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8-08
얼 굴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얼굴이라는 말은 얼이 담긴 꼴이다. 얼은 정신이겠고, 꼴은 형태일 것이다. 그래서 얼굴은 정신이 담긴 형태이다. 남녀가 혼기가 되면 어느 이들은 맞선이라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 맞선이라는 말은 얼굴 형태의 외각 선(線)을 서로 마주 앉아서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림감상을 좋아하는 친구 목사님이 있다. 그는 이름 있는 무슨무슨 전시회(展示會)가 있으면 서울도 멀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친구이다. 그런데 그에게서 아우라(Aura)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것은 그런 뜻인 것 같다. 그 말은 아마도 어느 작품에서 보통사람으로써는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 또는 중세시대의 성화에서 성인들이나 천사들 머리 주위에 둥그렇게 풍겨지는 원이 그려진 후광(後光)의 광채 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아우라인 듯싶다. 어느 것을 보고 그곳에서 비쳐지는 고고한 분위기를 접할 때의 그 희열감은 느껴본 사람만이 갖는 기쁨이 리라.
여기에 얼굴에 관한 어느 분의 두 가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야기는 이미 고인이 되신 우리 동네교회 목사님 아버님이신 장로님과 제 아버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분 모두 이미 옛 어른 분들이기에 조심스럽게 말을 끄집어 내본다. 사람이 아기로 태어날 때 천사와 같은 얼굴로 태어나며, 한평생을 잘 살게 되면 돌아가실 때에 어린아이와 같이 해밝은 얼굴로 사시다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말을 사람들은 하는 것 같다. 오늘은 두 어른을 생각하면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장로님을 처음 뵌 것은 아마 88년도에 목사님이 교회 개척을 하면서부터 인 것 같다. 저 역시 직장 생활로 자주 뵐 수는 없었고 주일날 집사람과 같이 교회 예배를 드리러 가서 교회에서 뵙고,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 그 정도였다. 항상 겸손하시고, 자기를 낮추고, 앞에 나서지 않으시고, 그러면서 당신 몸을 가만히 놔두지 않으시고 항상 무엇을 하시는, 옛날 시골에서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안양에 사시다가 인천으로 이사를 오셨는데 그 이전에는 어떻게 사셨는지 모르지만 10년 넘게 제가 지켜본 장로님은 그 이전에도 어떻게 사셨을 것이 짐작이 될 것 같다. 돌아가시기 전의 일로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면, 장로님이 돌아가시기 전 아침 출근길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리어카를 끌고 한 손에는 휴지와 오물을 줍는 집게를 들고 청소를 하시는 것이었다. 자기 아들이 목회를 하는 등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청소원으로 일을 하시겠다고 나선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당신이 생각하시기에 일에는 귀천이 없으며, 사람은 몸이 움직이는 한 노동을 하여야 하며, 청소하는 일이야말로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일인데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냐라고 웅변하는 것 같이 보였다. 나로서는 그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담겨져 있어 지워지지를 않고 있다. 성서에 어느 잔치 집에 초대되어 가서 말석에 가서 자리를 앉아도 상석에 앉을 사람이면 주인이 상석으로 이끌어 갈 것이고, 상석에 가서 앉아도 말석에 앉게 될 사람이면 말석으로 인도 할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당신은 몸을 낮추고 스스로 말석을 자처하였지만 주인은 당신을 상석으로 인도하였을 것이다. 장로님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욕심이 없는 소년 같은 얼굴을 가지고 사셨다.
이제 우리 아버지 이야기를 하여 보겠다. 한마디로 우리 아버지는 한량이었다. 충청도에 사실 때건, 서울에서 동두천에서 사업하실 때 건, 우리어머니가 부르는 호칭처럼 밖았양반 이었다. 큰키에 호남형의 얼굴에 항상 신사복에 중절모를 쓰시고, 밖에서 일하시고 사시는 양반이셨다. 그런 아버지가 환갑이 넘으셔서 연천, 청산으로 이사를 하시고, 78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18년 동안어머니를 위하여 사시다가 가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젊은 시절의 아버지는 사업적으로 야망이 많으셨고, 당신의 얼굴에도 그것이 쓰여 있었는데, 청산에 들어가서 사시고서부터는 얼굴이 점점편안해지기 시작하시더니 70이 넘으셔서는 어린소년처럼 마음이 건 생각이 건 얼굴도 사심이 없으셨다. 18년 동안은 어머니를 끔직 이도 생각 하셨고, 당신 손으로 돼지도 키우시고, 손바닥만한텃밭농사도 지으시고, 항상 약수도 길어다 주시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평범한 하나의 촌부로 돌아가신 것이다. 돌아가시기 몇 년 전 주말에 찾아뵈려고 대문을 들어서는데 거실에서 아버지는 장구를 치시면서 장단을 맞추고, 어머니는 소리를 하시는데 두 분이 참 보기가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도 그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다가온다. 사시는 그 동네가 청산인데, 노랫말처럼 "살으리 살으리 살으리럿다, 청산에 살으리럿다" 처럼 살다 가셨다. 앞의 장로님의 삶을 보면서, 장로교(長老敎)를 만들었다는 칼빈 선생님은 직업소명설(職業召命說)이라는 것을 말하였다.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귀천이 없고, 그것은 그에게 하늘에서 부여해준 일이기에, 그것에 힘쓰면 된다. 어떻게 보면 수익성(收益性)의 층하(層下)는 일 다음에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일 것이고, 무슨 일이든지 자기에게 돌아온 일은 천직(天職)으로 여기면 된다. 이런 내용은 어쩌면 그 분의 예정설(豫定說)이라는 것이 듬뿍 담겨있는 분위기이기도하다.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의도한 바가 다른 사람들에게 표정으로 그려져서 비쳐지기에 마음가짐이 들어나기 쉽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비쳐지는 선하고 인자한 미소(微笑) 띤 얼굴을 보고 싶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서 조금이지만 고매하게 여겨지는 아우라를 느껴보고 싶다. 비록 아우라의 분위기는 남에게 풍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성서의 말대로 마음을 지켜가고(잠언 4:23), 속을 채워가야 되지 않겠는가? 속 얘기가 나왔으니 성서에서 말하는 속 얘기 하나를 더하자면 표면적(表面的)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이면적(裏面的) 유대인이 유대인이다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하였다(로마서 3:28-29). 아우라라는 것도 속에서 밖으로풍기는 그 무엇이 아닐는지?
공동체 이야기
쥐 잡 기
작년인가? 아니면 그전까지만 해도 테레비에서 연예인들이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몇 마리? 한 마리, 또는 두 마리, 세 마리하는 사람들의 놀이 모습이 생각난다. 그것은많은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놀이감이 되었던듯하다.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살기에다들 어려워서 집집마다 곡식을 축내는 쥐잡기를 장려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학교에서는 쥐꼬리를 몇 개씩 잘라오라는 과제를 내주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즈음에는 잠자는밤 시간에 저녁마다 방 천장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소리를 많이들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요사이에도 산기슭에 한 집에서 사는 우리들에게는, 여러 집이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의 집들보다 쥐들이 더 드나드는 횟수가 더하는 것같다. 어느 날 어른들이 사시는 공동체 건물의 책상이 놓여있는 거실 구석으로 쥐가 다니는 것을 그분들이 보았다고 말씀하신다. 어른한분과 제가 막대기를 가지고 양끝에서 서로가운데로 쥐를 물아넣었으나, 쥐는 우리들 사이를 빠르게 빠져나가 주방 쪽으로 달아났다. 다음날에 쥐가 밟고 지나치게 되면, 쥐가 붙어서 떨어지지 못하게 되는 끈적거리는 종이판지를 약국에서 구입하여 다가 책상이 놓여있는 구석자리와 쌀 포대가 놓여있는 방에 그것을 펴놓았다. 그런데 매일 저녁 열시 가까이가 되면 테레비를 보고 있는 방 문 앞으로그 쥐가 어김없이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날에 그 방 문 옆에 놓여있는 긴 의자 밑으로 두 장을 각각 옆으로 이어 그 끈끈이를 놓았으나 몇 날 동안은 그저 쥐가 방 앞을 지나치는 것을 뻔히 바라만 볼 수밖에는 없었다. 그러다가 하루 이틀 후에 이번에는 쥐가 그 끈끈이를 밟았기에, 그 쥐가 잡히게 되었다. 그래서 그 쥐잡기를 해낼 수 있었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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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채경일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여러 가지의 육신과 정신적 아픔 중에 있는 새터공동체 식구들의 건강한 몸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세요.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이원교회.신평교회.충전교회.추부제일교회.최선희.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진영택.최성재.수영교회.김기홍.양오석.채윤기(박현실).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4인).대전성남교회중등부(김영균외13인).진주문교회.대덕교회.대전충남지방통계청.임영호.세광교회.금성교회.금산푸드뱅크.진명구.주식회사EG(이광형).대전성남교회.신건태.금산주부클럽(4인).대덕교회(이중삼외3인).금산읍교회(김철우).살림교회(박상용외9인).금산푸드뱅크.금산군모란회(5인).대전노회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