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계획대로라면 서귀포 잠수함을 타기로 했었다.
어제 모두와 함께 일정을 의논해서 사전예약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시간 정보만 알아보고 잠을 자버렸다.
출발하려다가 사전예약을 하지않아 일이 틀어졌다는 것을 알게되어
그제야 사이트를 뒤져 예약을 해보려고 했으나, 당일 할인예약은 되지 않았다.
나의 잘못으로 모두의 하루 일정을 망쳐 버리는 셈이 되었다.
나 혼자 조사하기 벅차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경석이는 카페 글쓰기 바빴고
난 피곤함에 잠이 쏠려 내일로 미루자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표선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마리아쌤은 차를 가지고 표선해수욕장으로 가고
우리는 올레길 3코스 해안가로 걸어가면서 게와 새우를 잡으며 걸어갔다.
그러다 보니 무겁고 불편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표선해수욕장은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이쪽끝에서 저쪽끝에 있는 사람은 깨알처럼 작아보였다.
혁수는 물고기를 잡고 싶어했다. 혁수의 들뜬 마음을 북돋기 위해
옆에서 호응해주면서 물고기가 있는 곳을 여기저기 둘러봤지만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래사장을 걸어가는데 모래가 푹신푹신해서 기분이 좋았다.
현서는 슬리퍼를 안 가져와서 신발을 벗기 꺼리는 것 같았다.
모래사장 한 가운데서 발목까지 물이 점점 차오르자
어쩔 수 없이 경석은 슬리퍼로 갈아신고
현서는 아예 맨발로 걸어 다녔다.
때마침 마리아 쌤과 합류를 하고, 파도 속에 들어가서 놀기로 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입수 내기부터 시작 했는데 경석하고 내가 걸렸다.
경석이 윗옷을 벗으려 하자 맨 살이 보였는데 살이 너무도 하얀색이었다.
하지만 옷 벗기를 포기한 경석이는 옷을 입은채로 입수하고,나도 나란히 입수했다. 차가웠지만 시원했다.
옷이 다 젓어 버리자 마음껏 뛰어 놀수 있었다.
파도속에 들어가서 바다의 짠 맛을 느끼며 지칠때까지 몇시간을 놀았다.
오랜만에 물속에 들어가 놀다보니 속상했던 기분이 다 없어진 것 같았다.
말 안듣는 녀석의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은 자연 뿐이었다. 게임기도 없었고 카드도 없었다.
자연이 인간에게 많은 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부터는 맡게 된 책임을 끝까지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묻지 않는다고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묻고 해결해야겠다.
모두들 함께 노력한다면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파이팅!!!
■ 숙소 - 표선해수욕장 -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