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물은 ‘성전(Temple)’이 아니다. - 우상이 된 ‘교회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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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규 (미주 감신대 초빙교수) | 로스앤젤러스 지역에서, 준대형 교회의 하나였던 “S 교회’가, 무리한 교회 건물 건축 등으로 문제에 봉착하게 되어, 10년 만에 건물을 포기하고, ‘렌트’ 건물로 이전했다. 그에 대한 기사를 다룬 한 일간지는 제1면에, “성전 야망의 덫...교인들 잃었다” 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하였다.
그 교회가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동기는, 물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으나, 간단히 말하면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지나친 큰 건물 확보로 인해 교인수가 감소한 것이고, 둘째는, 그 결과로, 건물 유지를 위한 모기지 페이먼트 등 건물 유지비를 감당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모기지를 포함한 건물 유지 관계에 무려 월 17만불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현재 350여명으로 줄어든 교인 가지고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뉴욕시의 어떤 한 감리교회’는 교인도 많지 않은데, 굉장히 크고 멋있는 성전 건물을 구입했었다. 물론 구입 후에도 ‘리모델링’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갔다. 매달 건물 유지를 위한 비용도 감당하기 힘들었고, 또 건물 관계 소송 사건도 생겼다. 교인은 자꾸 떠나갔다. 주위에서는 건물을 포기하라고 권하였지만 담임목사는 “어떻게 마련한 ‘성전’인데 교인 하나가 남더라도 성전건물은 버리지 않는다.” 라고 고집을 세웠다. 그 목회자에게 그 성전 건물은 하나의 ‘우상’이었다. 지금은 그 교회가 아예 문을 닫아, 사라져 버렸다
그러면 왜 많은 교회들이 ‘무리’를 하면서, 교회당 건물에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재정을 들여 큰건물 또는 화려한 건물로 ‘건축’을 하려 하는 것일까? 물론 ‘렌트 교회’들은, 불편이 많으므로, 집 없는 사람이 내집 마련을 열망하듯이, 자체 건물을 마련하고자 힘쓰게 된다. 또 자체 건물을 가지고 있는 교회도 교인이 늘어나면서 ‘활동공간’이 좁아 더 큰 건물이 필요하여 새로 건축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아주 합당하며 자연스런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교인은 많지 않은데, 건물을 멋있게 크게 확보하면 교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무리하게 큰 건물을 건축하는 경우이다. 어떤 지도자는 ‘큰꿈, 큰 비젼’을 설파하지만, 대부분 그의 욕심이나 야망의 투영인 경우가 많다.
중요한것은 ‘교회관’의 문제이다. 교회는 하나님께 예배 드리기 위해 모인, 혹은 하나님이 부르신(be called out)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체’ (ekklesia) 이다. 그러므로 ‘교회건물’은 ‘하나님께로부터 부름받아 나온 성도들이 ‘예배’드리기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한 전도, 봉사, 교육, 친교, 선교 등을 위한 ‘기지’(base)로서 필요한 것이다. 건물 그 자체에 어떤 중요성이나 ‘거룩 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이방인들의 ‘신전(신을 모신곳)이나 유대인들의 ‘성전’(Temple)이 아니다. 옛날 구약 시대의 ‘성전’은 성전 건물 그 자체에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성전’은 거룩하신 여호와 하나님이 계신 곳이었다. 그래서 성전 자체가 ‘거룩한 전’이였다. 따라서 그 성전은 하나님의 영광을 들어내기 위해, 멋있게 화려하게, 아름답게, 웅장하게, 금, 은, 백향목등 최고급 자재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건축해야 했다. 솔로몬의 성전이 그 대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 건물은 구약 시대의 그런 ‘성전 건물’이 아니다. 예배 드리기 위해,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위한 활동에 필요한 건물이다. 따라서 무리하게 많은 돈을 들여, 화려하게, 멋있게, 웅장한 건축물로 지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건국 조상인 ‘청교도’(Pilgrim Fathers) 들이 뉴잉글랜드에 처음 상륙했을 때, 그들이 처음 지은 집은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한 건물이었다. 그런데 그 건물은 예배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 그리고 주민들이 모여 의론하는 ‘주민회의’장소로도 쓰여졌다. 그래서 그들은 그 건물 명칭을 ‘Common House’ (공동회당)이라 불렀다.
이러한 전통이 있어, 현재까지도 미국의 많은 시골 교회들은 교회 건물을 학교 강당 건물처럼 간소하게 짓는다. 그 안에서 예배도 드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체육관 역할도 하고, 때로는 타운홀 모임(town hall meeting)도 하고, 또 선거 때는 투표소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건축할 때 보면 최소한의 재정을 들여, 어떤 교회는 ‘창고 건물’(WAREHOUSE) 짓는 식으로 간단하게 벽을 세운다. 다만 교회를 상징하는 십자가 표시는 분명히 한다.
토론토에 ‘People’s Church’ 라는 유명한 큰 교회가 있다. 그 교회는 그 교회 단독으로 현재 153개 국에 약 500명의 선교사를 보내거나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그 교회는 과거 크게, 훌륭하게 건물을 지을만한 교인과 재정이 있었지만 교회 건물에는 별로 돈을 쓰지 않고 오직 ‘선교’와 봉사에 힘써 왔다. 오랫동안 군대에서나 사용하는 가건물 같은 ‘콘셋트’ 건물을 사용해 왔었다. 그 교회에 들어서면 현관 바닥에 커다란 글씨로 “MISSION FIRST’ (선교 제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유명한 ‘한스 큉’ 교수는 그의 책, ’교회론’ 에서, ‘교회의 ‘종말론적 위치’를 강조했다. 즉 ‘교회는 성령 강림(마가의 다락방에서)에서 시작되어 주님 재림하실 때까지 존재하는 ‘임시적 (TEMPORARY)공동체’이다. 따라서 교회 자체의 영광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라고 말했다.
교회는 ‘임시적 공동체’이다. ‘주의 백성’의 모임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 ‘교회의 영광’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서, 교인들은 가난한 서민들이 대부분인데, 교회건물은 대리석으로 치장하고 온갖 화려한 장식으로 건축한 교회가 있는 것을 보았다. 만일 주님께서 그 교회에 오신다면,(물론 옛날에 하신 말씀은 다른 의미로 해석해야지만), 그 교회를 향해 “이 교회 건물을 헐라. 내가 사흘만에 다시 세우리라!”고 하시지 않을까? 영혼 하나 하나의 주요성, 교회의 근본 사명보다 ‘교회 건물’을 ‘성전’으로 받들고, 그것을 더 중히 여기면, ‘성전 건물은 우상화’ 되는것이다.
(필자: Drew University 목회학박사, (전)감신대 객원교수, UMC 목회, 미주 이민목회 연구원장, 미주감신대 초빙교수, 국제언론인포럼 편집위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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