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종명님. 오랜만에 뵙는군요.
핵심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 협회에서는 축기를 부정하며 소주천, 대주천도 그다지 어렵다거나 중요시
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1) 주천법의 의미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임독맥을 포함한 모든 경락을 통하여 기가 순행하고 있
으며, 이것은 반드시 의식을 해야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모든 기능은 자동적으로 조절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만약 어떤 원인에 의하여 자동적인
조절기능에 장애를 받을 때는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결과만을 보
고 무조건 강제로 순환시킨다고 해서 건강해지거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요.
예를 들면, 동양의학에서는 임독맥을 포함한 모든 경락이 잘 순환되는 것이 건강한 상태라고 했습
니다. 즉, 병이 들었다는 것은 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동양의학의 요점입니다.
만약 반드시 주천법을 수련해야만 임독맥이 순환된다면 주천법을 수련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가고, 병든 사람들이 한약을 먹고, 침을 맞고 또는 식이요법으로 죽음 직전에서 건강
을 되찾은 경우는 어떻게 설명 해야 할까요?
병든 사람(즉, 임독맥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이 약, 침 또는 식이요법 등으로 회복되었다
는 것은 약, 침, 식이요법 등으로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제거하면 임독맥을 원활하게 순환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또 축기나 주천법을 수련하지 않는 요가수련자들이나 만트라수련자, 명상가, 불가의 선수행자들이
주천 또는 쿤달리니상승을 경험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결국 임독맥과 12경락, 기경팔
맥 등의 순환이라는 것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어떤 원인(질병 등)으로 인하여 장애를
받을 때 한약, 침, 식이요법 등의 치료를 통하여 그 원인이 제거되면 다시 정상적으로 순환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련(명상 등)을 통하여 기감이 발달하고 입정이 되면 기의 순환이 강화되면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주천과 기를 원하는 곳에 보내는 능력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기를 원하는 곳에 보내는 일은 정신이 주체이기 때문에 정신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요. 실제로 축기, 대주천, 소주천을 중요시 여기는 수련문파는 국내를 제외하고는 소수에 불과
합니다.
중국 내에서도 주천파를 제외한 다수의 문파가 주천법을 그다지 중요시 여기고 있지 않으며, 불가
의 참선, 인도의 요가, 티벳의 밀교 등에서도 주천법은 핵심적인 수련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
니다.
국내에서는 요가의 차크라(쿤달리니 상승)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으면서 단지 신체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천법과 동일시 하는 수박 겉핥기 식의 비교로 주천법의 정당성을 주
장하고 있지만, 주천법과 요가의 차크라(쿤달리니 상승)는 그 순행절차나 수련과정에서 많은 차이
가 있어 주천법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티벳의 밀교수련법이나 불가의 참선 등에는 대부분 축기나 주천에 관한 것이 없으며, 축기나
기를 운용하는 것보다는 기를 사용하는 주체인 정신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지요.
결국 소주천이나 대주천이라는 것은 원래 이루어 지고 있는 기의 순환을 좀 더 활발하도록 하자는
것 뿐입니다.
소주천은 임맥과 독맥의 순환을, 대주천은 인체의 모든 경락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자는 것 뿐이며
반드시 소주천, 대주천을 이루어야 기를 사용할 수 있거나 수련의 경지가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
다.
2) 축기가 되어야 주천이 이루어지는가?
소주천이나 대주천은 단전호흡 수련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축기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
다. 소주천(임독맥의 순환)이나 대주천(전신 경락의 순환)은 수련하지 않은 사람들도 항상 이루어지
고 있는 것이니까요.
단지 기공수련을 통하여 기의 순환이 원활해지고 기감(기를 느끼는 감각)이 발달하게 되면 순환이
더 강하게 이루어지고, 그것을 잘 느낄수 있는 것 뿐 입니다.
참선을 하시는 스님들이나 명상가들 또는 기공수련을 한 것은 아니지만 기감이 발달한 다우저
(Dowser : 도구를 사용하여 수맥이나 물건, 에너지의 흐름을 찾는 전문가)들은 축기를 전혀 하지
않아도 소주천 또는 대주천이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경우를 흔하게 경험합니다.
저희 협회의 수련생들은 특별히 축기나 주천법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수련이 이루어 지
면 저절로 주천이 이루어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소,대)주천은 특별한 방법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며, 축기를 하지 않아도 기를 잘 느낄 수 있게 되고 입정을 할 수 있게 되면
누구나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3) 음기나 탁기에 의해 경맥이 뚫릴 수 있는가?
음기나 탁기에 의해서 기의 순환이 원활해 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동양의학을 조금이라
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의 순환이 잘 이루어 진다는 것은 곧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음기 또는 탁기는 정상적이지 못한 기로서 체내에 들어와 정상적인 기의 흐름을 방해(응집, 흩어
짐 등)하여 질병을 유발시키는 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차가운 한사(寒邪)가 몸에 들어오
면 기의 흐름을 저해하여 근육을 수축시키고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음기나 탁기가 체내에 들어와 경맥이 뚫린다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아마도 동
양의학이나 기학(氣學)에 대한 이론이 부족한 분이셨나 보군요.
이종명님의 경우 원래 기감이 예민한 분이시고 어떤 계기(?)로 인하여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군요. 감각이 예민한 다우져(Dowser)나 혹은 일반인들 중에도 그러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
이 간혹 있으며, 혹은 영적인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식의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는 전후의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어 단정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렵군
요.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인과응보’라는 말씀으로, 예수님께서는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말씀으로 표현하셨지요.
따라서 수련이라는 대가를 치루지 않고 얻어진 능력은 우선 영적인 문제가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합
니다. 간혹 영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특이한 능력을 발휘하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우려일지도 모르겠지만 신뢰할 수 있는 성직자나 지도자를 찾아 자세한 상담을 해 보시는 것
이 좋을 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