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력은 지표상으로 볼때 1인당 국민소득 1만 5천달러, 국민총소득 약 6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세계12위 경제대국으로 머지않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수준 향상은 자연스럽게 보다 나은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게 되었고 품위와 격조를 갖춘 문화생활, 헬스, 골프 등 고급 스포츠가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요 수단으로 등장하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고급 오페라 감상, 헬스, 골프, 해외여행 하면 상류층, 부유층에 국한된 귀족 문화생활로 인식되어졌으나 서민층을 제외한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대중문화라는 개념으로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헬스,골프의 경우 아직도 헬스클럽과 골프장 수준에 따라 수억원 대를 호가하는 회원권의 존재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고 일부 이러한 부정적인 면 때문에 헬스와 골프를 정서상 귀족 스포츠라고 폄훼하거나 거부감을 갖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대중 스포츠로 인식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골프 인구가 부쩍 늘었다. 어지간한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하위직 공무원, 회사원들도 골프채를 구비하고 있고 소령급 영관 장교들도 필드에 나가 공을 때릴 정도다.
늘어난 골프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전국곳곳에 수백개의 골프장이 영업을 하고 있고 건설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골프장도 수를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부킹을 못한 골프광들은 앞다투어 해외 골프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제 동남아 등 해외로 골프여행을 가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을 만큼 당연시 되고있을 뿐 아니라 그 숫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불국사는 사적 밎 명승 1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대표적인 불교사찰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국보 20호인 다보탑, 21호 석가탑, 국보22호 연화교, 칠보교, 국보23호인 청운교, 백운교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가 된 골프연습장은 불국사 경내 북쪽편에 위치한 스님들의 거처인 ´정혜료´ 부근에 6타석에 100평 규모로 설치되어 있고 골프 연습장 옆에는 역시 100평 규모의 테니스장이 있다고 한다.
이 골프 연습장은 다보탑, 석가탑과 직선거리로 200미터 가량 떨어져 있으며 테니스장은 10년전에 골프연습장은 2년전에 스님들 운동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테니스장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골프 연습장은 몇몇 스님들이 가끔 이용한다고 한다.
골프치는 스님과 참선 수행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아가는 마당에 성직자라 하여 골프를 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사실 개신교나 천주교, 기타 종교 일부 성직자들도 건강 관리 차원에서 골프를 친다고 한다. 이런 상황 하에서 스님이 골프를 치는게 뭐가 이상한가.
고무신, 승복 차림에 삭발한 모습으로 골프채 휘두르는 모습이 이색적으로 보여 조금 우습기는 하겠지만 탓할일은 아닌 것이다. 스님들도 장기간 수행하려면 건강관리는 필수이므로 골프로 건강을 유지 할수 있다면 골프 이상인들 못하겠는가. 당연히 사찰 내에 골프연습장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론에도 불구하고 이번 불국사 경내 골프연습장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은 첫째, 골프가 대중 스포츠화하고 있다고 하나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는 골프에 대해 아직도 거리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즉 골프는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데다 운동 보다는 사업, 인맥 형성등 사교 목적이 다분하고 내기 골프 등 사기도박 게임 등 부정적인 운동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아무리 건강관리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스님들이 골프를 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스님하면 수행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성철, 혜암, 청화 스님 처럼 장좌불와, 일일 일종식, 면벽참선, 용맹정진, 묵언수행 등 태산같이 장중한 돌부처의 구도모습을 연상하다 난데없이 골프치는 스님이라니 황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세째,불국사는 여느 일반 사찰과 달리 경내 전체가 ´사적 및 명승 1호´ 로 지정되어 있어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 체육시설을 만들려면 경주시와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 변경 신청을 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설치함으로써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이외에도 환경보호가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반환경적 행태로 비쳐진 점도 문제를 키웠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조계종 차원의 신속한 조치 있어야
가끔 스님들 중에는 술을 곡차라 하여 금기시하는 음주행위를 합리화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득도의 경지를 넘어선 도인에겐 술도 계집도 걸림이 없다며 파계 행위마저 깨달음을 내세워 정당화하는 스님네들도 있었다. 이와같이 골프도 수행의 한 방편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스님도 스님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이기에 국민여론과 세속법과 유리되어 종법과 스님식대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사부대중이 일체요 대중없는 스님은 없다. 따라서 대중과 국민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대중과 국민이 골프치는 스님을 원하지 않는다면 골프지는 스님은 골프채를 놓는게 당연하다. 건강 관리라면 해인사 축구하는 스님들 처럼 축구를 해도 좋고 평행봉, 역기, 아령 등 운동기구를 이용하거나 사찰 주변 산책, 등산도 괜찮다.
골프장등 운동시설 설치도 법적 범위 안에서 정상적인 절자를 밟아 이루어져야 한다. 경내는 사찰땅이니 사찰 마음대로 해도 되며 성역인데 감히 세속법이 무언데 하는 식이 되어선 곤란하다. 따라서 이번 문제가 된 불국사는 당장 골프연습장을 철거하고 테니스장도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후 사용하는게 마땅하다.
차제에 조계종단 차원에서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이러한 불법 사례가 또 있는지 실태를 파악하여 합당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며 관련지침을 마련하여 사찰 독자적으로 돌출적인 종무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스님 다수가 골프치는 걸 원한다면 종단 차원에서 따로이 골프장시설을 마련하여 운동 여건을 보장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국민여론과 함께 가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