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계속되는 열대야를 견디어 내는 특효약이 있으니 기쁘다.
그게 무엇인지 아시지 않을까? 다름이 아닌 파리 올림픽의 승전보이다.
그 주인공들이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생기발랄한 MZ 세대 선수들이고
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더욱 힘이 샘솟고는 한다. 특히 메달 수상자의 절반이
2000년대생들이란다. 그 주역들 가운데에서도 부상 투혼으로 최선을 다한 안세영 선수는 단연 돋보이는 청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우리 고장 나주 출신에 광주체육고를 졸업한 안 선수를 보라.
참으로 야무지고 당찬 젊은이가 아니던가.
이번에 배드민턴의 백년대계를 위해 28년 만에 가져온 금메달 수상 기쁨을
뒤로 하고 쓰디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기에 하는 이야기이다.
대개 선수들은 수상소감에서 하나같이 협회와 관계자들에게 공을 돌리며
감사하고 축하의 메시지를 받곤 한다.
그런데 이번 안 선수만큼은 확연히 달랐다.
우승에 도취 되어 마냥 행복해하는 선수들과는 달리 용기 있게 작심하고
깜짝 놀랄만한 발언을 한 것이다. 내용인즉, 어디까지나 선수 육성과 보호, 그리고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협회가 관료화된 나머지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처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찬반양론으로 갈려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안 선수에게 더 호의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협회가 이를 호도하려고 하는 많은 분량의 해명서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여론은 더욱 비등하고 있다. 게다가 협회 임원 40명에 기부금 0, 재정자립도 꼴찌이면서 말이다.
더욱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간섭하지 않고 공정성을 심어 협회와 선수 간에 신뢰가 두터운 양궁협회, 사격협회와 비교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어느 날이었다, 필자는 존경받는 지역기업인 염홍섭회장이 설립하신 장학재단에 안 선수를 추천하여 천만원의 격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안세영 선수 부친은 안 선수가 빡빡한 훈련 일정 관계로 광주까지 올 수 없다는 답신을 전해 왔다. 중소기업을 알차게 경영해 오신 구순의 회장님은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적지 않은 금액의 장학재단을 만드신 터인지라 안 선수를 직접 만나 축하하고 싶어 하셨지만, 지금까지 성사되고 있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이제는 안 선수의 입장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 목표를 위해 한치의 곁눈질도 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안 선수의 올곧은 자세가 아니겠는가 싶다. 이럴수록 남도 청년들의 역량을 키워내고 싶어 하시는 염 회장님과 안 선수의 만남을 꼭 주선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반갑게도 나주시에서 안세영 체육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우리 고장의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힘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터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화순에 이미 세워진 이용대체육관에 이은 희소식을 접하며, 배드민턴의 고향은 바로 우리 고장 전남이라고 단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