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출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의 교육 담론 분석 보도① (2017. 04. 04)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들은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이론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만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는 뇌과학 담론, ‘한글을 일찍 배워야 인지 발달에 효과적이다’는 한글 조기 교육 담론, ‘다중지능 발달을 위해 다중지능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다중지능 담론 등입니다. 그러나 해당 교육 이론이 교육적으로 적합한 것인지, 그리고 영유아 교재·교구가 이러한 교육 이론을 실제로 구현한 것이 맞는지는 사회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3차에 걸친 시리즈 보도를 통해,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들의 홍보 담론을 분석하고 비판하고자 합니다.
‘뇌 발달은 만3세에 완성된다’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의 홍보에 대해 OECD는 과학적 근거 없다 밝혀
▲ 구몬, 베이비몬테소리, 쁘레네 등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들은 ‘만 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 ‘영유아기는 뇌의 발달이 급격히 진행된다’, ‘영유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평생을 결정한다’는 등 뇌과학 담론을 활용하여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음.
▲ 그러나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세살 무렵에 뇌가 거의 결정된다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며(OECD, 2007), 시냅스의 밀도는 3세 이후 감소하지만 이후 시냅스는 패턴이나 네트워크 등을 형성하면서 평생에 걸쳐 발달함. ▲ 뇌 발달에 있어서 영유아기의 중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중요한 것은 조기교육이 아니라 부모의 스킨십과 충분한 수면, 뇌 발달에 맞는 교육 등이며 학습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뇌 발달에 치명적.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학부모가 검증하기 힘든 교육 담론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하는 것을 비롯해 잘못된 유아교육 담론을 바로잡는 활동을 지속할 예정.
영유아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면서, 영유아 교재·교구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영유아의 19.3%가 학습지를 이용하고, 3.0%가 교구 활동을 이용하는 등(육아정책연구소, 2016), 많은 수가 영유아 교재·교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영유아 교재·교구 영업 사원이 활동하고, TV와 인터넷 등의 영유아 교재·교구 광고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등,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의 분석 결과,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는 검증되지 않은 영유아 교육 담론을 상업적 목적을 위해 교묘히 차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담론의 대표적인 예가 ① ‘만 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는 뇌과학 담론, ② ‘한글은 일찍 배워야 인지 발달에 효과적이다’는 한글 조기 교육 담론, ③ ‘다중지능 발달을 위해 다중지능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다중지능 담론 등입니다.
■ ‘아기들은 모두 학습 기계와 같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초에 불 꺼지듯 천재성이 줄어든다?’ 뇌 과학 담론을 차용한 영유아 교재·교구 상품들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의 홍보 문구 중에는 ‘만 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 ‘영유아기는 뇌의 발달이 급격히 진행된다’, ‘영유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평생을 결정한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쁘레네 <베이비 스타트>는 ‘아기들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기에 학습 기계와 같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초에 불이 꺼져 가듯 천재성도 점차 줄어든다’고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구몬의 <숫자가 크는 나무>는 ‘두뇌가 발달하는 유아기 투자는 몇 십배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유아기에 몇 만원을 투자하면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몬테소리는 ‘영유아기는 뇌의 발달이 급격히 진행되는 시기이고, 뇌신경세포는 20개월까지 70%, 7세까지 90%, 18세까지 100%가 완성되며, 이후에는 서서히 퇴화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창조학교 <파오파오>의 경우 ‘만 3세때 성인 뇌의 80% 이상이 결정되므로, 이때까지가 평생 뇌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기’라고 언급합니다. 토플 피카소는 ‘영유아기에 일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발달의 대부분이 이루어진다’고 하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앞으로의 일생을 결정지을 만큼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합니다.
이러한 문구는 뇌 신경 세포, 뇌 무게 등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내용을 동반하더라도, 결국 교재·교구 업체의 홍보 논리는 ‘이 시기가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고, 이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 자사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순한 것으로 귀결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홍보 문구들이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불안감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자녀의 천재성이 발현되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불안감, 부모로서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찬란한 자녀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의 촉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림 1] 쁘레네 <베이비스타트>: ‘아기들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기에 학습 기계와 같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초에 불이 꺼져 가듯 천재성도 점차 줄어든다’고 홍보
[그림 2] 구몬 <숫자가 크는 나무>: ‘두뇌가 발달하는 유아기 투자는 몇 십배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유아기에 몇 만원을 투자하면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홍보
[그림 3] 베이비몬테소리: 영유아기는 뇌의 발달이 급격히 진행되는 시기이고, 뇌신경세포는 20개월까지 70%, 7세까지 90%, 18세까지 100%가 완성되며, 이후에는 서서히 퇴화한다’고 홍보
[그림 4] 어린이 창조학교 <파오파오> 프로그램: ‘만 3세때 성인 뇌의 80% 이상이 결정되므로, 이때까지가 평생 뇌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기’라고 홍보
[그림 5] 토플 피카소: ‘영유아기에 일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발달의 대부분이 이루어진다’고 하며,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앞으로의 일생을 결정지을 만큼 매우 중요하다’고 홍보
■ ‘세살 무렵에 뇌가 거의 결정된다’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며(OECD, 2007), 시냅스의 밀도는 3세 이후 감소하지만 이후 시냅스는 패턴이나 네트워크 등을 형성하면서 평생에 걸쳐 발달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가 말하는 이러한 논리는 사실일까요? OECD가 2007년 발표한 'understanding the brain: birth of a learning science'는 뇌와 관한 정보가 남용, 오용되는 흐름을 경고하고 이에 걸맞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뇌와 관련한 신화를 8가지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바로 ‘세살 무렵 뇌에서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There is no time to lose as everything important about the brain is decided by the age of three.)는 것입니다. OECD는 이것이 대표적인 ‘신화’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뇌과학 칼럼니스트 신성욱 작가는 ‘3세 신화’는 시냅스(뇌의 신경세포들이 접촉하고 통신하는 지점)의 밀도에만 주목한 결과라고 언급합니다. 실제로 한 사람의 일생을 추적하며 시냅스의 밀도 변화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생후 1년 무렵에 최고치를 이르고, 3~4세 이후 급격히 감소합니다. 그러나 이는 시냅스의 밀도에만 주목하고 시냅스의 강화나 약화라는 재배열 과정, 패턴화, 네트워크 형성 등 더 중요한 문제를 간과한 것입니다. 영유아기에 형성된 신경세포는 유전적 요인 또는 후천적 자극을 통해 시냅스를 강화하기도 하고 회로를 이루기도 하고 패턴이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하면서 고유한 뇌로 발달해갑니다. (신성욱, 2014) 결국 영유아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뇌는 평생에 걸쳐 발달한다는 것입니다.
■ ‘3세 신화’는 1990년대 미국에서, 빈곤층 부모들에게 영유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맥락에서 시작된 것
‘3세 신화’가 주목받게 된 것은, 1990년대 미국에서 자녀 교육을 등한시하는 빈곤층 부모들에게 영유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Head Start Program)은 빈곤층 어린이의 사회성, 학습 능력, 건강과 영양 수준을 개선해서 일반 가정의 어린이들과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실행과 함께, 빈곤층 부모가 아이에게 좀더 관심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로 조기교육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육계가 받아들인 뇌과학의 최신 정보들은 평범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산업 등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상품화된 프로그램이 앞다투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성욱, 2014)
■ 영유아기의 중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중요한 것은 조기교육이 아니라 부모의 스킨십과 충분한 수면, 뇌 발달에 맞는 교육 등이며 스트레스는 뇌 발달에 치명적.
영유아기가 뇌 발달에 중요한 시기인 것은 인정하더라도,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의 주장대로 조기교육과 학습적 자극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만3세까지는 전체 뇌의 기본 골격과 회로를 만들기 때문에 오감을 통한 고른 자극이 필요하나(우남희 외, 2002), 이 자극은 교재·교구 등이 아니라 부모의 스킨십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이기숙 교수는 ‘뇌가 유아기에 80% 이상 발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놀랍게도 이 시기에 뇌를 자극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모의 스킨십이며 그 다음은 충분한 수면’이라고 말합니다. 뇌에 대해 부모가 알아야 할 것은 뇌의 복잡한 구조나 기능이 아니라, 아이의 뇌는 엄마의 스킨십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이기숙, 2015)
또한 유아기에 해당하는 만3세-6세는 전두엽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로, 전두엽은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 기능과 인간성, 도덕성 등을 담당하므로 이 시기에는 인성과 도덕성, 집중력, 동기 부여 등을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뇌과학자들의 주장입니다. 이 시기에 만 6-12세에 발달하는 두정엽과 측두엽의 기능인 수학 교육, 문자 교육 등을 하는 것은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우남희 외, 2002)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는 뇌 발달에 치명적입니다. 우남희 외(2002)의 연구에서는 쥐의 스트레스 실험을 통해서, 출산 전 또는 출산 후 스트레스가 뇌에서 뇌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학습과 인지능력을 손상시킨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쥐의 스트레스 실험은 생후 90일까지 스트레스를 준 후 시행되었는데, 이 시기는 인간의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받은 스트레스는 학습과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남희 외, 2002)
■ 사교육걱정은 학부모가 검증하기 힘든 교육 담론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를 공정위에 신고하며, 잘못된 유아교육 담론을 바로잡는 활동을 지속할 예정.
결국 ‘만3세까지가 뇌 발달에 결정적이다’는 것은 시냅스의 밀도에만 한정된 연구 결과이며 시냅스의 재배열 과정, 패턴화, 네트워크 형성 등 더 중요한 과정은 전 생애에 걸쳐 발달합니다. 또한 영유아기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조기교육이 아니라 부모의 스킨십과 충분한 수면, 뇌 발달에 맞는 교육, 스트레스 없는 환경 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3세까지가 뇌 발달에 결정적이니, 우리 제품을 사용해서 자극을 줘야 한다’고 홍보하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는, 상업적 목적을 위해 학부모가 검증하기 힘든 교육 담론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은 잘못된 교육 담론을 유포하여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함과 동시에,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는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다음 보도자료에서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의 ‘한글은 일찍 배워야 인지 발달에 효과적이다’는 담론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4. 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슬기(02-797-4044/내선번호 502)
정책 2국장 구본창(02-797-4044/내선번호 511) |
첫댓글 조기 교육이 정말 무섭네요^^
과학적 사실보다 교묘한 상업적 문구들이 더 힘을 가지는 세상이 안타깝습니다.
교사이나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아이들 교육에만 너무 치중하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정보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