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신문 기고문
김문수 도시자는 약속보다 실천을 우선해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새해를 맞아 31개 시군을 돌며 지역 현안에 대해 주민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에는 과천시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민생을 돌본다는 취지에서 관공서가 아닌 전통시장에서 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주민들의 삶의 현장 속에 들어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형식보다는 과천시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 적극 추진하는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경기도는 10여 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상전벽해란 말처럼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동안 낙후되었던 경기 북부권과 남부권의 개발로 전국의 인구 1/5인 1천300만명이 경기도에 거주할 정도다.
그러나 과천시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발전보다는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30여 년 동안 행정도시, 살기 좋은 도시 등의 정체성을 지켜 온 과천시는 정부과천청사 이전으로 정체성과 지역경제가 끝을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또 과천시가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과천화훼종합센터는 민간사업자의 사업 참여 포기로 사업자체가 표류되고 있고, 과천보금자리주택지구의 지하철역사는 백지화 위기로 놓여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과천 북부권 개발과 과천대로 소음 문제, 양재천 개수공사 등이 경기도의 지원부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과천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과천시 지역경제는 파단 위기에 놓여 있다. 현재 20여곳의 음식점이 문을 닫았으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못했던 식당도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관내 음식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침체로 과천지역 재건축사업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고, 관내 아파트 가격으로 최대 2억원 이상이 떨어져 시쳇말로 멘탈붕괴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김문수 도지사는 지난해 과천시를 방문해 과천시 과천동 북부권 개발사업 계획안을 과천시민에게 발표하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이 사업에 대한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계획안만 있지 사업의 실체가 없는 것이다. 또 기무사령부가 이전한 주암동 삼포마을의 개발을 위해 1종 일반주거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시켜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수년째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당시 김 지사의 선거용 공약이었는지 모르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경기도는 과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복합문화관광단지와 지식정보타운 건설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제에 김 지사는 과천복합문화단지와 지식정보타운 사업에 경기도시공사를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구한다. 경기도의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원문동 래미안슈르아파트 소음방지 사업과 양재천 개수공사 사업비는 올해 지원을 해줄 것인지, 아니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인지 과천시민에게 답변을 했어야 한다.
수년동안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래미안슈르아파트 입주민들은 밤새도록 자동차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며, 부림동과 과천동 주민들은 여름철만 되면 홍수로 인한 주택침수 우려로 불안에 떨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산적된 과천시의 현안은 많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경기도는 과천시의 재정이 넉넉하다는 이유로 지원을 꺼리고 있다. 과천시는 결코 부자의 도시가 아니다. 1년 예산이 2천300억원, 가용예산 400억원 밖에 되지 않는 가난한 지자체 중 하나이다. 최근 늘어나는 복지예산을 감안한다면 몇 년 후 과천시는 신규 사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을 것이다.
김문수 도지사는 이와 같은 과천시의 절박한 현실을 감안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이번 방문이 일상적인 방문이 아닌 실질적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문이 되길 7만 과천시민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