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에 화살 깃 같은 ‘날개’ 달려 있는데, 초식동물에 안 먹히기 위해서죠
화살나무
전국의 단풍 명소에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요. 단풍이 드는 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화살나무는 유난히도 선명하고 화려한 붉은빛을 냅니다. 그래서 꽃이 피는 5~6월보다 오히려 이맘때 더 사랑받는 나무랍니다.
화살나무는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전국 산과 공원 어딜 가나 볼 수 있어요. 키는 1~4m 정도로 자랍니다.
그런데 왜 '화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걸까요? 화살나무 가지를 가만히 보면 마치 화살 꼬리에 달린 '깃'처럼 생긴 날개가 2~4줄씩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어요<사진2 동그라미 부분>. 중국에서는 줄기가 기이하게 생긴 데다 화살나무를 태워 귀신을 쫓는 풍습이 있어 '귀신 쫓는 화살 깃'이란 뜻의 '구이젠위(鬼箭羽· 귀전우)'라 불립니다. 일본에선 단풍이 비단처럼 고와서 '비단나무'란 뜻의 '니시키기(錦木·금목)'라고 불린대요. 예전엔 실제로 화살나무 가지로 화살을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화살나무 가지에 붙어 있는 날개는 초식동물들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거래요. 동물들이 이 날개 때문에 가지를 씹어먹는 걸 주저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단풍과 함께 붉은색으로 익은 열매는 껍질이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앙증맞고 빨간 씨를 드러내요. 화살나무는 단풍이 진 뒤에도 날개 달린 가지가 멋져서 겨울철 정원에 심어도 좋습니다. 영하 29도까지 기온이 떨어져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고 해요.
이른 봄에 돋아나는 화살나무의 새순은 '홑잎나물'이라 부르는데 식감이 부드럽고 향이 좋아서 봄에 인기 있는 나물이에요. 어린 순이 워낙 금방 자라 억세져서 '부지런한 며느리도 홑잎나물 세 번을 못 딴다'는 말이 있을 정도래요. 화살나무 가지는 약재로 쓰이는데 혈액순환, 여성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