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격투만화는 남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주인공이 구체적인 무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무도를 익히지 않은 사람은 선뜻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전문 무도만화이다. 예를 들면 '권아' '콘테 코마-마에다 미츠요'같은 것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 만화는 대부분 주인공의 에스컬레이팅(강한 적을 만나 더 강해져 더 강한 상대를 쓰러뜨리는 방식)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고 이미 이런 것들은 어느정도의 식상함을 가져온다.
그러나 지금 마쯔오쇼장이 소개할 이 만화는 다르다. 이 만화는 주인공이 얼마나 강해지느냐 보다는 선과 악의 면을 다 지니고 있는 주인공-나루시마 료의 처절한 삶이 그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흔히 격투만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동경같은걸 느끼게 한다...그러나 나루시마 료는 다르다. 무서울만큼 강한 공수가지만...그리고 용서하기 힘든 악인이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오히려 가련하다는 느낌이 드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동경대학 진학이 보장된 고등학생...싸움이라곤 해 본적도 없고 정해진 틀에 얽매에 살아가는 왜소하기 짝이 없는 남자 나루시마료... 그러나 그는 양부모를 살해하고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거기서 겪는 일들은 참담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앞에 나타난 가라데 스승, 그리고 주인공 료에게 던져진 한마디
"마음 죽으면 몸도 죽는다."
그리고 그는 살기 위해 가라데를 연마한다. 마치 그 옛날 오키나와의 사람들이 그랬듯이...(가라데는 오키나와가 원조이다. 일본의 식민지로서 오키나와는 일체늬 무기 소지가 금지 되었었고 일본인 무사들은 살해와 방화,강간등을 일삼았다...자신의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오키나와의 남자들은 맨손으로 싸우지 않으면 안되었다...그것이 가라데의 시초이다.)
그리고 나루시마 료의 인격은 점차 파멸되어가기 시작한다...그러나 한 줄기 빛이 그를 구원하려고 하는데...
이 만화의 작가는 주인공의 공수를 싸움닭(군계)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도가로써의 예의, 자존심같은것과는 거리가 먼, 흙바닥에서 피투성이가되어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싸움닭...어쩌면 주인공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제목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의 공수에는 언제나 슬픔이 담겨있다. 싸우기 싫어도 싸울 수 밖에 없는...그것 외에는 살아갈 방법이 없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모습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든다.
어쩌면 아 만화는 주인공을 통해 가라데(空手)라는 무도의 본질을 알리려고 한 건지도 모른다. 스포츠가 아니라 살기위해 상대를 죽이는 것이 공수라는 사실을...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주인공 료의 기술들은 하나같이 비겁한 것들이다...그에겐 어떻게 이기는가 중요한게 아니라 자신이 죽지않기 위한 공수만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을 둘러싼 캐릭터들도 나름대로의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모두가 상처를 지니고 지내지만 서로를 짓밟으려고만 하는...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상대를 없애려고 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이 만화는 무도만화로써 갖춰야 할 전문성면에서는 100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극진 가라데(여기서는 반류회 가라데라고 나온다. 사실은 극진과 정도를 섞어 놓은 설정이지만..)'를 잘 표현해 놓았다. 만화로써가 아니라 무도 교본으로도 손색이 없다.
스토리면에 있어서도 대단한 몰입감을 가지게 하며 상당한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첨에는 그림체가 좀 특이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계속 읽다보면 이 만화를 표현하는데는 이 그림이 제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어두우면서도 악마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지만...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결국 이것이 우리가 사는 현실이고 우리 모두가 군계일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 글은 제가 운영하던 미니 홈피에 제가 칼럼 형식으로 올렸던 글입니다. 제 미니 홈피는 거의 폐쇄분위기이기는 하지만 가끔 들리는데, 거기에 한 번씩 재미삼아 글을 올리곤 했었습니다. 이 글은 그 중 작년 여름쯤에 올렸던 글입니다. 지금보면 좀 유치한 부분도 있지만 그냥 한 번 공개해 봅니다. 참 여담이지만 군계의 작가분이 출판사와의 마찰로 20권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죠. 또 군계의 주인공 나루시마 료는 극진의 나루시마 선수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군계의 작가분이 나루시마 선수의 시합을 보고는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무차별급에 출전해서 엄청난 실력을 발휘하는 것에 감동받아 이름을 따 왔다는 말이 있습니다.(확인불가~)
만들게 되고 최영의님과의 불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네요?? 한때 그런 고생을 하면서도 극진회 지부를 개설할 정도의 열정과 존경심이었다면 쉽게 멀어지진 않았을텐데.. (좀 민감한 주제인가요? ^^;;)
그러고 보니 아시하라 선생은 인생을 그리 오래 살진 못해군요... 최선생님과 궁합이 상극이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분명 전생에 두분은 뭘하더라도 뭔가가 엮여 있었을 듯 합니다.^^ 참고로 신국제가라데 연맹 아시하라 가라데는 현재 그의 아들 아시하라 히데노리가 2대째 이어받고 있고 그외에도 그의 제자 데이비드 c.쿡
아.. 그랬군요..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쇼장님~스포츠힌국에서 기자생활 하시나봐여?? ^^
아뇽~ 무도 미디어에서 프리랜서 비스무리하게 일하고 있습니당 ㅋㅋ, 그 무도 미디어 측에 올린 기사가 한국일보와 SBS 스포츠 사이트 등에 올라가는 것이죠^^ 아직 대학 졸업도 안했는데 기자라고 하기엔 좀 그렇구요^^
음... 이제 슬슬~ 전문가님들 꼬리말이 머리에 들어오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