 산내에 위치한 유성식당(063-636-3046)은 비계가 얇으면서도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지리산 흑돼지 구이 집으로 이름나 있다. 200g 1인분 8,000원. 돼지국밥(5,000원)도 인기 있는 메뉴다.
청학동 관광안내소 부근의 성남식당(055-882-8757)은 산채비빔밥(6,000원)과 산채정식(6,000원), 대나무통밥(1만 원), 토종닭백숙(3만5,000원), 도리탕(4만 원)으로 이름난 음식점이다. 삼선된장집(055-883-6085)은 산채비빔밥과 된장찌개로 이름나 있다.
/ 글 한필석 차장ㅣ사진 허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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