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엄브렐라 도로시가 드디어 출시되었다. 엄브렐라 도로시는 버팔로(캠피아)에서 생산된 거실텐트이며 다음 카페 캠핑파워의 기획 상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은 현재 버팔로 쇼핑몰에서 소형은 795,000원, 대형은 876,000원에 판매중이다. 크기는 대형의 경우 무려 700 x 420 x 210(h)cm고 소형의 경우도 585 x 420 x 210(h)cm다. 원단은 폴리에르테르 태프터 210T SHILD 5,000MM 코팅 , 테프론 처리, UV 코팅. 무리한 마케팅 과정에서 빚어진 해당 카페의 문제점은 차치하고 현재까지 드러난 제품의 장단점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 제품은 일본 스노우피크 리빙쉘을 원형으로 하여 여러가지 개조를 통해 공간을 확장한 거실 텐트다. 이너텐트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이너텐트 실내 출입문을 가릴 수 있는 구분막, 일종의 파티션을 설치하였다. 이 파티션은 고리로 쉽게 탈착이 가능하다. 그리고 기존 버팔로, 반포텍의 리빙쉘 제품에 옵션으로 판매 되어 공간 확장용으로 사용되던 베스티블 또는 발코니를 아예 리빙쉘 본체와 결합시켜 일체형으로 만들었다. 전체적인 모양이나 구조 또한 리빙쉘에 발코니를 이어붙인 형태다. 이것이 이 제품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늘 큰 덩치를 유지해야 하고, 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풍에 대한 저항 문제 또한 우려된다.
이 제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전면 출입구를 개방하여 접혀진 부분을 펼칠 경우 타프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발코니를 리빙쉘에 이어붙인 것처럼 타프 또한 리빙쉘에 이어붙인 형태인데, 이러한 일체형 구조는 오가와의 소형 거실텐트인 뷰엘타4(뷰레타4 / Vuelta4)에 이미 적용된 바가 있다. 텐트의 전면 출입문을 개방하여 폴대에 걸 경우 타프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짐을 줄이고 간편 모드로 움직일 때 편리하다. 이러한 장점을 차용한 셈인데 문제는 엄브렐라 도로시와 간편 모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브렐라 도로시 제품이 카피 제품의 태생적 한계를 안고 제작된 제품이다보니 구조적으로 우려할만한 점이 몇가지 눈에 띈다. 오랜 연구 개발을 통해 개발된 리빙쉘 제품을 제3자 취향대로 이어붙이고 늘이고 개조하는데에만 집중하여 구조적 결함의 발생 가능성을 간과하거나 안일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혹자는 이 제품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제작 기획 과정에서 나름 연구를 하지않을 수 없겠지만, 오랜 기간 연구 개발을 거쳐온 오리지널 제품의 경우와 같다 말할 수는 없다. 개발과 개조는 그 출발점부터 다르며 완성도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형태나 구조를 거의 따라하여 어느 정도 기본 품질은 보여주던 기존 카피 제품과 달리 임의 형태의 개조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구조적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 장점을 하나하나 모았다고 최고의 제품이 나오지는 않는다.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면, 엄브렐라 도로시의 구조로 판단했을 때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결로다. 실제로 베스티블이나 발코니 확장시 찬바람의 유입만큼이나 문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천장 결로다. 물론 엄브렐라 도로시의 확장 공간 코너 상단에 벤틸레이터(공기유입구 / Ventilator)를 마련해놓기는 했지만 이로써 개선될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테스트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걱정이다. 많은 베스티블이나 발코니 사용자도 이 문제 때문에 침실을 리빙쉘 본체 내애 배치하고 확장 공간은 거실이나 주방으로 꾸미곤 했다. 자칫 엄브렐라 도로시라는 제품명처럼 실내에 우산을 받쳐놓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든다. 오가와의 티에라5 처럼 실내 루프(결로 받이)를 설치하든가 리빙쉘의 경우처럼 외부 루프를 제작하여야 하는데 7m에 달하는 제품 구조상 만만치 않은 작업처럼 보인다.
한 가지 문제점을 더 들자면, 엄브렐라 도로시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일체형 타프가 우려스럽다. 커다란 몸체에 생뚱맞게 작은 형태가 디자인적으로도 언밸러스하지만, 그보다도 더 걱정되는 점은 내구성이다. 앞서 언급한 오가와의 뷰엘타4의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 제품도 우려되는 건 마찬가지다. 거실텐트와 연결된 타프는 바람에 대한 내성이 없고 돌풍이라도 불 경우 쉽게 제품 파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 거실텐트의 경우도 전면 출입문을 개방하여 폴대를 세워 그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람이 불 경우 닫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간과하다가는 약간의 센 바람에도 출입문이 제품 본체로부터 튿어질 수가 있다. 실제로 리빙쉘의 경우, 이처럼 튿어진 사례를 종종 본다. 따라서 보강 작업이 필수다. 이처럼 이러한 형태의 일체형 타프는 바람 없는 날 간단히 사용하기에는 좋으나 오리지널 타프와 같은 내구성과 기능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전면 출입문을 세워서 타프처럼 사용하다보니 유효 크기 또한 기대에 미흡하다. 제품 스펙상 전체 제품의 최소 폭이 240cm 정도니 이것이 전면 출입문의 최대폭, 즉 타프의 용마루 길이일 것이다. 240cm짜리 타프는 사실 실용성이 없다. 또한 비오는 날 거실텐트 쪽 타프에 물이 고이지않고 원활하게 배수가 될지도 의문이다. 앞서 말한대로 엄브렐라 도로시의 일체형 타프는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부수적인 한 기능일 뿐, 어차피 타프는 별도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경우 대형 사이즈 기준 길이 7m에 별도 타프 설치 공간까지 고려하면 필요한 사이트 공간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또한 사이드 출입문의 경우 상단의 마감 형태가 대대적으로 리콜이 이뤄진 바 있는 스노우피크 구형 리빙쉘의 그것과 유사하다. 즉, 제품의 텐션을 견디지 못한 삼각형 밑변이 튿어져서 문제가 되었고, 국내 사용자들의 노력으로 무상 수선이 이뤄졌었다. 그리고 이 점을 보강하여 2008년 제품부터는 삼각형이 아닌 마름모꼴 마감 형태로 수정되어 출시된 바 있다. 그런데 현재 제작된 엄브렐라 도로시의 그것이 문제가 되었던 구형 리빙쉘의 형태와 유사하여 우려스럽다. 아마도 구형 제품을 가지고 카피 작업이 이뤄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별도의 테스트나 보강 작업이 충분히 이뤄진 것인지 궁금하다.
캠핑파워에서는 향후 업그레이드와 수정, 보완을 통해 엄브렐라 도로시를 개선해나가겠다고 출시와 동시(!)에 밝히고 있다. 개발자의 개선 의지를 밝힌 것은 좋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황당한 이야기일 수 있다. 1차 사용자가 필드 테스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마루타다. 그것도 내 돈 내고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은 없으나 충분한 연구 개발 과정과 필드 테스트를 통해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내놓아야 함은 상식이다. 그러나 그간 엄브렐라 도로시의 기획, 개발, 제작 과정을 지켜본 바로는 그러한 작업들이 미흡했던 것으로 비쳐지는데 이러한 생각이 기우에 지나지않기를 바란다.
또한 최초에 홍보했던, 10월에서 4월까지의 동계를 주 타겟으로 한다는 텐트가 5월 말에 출시된 것도 우려스럽다. 동계를 피해 봄 시즌에 출시된 바 있는 랜드록 제품과 마찬가지로 이 제품 또한 동계 시즌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판매가 개시된다. 넓은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난방 용량의 증가가 필연적이다. 확장 액세서리와의 유격이 없어서 밀폐성(?)이 좋다고는 하나 그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밀폐성으로 따지자면 확장 없는 리빙쉘 또한 마찬가지다. 리빙쉘보다 2배 넓어진 공간 탓에 난방 용량 또한 늘어나야 한다. 즉, 리빌쉘 하나 겨우 커버하던 기존의 난로로는 어림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인해 랜드록 제품에 대한 우려를 앞서 언급한 바가 있다. 엄브렐라 도로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다음 봄 시즌까지는 기다려봐야 제품의 장단점이 제대로 드러나지않을까 생각된다. 급히 서두르지말고 실제로 보고 듣고 한 후 구매 결정해도 늦지않다고 본다. 판매자의 선전 문구, 이미지 사진만 보고 비싼 장비를 선뜻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않기 바란다.
사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어렵지만,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하다. 어찌 되었건 최근 캠핑용품 제조업체나 동호회를 통해 각종 카피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카피 행태는 업체나 동호회의 규모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토탈 개념으로 런칭한 네파의 경우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반 소비자(구입자)의 책임 또한 크다. 저렴하면서도 품질 우수한 오리지널 국산 제품도 많다. 이들의 개발 의지를 꺾지 말자. 왜 카피 제품을 외면하지 못하는가? 짝퉁의 범람이 오히려 고가의 오리지널 제품 마케팅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지만, 손쉬운 돈벌이에 급급해 병들어가는 우리 캠핑 산업의 미래 모습은 과연 어떠할지, 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후진국 형태의 관행이 계속될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버팔로의 엄브렐라 도로시 또한 한시바삐 현재의 허물을 벗고 건강한 노력을 통해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
상기의 리뷰 내용은 현재까지 업체측에서 제시된 제품 스펙과 이미지 사진, 제품 설치 후기 등을 가지고 1차 분석한 내용이며 실제 사실과 차이가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