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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헤어지는 날.
그와 헤어지는 날은 사랑하는 이와
이별을 하는 것처럼 아쉽다.
발걸음도 무겁다.
그러나 그는 그의 일상이 따로 있고
나 또한 나의 일상이 있다.
부산으로 올라 오기 전 잠시 그와 대청호로 향했다.
원래는 우리가 만나면 대체로 제일 먼저 찾아 가는 곳이
대청호 였지만 이 번에는 가장 늦게 찾았다.
장마와 폭우 때문에 대청호 통행이 어려울 것 같아
다른 곳을 먼저 둘러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날에도 그냥 오기는
섭섭하여 결국 대청호 주변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대청호 들어 와서 제일 처음 찾아간 곳은
역시 카페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대청호 주변 이름난 카페는
거의 다 가보지 않았나 싶다.
어떤 때는 하루에 서너 카페도 방문을 했으니.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면서 쉬기도 할 겸.
오늘 찾아 간 카페는
AD(에이디)카페다.
카페에서 바라다 보는 대청호의 풍경도 좋고
카페 내부의 인테리어도 참 좋다.
아니
인테리어가 좋다기 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카페 고객을 위한 이런 저런 쉼과 편의 공간을
잘 꾸며 놓았다.
테이블 의지가 편안하고
쿠션도 푹신 하지만
더 좋은 건
침상에 전기 장판도 깔아 놓아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뜨끈하게 엉덩이를 지지기에도 안성마춤 이다.
다만 오늘 약간 아쉬운 건
장마와 홍수 때문에 대청호의 물이 맑지 않다는 것이다.
집으로 와야 하는 내 마음처럼
물색이 어둡다.
누구나 그렇 듯
홀아비의 마음 중 하나다.
혼자 있기 싫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부산에 도칙을 하자마자 제일 처음 찾아간 곳은 식당이다.
한식당 큰집.
자주 가는 곳 중의 하나다.
상차림이 깔끔하고 혼자 먹는 가격도 적당 하다.
신탄진에서 점심 먹고 세시간 만에 부산을 와서
저녁을 먹는 세상.
참 편하다.
하나도 아쉬울 게 없는 세상.
그래도 역시 내 집에 오니 가장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