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은 환경이나 상황변화 등에 따라, 교감신경에서 부교감신경으로, 부교감신경에서 교감신경으로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다. 활동적인 낮 동안에는 자율신경의 바늘이 교감신경으로 기울지만 야간에 휴식할 때에는 부교감신경으로 다시 돌아온다.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균형 잡힌 상태로 작동하고 있을 때, 백혈구의 비율은 과립구 54~60%, 림프구 35~41%가 된다. 과립구와 림프구가 대체로 이 범위에 머물러 있으면, 몸의 컨디션도 좋고 병에 걸리지도 않다. 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자연스레 치유한다.
최근에 '면역력' 이라는 말을 듣는 일이 잦아졌다. '면역력이 높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 랄지 '면역력으로 암을 이긴다.'라는 잉기는 흔히 듣지만, 자신의 면역력이 강한지 약한지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 백혈구의 비율을 지표로 삼아주기 바란다. '면역력이 강하다.'는 것은 과립구와 림프구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면역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자율신경의 균형인 것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자율신경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이에 따라 백혈구의 균형에도 문제가 생길 때이다. 과립구와 림프구의 비율이 앞에서 말한 정상적인 범위에서 벗어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병이 생긴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병은 '교감신경 긴장 → 과립구의 증가 → 림프구의 감소' 라는 패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율신경의 균형을 흩트리고 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하게 되는 최대원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에는 여
러 종류가 있지만, 직접적인 병의 원인은 '과로' '마음의 고민' '약의 장기복용' 과 같은 세 가지 스트레스이다.
① 과로
일을 할 때는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해 몸은 활동 모드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열심히 일하고 그 뒤에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생활에 이러한 긴장과 이완의 리듬이 있으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스위치는 부드럽게 바뀐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길어지면 그에 상응하여 교감신경도 계속 긴장하게 된다. 하루나 이틀 정도라면 문제가 없지만, 과로가 월 단위로 지속되면 교감신경 긴장상태가 고정되고 부교감신경으로 돌아오기가 힘들어진다. 그로 인해 백혈구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다.
② 마음의 고민
사람은 누구나 제각가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일이 힘들다, 직장에서 대인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다, 가족중에 환자가 있다, 정리해고 당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으면 뇌의 시상하부라는 부분이 흥분한다. 시상하부는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사령탑으로 작동하고 있어 흥분이 지속되면 그 영향이 자율신경에 미치고 교감신경이 매우 긴장하게 된다.
③ 약의 장기복용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항암제, 고혈압 치료제 등, 현재 쓰이는 약의 대부분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약을 쓰면 여하튼 교감신경이 긴장한다. 장기간 복용하면 다양한 병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한다.
대부분의 병은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우위를 차지하여, 과립구가 과도하게 늘어나기 떄문에 생긴다. 물론 그 중에는 부교감신경 우위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비율로 따지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교감신경 우위형이 70% 라면, 부교감신경 우위형은 병 전체의 30% 가량이 된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우선 교감신경 우위로 기울면 어떻게 병이 발생하는가를 보기로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네가지 문제가 몸을 파괴한다.
'스트레스 자극 → 교감신경의 긴장 → 과립구 증가' 라는 현상은 체내에서 다음과 같은 장애를 일으킨다.
[교감신경의 긴장에서 생기는 네 가지 문제]
① 과립구 증가, 활성산소의 대량발생으로 인한 조직파괴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과립구가 증가한다. 과립구는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과 싸워 감염증을 막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가 많아지면 체내에 상주하는 세균을 공격하여, 급성폐렴, 급성충수염, 신염, 간염, 췌장염등 화농성 염증을 일으킨다. 또한 세균이 없는 곳에서는 활성산소를 발산시켜 조직을 파괴한다.
즉 과립구는 세균이 있는 곳에서는 화농성 염증을, 세균이 없는 곳에서는 조직을 파괴하는 염증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암, 위궤양, 치조농루, 궤양성대장염, 십이지장궤양, 크론병, 치질 등은, 점막이 파괴되어 일어나는 염증이다. 활성산소는 혈관에 상처를 입혀 동맥경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심장병이나 뇌혈관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체내에서는 호흡으로 얻은 활성산소, 세포의 신진대사에서 생기는 활성산소 등, 다양한 경로로 활성산소가 생겨나지만 활성산소 전체의 비율을 따져보면, 과립구에서 방출되는 것이 약 80%를 차지한다. 과립구가 증가하면 할수록 조직파괴가 진행된다.
② 혈류 장애
교감신경에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감신경의 긴장이 지속되면 혈관이 수축하는 쪽으로 편향되어 전신에서 혈류장애가 발생한다.
혈액은 전신의 세포에 산소와 양양을 보내고 노폐물이나 몸에 불필요한 것을 회수한다. 혈류장애로 인해 이런 흐름이 막히면 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지 않고 노폐물이 정체된다.
몸에 통증물질이 쌓이면 통증이나 결림, 마비가 생기고, 발암물질이나 유해물질이 축적되면 암 유발을 촉진한다. 이렇게 체내환경이 악화되면, 세포가 활력을 잃고, 기능도 저하되기 때문에 식욕부진이나 전신권태, 집중력 저하, 신경쇠약, 불면 등, 심신의 컨디션이 동시에 떨어진다.
③ 림프구의 감소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 부교감신경의 작용은 억제되고 림프구가 감소한다. 림프구가 부족하다는 것은 바이러스와 싸울 힘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걱정거리를 안고 있을 때 감기 같은 감염증에 걸리기 쉬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림프구는 암 공격의 열쇠가 되는 세포이다. 수가 부족하면 암의 발생을 막지 못하게 된다.
④ 배설'분비 능력의 저하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억제되면 장기나 기관의 배설'분지 능력도 저하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나와야 할 것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된다. 예를 들어 소화효소의 분비가 나빠지면, 변비나 배뇨장애가 생길 수 있다. 노폐물을 배설하지 못하기 때문에 담석이나 신장결석, 티눈 따위가 생기게 된다. 암 공격을 잘 하는 NK세포나 NKT세포등의 림프구는 파보린이나 그랜자임(granzyme)같은 물질을 분비하여 암세포를 파괴한다.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분비능력이 떨어지면 림프구도 이런 물질을 분비하지 못해 암을 공격할 수 없게 된다.
대증요법의 오류
최근 내성균의 출현으로 항생물질이 듣지 않는 결핵이 증가하거나,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감염이 세계 각지에서 확대되는 등, 새로운 감염증의 위협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의학은 항생물질의 연구를 통해 인명을 빼앗는 많은 감염증을 극복해 왔다.
또한 마취약의 발달, 무균조작이나 수술방법의 진보를 통해, 의학은 상처나 화상 따위 외상에 대해서도 위력을 발휘해 왔다.
현대의학의 발달사에서 약이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병은 약으로 고친다'는 쪽으로 의료의 방향이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약에 의존하는 이러한 방법은 병을 고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병에 걸려 나타나는 통증이나 발열, 가려움, 설사 따위의 불쾌한 증상은 몸이 나을 때에 생기는 '치유반응'이지만 환자에게는 고통일 뿐이다. 환자나 의사 모두 이런 치유반응을 '골칫거리' 내지는 '제거대상'으로 생각한다. 의사는 환자의 괴로움을 어떻게든 제거하기 위해 증상을 약으로 억누르는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그것으로 환자는 일단 편해지지만, 치유반응을 억제당한 몸은 나을 기회를 상실한다. 그 결과 병은 악화되고 다시 약을 먹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증요법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전쟁 전에는 항생물질이나 면역억제제, 항암제와 같은 강력한 약은 없었다. 작용이 약한 약은 파급 효과도 그리 크지 않아서 치유반응도 그다지 방해받지 않았다. 대증요법을 시행해도 치유 과정을 밟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의학은 약학과 서로 보조를 맞추어 발전해 왔다.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 병증을 극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약이 개발 되면서 대증요법의 세계도 크게 바뀌었다. 효능이 강력한 약을 사용하면 격렬한 염증(치유반응)도 즉각적으로 진정된다. 불쾌한 증상이 진정되면 환자들은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의사도 치료가 잘 되었다고 착각해서 더욱 열씸히 병증을 억누르게 된다.
또한 의학이 분석적인 연구에 몰두하는 것도 의료를 대증요법으로 치닫게 하는 원인의 하나다. 분자생물학이나 유전학의 연구가 진행되어 사람의 몸을 미세한 차원에서 해명하는 의학 분야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포의 미세한 구조를 조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분석적인 연구에만 치우치면 병을 세포 단위에서는 파악한다 하더라도 몸 전체와 연관지어 바라보는 시점이 결여된다. 결국 '세포는 보고 환자는 보지 못하는' 함정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병의 치료는 장기 단위로 조각조각 나뉘고 의사는 개개의 병증에만 눈을 돌려 눈앞에 나타난 현상(병증)을 제거하는 일에만 힘을 기울이게 된다. 여기에 속속 개발되는 효능이 강력한 약이 더해져 대증요법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종래의 부드러운 대증요법은 자취를 감추고, 증상을 철저하게 억제하는 강력한 대증요법이 성행하게 되었다. 치료를 계속하면 할수록 치유반응은 완전히 억제 당한다. 더구나 사용되는 약은 대부분 교감신경의 긴정을 촉진한다. 이렇게 해서 병이 나을 수는 없다.
후생노동성(한국의 보건복지부에 해당)에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병을 난병(특정질환)으로 지정하는 순간, 병이 악화되고 환자수가 늘어나는 비밀이 여기에 숨어있다. '궤양성대장염'도 좋은 예이다. 이것은 장의 점막에 짓무름이나 궤양이 생기는 병으로, 심한 설사나 혈변, 복통을 동반한다. 치료과정에서 설사나 복통을 멈추게 하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난병으로 지정되면 그 병의 치료법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정된다. 궤양성대장염으로 나타나는 설사나 복통은 치유반응이지만 어느 의료기관에서도 치료를 받아도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제를 통해 이 반응은 완전히 억제되어 버린다. 본래 치유반응을 촉진하는 치료를 행하면 나을 병도 이처럼 강력한 대증요법을 지속하기 때문에 치료하기 어려워 지고 종국에는 진짜 난치병이 되어버린다.
나는 모든 대증요법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급성질환으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때는 증상의 기세가 억제될 때까지 일정 기간 약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약의 작용과 증상(치유반응)의 균형이 잡혀 있다면 치유를 향해 나갈 수 있다.
또한 괴로운 증상을 20~30% 가량 가볍게 하기 위해 약을 쓰는 정도라면 몸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증상이 조금 가벼워지고 나서 치유반응을 촉진하는 치료를 행한다면, 그러한 대증요법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피해야 할 것은 뚜렷한 목적 없이 대증요법을 지속하는 것이다. 완만하게 지속되는 증상을 오랜 기간에 걸쳐 무리하게 약으로 억제하면, 몸이 나으려고 하는 반응을 완전히 막아버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다. 고혈압, 당뇨병, 아토피성 피부염, 요통 등, 다양한 만성병이 낫지 않는 것은 증상을 철저히 억제하는 과잉의료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
분류
성분별분류
상품명
옛날부터 있던
해열진통약
아세트아미노펜
카로날
살리실산계
사리돈
PL과립
피린계
사리돈
비스테로이드계
해열진통제
안트라닐산계
볼타렌
메페남산 유도체
폰탈
크로탐
오파이린
아릴초산계 NSAID
페나적스
오스테락/하이펜
크리노릴
레리펜
나파놀
시소페인
아릴프로피온산계 NSAID
브루펜
미날펜
아브로
오르지스/메나민
소레톤/페온
슬검
나이키산
니프란
프로벤
펜노프론
록소닌
인돌초산계 NSAID
란츠질
인더신/인테반
인프린 S
미리다신
옥시캄계 NSAID
플컴
틸코틸
바킨
모빅
롤컴
염기성 항염증약
메브론
펜토일
소렌탈
기타
쿄린AP2
노이로트로핀
소염진통제로 인한 조직파괴
소염진통제는 두통, 요통, 무릎통증, 생리통, 치통, 관절통 등 온갖 통증에 쓰이고 있다. 크게 나누어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 '모르핀'이 있지만, 여기서는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
대표적인 소염진통제로는 '아스피린' '인도메타신' '케토프로펜' 등이 있다. 이러한 성분은 체내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산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조금 전에 말했듯이 프로스타글란딘에는 혈관을 열거나, 통증을 일으키거나, 열을 나게 하는 등의 작용이 있다.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여 프로스타글란딘이 줄면 지각신경이 마비되어 통증은 누그러진다.
통증이 일어나는 본래의 원인은 혈류장애이다. 소염진통제로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산을 무리하게 억제하면 혈관이 막혀 혈류장애는 더욱 악화된다. 지각이 둔해지고 마비되어 통증이 덜해졌다 해도 근본원인인 혈류장애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이다.
통증이 일단 진정되어 약을 끊으면 몸은 혈류를 다시 열기 위해 프로스타글란딘을 동원하여 다시 혈관을 연다. 이렇게 하여 다시 통증이 시작되는 일이 되풀이 된다.
혈류장애는 전신의 세포에서 활력을 빼앗기고 갖가지 병을 부른다. 소염진통제를 상용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혈류가 멈춰버렸기 때문에 냉병이나 이명, 현기증, 두통, 요통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적지않다.
또한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자율신경의 균형도 흐트러진다. 프로스타글란딘에는 교감신경의 긴장을 억제하여 아드레날린의 생산을 억제하는 작용도 있다. 때문에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산을 억제하면 교감신경은 적극적으로 아드레날린을 생산하게 되고 그와 더불어 과립구가 증가하여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되어 조직파괴가 진행된다.
이것은 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진통제('아스피린' '인도메타신 '케토프로펜')를 투여한 쥐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교감신경의 작용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이 현저하게 증가한다. 또한 투여량의 증가에 비례하여 골수에서의 과립구 생산량도 늘어난다는 사실도 입증되었다.
새로운 병이 생겨난다
이러한 작용을 하는 소염진통제를, 예를 들어 요통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허리가 아픔 → 소염진통제 복용 → 허리 통증이 심해짐 → 소염진통제 복용> 이런 과정의 반복은 <교감신경의 긴장 → 과립구의 증가' 혈류장애 → 조직파괴>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동시에 부교감신경의 작용이 억제되기 때문에, <림프구의 감소 → 면역저하> 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그 결과 고혈압, 당뇨병, 불면증, 변비, 두통 등 새로운 병이 줄지어 생겨난다. 환자에게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이번에는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 의사는 강압제, 경구당뇨제, 수면제등 새로운 약을 처방한다. 이렇게 해서 출구 없는 대증요법이 시작되는 것이다.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는 해열제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인플루엔자 뇌염 증상(유행성 독감 때문에 발병하는 뇌염. 뇌의 내압이 상승하여 의식이 혼탁해지고, 구토, 흥분 같은 증세를 동반하며, 죽는 일도 있다.)의 발생에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에 알려졌다. 의료기관에도 이런 정보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만일 입원 중이거나 왜래에서 진찰을 받거나 할때, "해열제 주사를 놓겠습니다." 라거나 "'볼타렌' 좌약을 드리겠습니다." 는 말을 듣게 되면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안전한 해열제로 권장되고 있지만, 소아과의사 중에는 이것도 100%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 아이들이 열이 날 때는 일단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고 상황을 지켜보자. 입에서 수분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는 점적 주사를 맞을 수도 있다. 자신의 판단으로 해열제 사용을 그만두자.
나는 소염진통제를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약은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는 점을 자각하고, 두통이 너무 심할 때에 한해서, 증상을 얼마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만약 소염진통제로 증상을 멈추게 하고 그것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그런 생활을 고쳐야 한다.
통증은 다양한 증상 가운데 가장 괴로운 것이다. 통증이 없을 때도 자율신경의 균형을 조절하여 통증이 재발하는 것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
소염진통제가 일으키는 병
소염진통제는 통증이나 열, 염증을 동반하는 병에 쓰인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혈류를 멈추어 차게 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통증이나 염증을 없애는 그 효과는 '혈류장애의 표출'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두통이나 생리통, 무릎 통증, 감기, 치질 때문에 자주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의를 요한다. 장기복용에 따른 폐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5장에서 소개할 후쿠다 미노루 선생이나 마다라메 다케오 선생은 "진통제를 쓰고 있는 사람은 몸, 특히 손, 발이나 배, 엉덩이가 마치 얼음처럼 차갑다."고 하며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 중에, 두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놀라고 있다." 고 말한다. 만일 당신이 다음과 같은 증상이나 병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지금 즉시 사용을 중지하자.
① 혈압이 높다.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이 혈관의 내벽에 가하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한다. 소염진통제는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관이 끊임없이 수축되면 혈관의 저항이 높아져 혈압이 상승한다.
② 혈당치가 높다.
교감신경이 분비하는 아드레날린은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또한 늘어난 괴립구에서 방출되는 활성산소는 인슐린(혈당치를 내리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을 파괴한다. 그로 인해 인슐린의 분비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혈당치는 상승한다.
③ 손발이 차다.
교감신경이 긴장되어 혈류장애가 일어나면 말초신경까지 혈액이 미치지 못하여 손발이 언제나 차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몸이 차기 때문에 부인병이 발생하는 일이 매우 많다. 더욱이 냉증은 나중에 말할 스테로이드제 때문에도 발생한다.
④ 자궁내막증
앞의 냉증과도 관련된 것이지만, 소염진통제를 평상시에 복용하면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생리 때의 두통이나 복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상용하는 사람은 골반내의 혈류가 나빠지기 때문에 자궁내막염이나 난소낭종에 걸리기 쉽다.
⑤ 두통·요통·생리통 등 몸의 어딘가가 아프다
만성적인 혈류장애와 과립구 증가로 인해 조직이 파괴되어 몸의 이곳저곳에 통증이 생긴다. 두통을 멈추려고 약을 먹었더니 요통이 되었다거나 무릎 통증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⑥ 잠이 오지 않는다. 마음이 불안하다. 쉽게 피로하다. 나른하다.
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교감신경 긴장상태가 고정되면 몸은 항상적인 흥분상태가 된다. 맥이 발라지며 몸은 쉽게 피로해지고 불면에 시달린다. 심장도 두근거리기 때문에 마음도 몹시 불안해진다.
병을 고치기 어렵게 만드는 스테로이드제
소염진통제보다 혈류를 멈추는 힘과 소염작용이 훨씬 강한 것이 스테로이드제이다. 스테로이드제는 극적인 항염증작용으로 인해 기적의 약이라고 환영받은 시절이 있었다. 중증화상을 입고 피부조직이 파괴되어 생명이 위독한 경우나, 벌에게 쏘인 충격으로 호흡이 정지된 경우에도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면 순식간에 위기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서는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방출되어 세포를 산화시켜 파괴한다. 스테로이드제는 활성산소를 무독화하는 작용이 있어 다양한 세포의 산화반응을 순식간ㅇ 멈추게 한다. 시급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확실이 스테로이드제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질환에 사용하는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현재 스테로이드제는 아토피성 피부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교원병 등 다양한 병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것이 병을 고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인 것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막 사용하기 시작한 스테로이드제는 조직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어느 시기부터는 조직을 파괴하는 악당으로 돌변한다. 스테로이드제의 구성 성분은 우리 몸속에 있는 지방질, 콜레스테롤과 같다.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원흉으로 꼽히는데, 그 이유는 과도하게 늘어난 콜레스테롤이 혈관의 안쪽에 달라붙어 쌓이면 산화콜레스테롤로 변화하여 혈관을 산산조각 내기 때문이다. 다만 산화하기 전의 신선한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원인이 아니다. 정상적인 콜레스테롤은 호르몬이나 세포막을 만드는 재료로서 생명체에 꼭 필요한 지방질이다.
스테로이드제도 콜레스테롤과 같은 구조로 변한다. 막 사용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체외로 스테로이드를 배설할 수 있기 때문에 소염효과만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토피성 피부염에 외용약으로 사용했을 경우 처음에는 소염작용을 발휘하여 피부가 말끔해진다.
그런데 연단위로 스테로이드제를 지속하여 사용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스테로이드제는 서서히 몸에 축적되고 이윽고 산화콜레스테롤로 변화하여 주변조직을 산화시켜 새로운 피부염을 일으키게 된다. 체내에서 산화가 진행되면 교감신경의 긴장이 심해지고 과립구의 증가로 인한 조직파괴도 진행되어 염증은 악화일로 걷게 된다.
피부파괴가 진행되면 파괴를 멈추기 위해 의사는 좀 더 많은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다.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시원찮아지면 더욱 강력한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다. 이렇게 해서 스테로이드 의존증이 생겨난다. 이런 상황은 아토피성 피부염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원병 등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모든 병에서 일어난다. 난치화된 아토피성 피부염은 의료행위로 인해 생겨난 병의 좋은 예다.
스테로이드제의 상용은 교감신경을 긴장상태로 만들고 새로운 병을 일으킨다. 혈압이 오르고, 빈맥(맥박이 1분간 100회 이상인 것)이 되어 불안감이 늘게 된다. 교감신경에서 분비된 아드레날린은 혈당치를 올리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당뇨병이 발생한다. 과립구의 조직파괴가 진행되면 몸의 관절 이곳저곳이 파괴되어 요통이나 무릎 통증이 생기고 전신에서 혈류 장애가 진행되어 환자의 손발은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이렇게 도미노 현상처럼 병이 늘어나 그 때마다 강압제, 신경안정제, 경구당뇨약, 소염진통제가 새로이 추가되고 환자는 약품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최근에 많은 의사가 치료효과가 높고 효율 있는 의료를 실천하기 위해, EBM(Evidence Based Medicine)을 중시하고 있다. EBM이란 과거에 행한 치료나 연구 결과를 정밀하게 조사, 검토하여, 그 중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고 확실한 증거에 기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방대한 데이터에서 스테로이드제가 염증을 억제하고 병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증거를 얻었다고 해도 진정한 치료는 될수 없다. 왜냐하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치유반응을 막아 병을 고치기 어렵게 하고 새로운 병을 만든다는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