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제5권) 간행에 즈음하여
오세종 (예수원교회 목사)
애산(愛山) 김진호 목사는 초기 한국 교회의 저명한 한학자로 선각자요 교사요 설교가요 목회자인 애국지사다.
이번에 간행하는 애산 목사의 한문 설교집 ‘무화과’(제5권)에는 모두 76편의 설교문과 예레미야 강해 1편, 그리고 그 당시 홍제동교회 임원 명단 일부와 약간의 수세자 명단도 첨부되어 있다. 또한, 이 기록 후반에는 선시(禪詩) 한 수와 애산의 자작시 ‘無題(무제) 율시(律詩)’도 수록되어 있다. 이 한시들은 조면희 선생께서 수려한 문체로 번역하여서 감상하는 이들에게 더욱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 76편의 설교 중에는 아펜젤러 언더우드 등 선교사들의 설교를 비롯하여, 신흥우 조병결 김태욱(昱, 星?), 변홍규, 이덕형 등의 설교가 한, 두 편씩 한문으로 적어 자료도 있다. 그 외에의 68편의 설교는 는 모두 애산이 홍제동 등 15교회에서 행한 설교들이다.
이 책에서 애산이 설교를 시행한 교회와 그 횟수는 이렇다. 홍제동교회 28회, 상동교회 17회, 정동교회 12회, 중앙교회 9회, 삼청동교회 6회, 수표교교회 3회, 공덕교회에서 2회를 설교했고, 그 밖에 도화동교회 동대문교회 체부동교회 아현교회 용두리교회 원동교회 전도관 서강교회에서 각각 1회씩 설교했다.
이 시기는 애산이 아직 배재학당에서 근무하던 시기(1935년 배재학당에서 은퇴)로서, 일제의 강점이 극심했던 암울했던 고난과 절망의 시기였다. 이런 시대에 애산은 꼬장꼬장하게 민족과 사회, 그리고 교회를 향하여 애절하게 외쳤다. 그 주된 사상은 복음과 고난의 인내, 그리고 소망이었다.
본문에 나와 있는 애산의 절절한 설교 몇 구절을 이러하다.
“지금 우리 조선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오로지 슬프게 한탄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주께서 원수의 앞에서 자리를 베푸시고 우리에게 고난의 잔을 넘치게 하시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연단하시어 낙심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홍제동교회, 상동교회).
“봄바람이 한 번 불어오면 텅 비었던 골짜기에 초목들이 모두 소생하게 됩니다. 겨울 동안 꽃잎이 입을 닫고 열지 않다가, 봄바람이 불어오면, 만 잎이 웃으며 벌어지고, 온화한 기운이 골짜기에 가득하게 됩니다. 선지자가 ‘생기야! 사방으로부터 와서 이 죽음을 당한 자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도화동교회).
또, “지금 조선 사람에게는 큰 곤란이 있습니다. 인내하면 이 고난은 반드시 행복을 가져 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근심 걱정, 통곡과 울음이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이 진리를 생각하며, 발을 헛 디디지 마십시오.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온전에 이르게 합니다.” (정동교회).
한학자요 설교가인 애국지사 애산 김진호 목사의 사자후는 죄악이 관영한 이 세대를 사는 우리들의 심부를 통절하게 찌르고 있다.
2013년 양월(陽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