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레드 카펫
최정호
팔랑팔랑 손 흔들지 못한 벚꽃 잎
너울너울 춤추는 꽃비 한 번 되지 못한 채
거울 볼 짬 없이 보쌈 되어 내동댕이쳐져서
엎드러진 채 코피 흘리는 시체이지만
그 모습 그 향기는 무엇으로도 대신 할 수 없는데
토라진 얼굴이나 생끗 웃는 모습이나
화를 낼 때나 눈물 뿌릴 때에도
가슴 뛰는 그녀의 복제품이다
밟기조차 아까운 시체는 잔별 깔은 은하수이고
다가오거나 스쳐가는 나그네 발걸음까지도
왕의 행차로 받쳐 주는 레드카펫이다
첫댓글 무심히 밟고 지나간 길을 아름답게 보게 되었어요. 잘 읽고 갑니다!!!
초록펜글씨님
이 시는 퇴고하면 절창이 될 겁니다. 반드시 퇴고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금방 지는 벚꽃의 순간적 모습이
희생과 설렘을 주는 모습으로 잘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하강의 모습 속에서도 타인에게 희망을 주는 벚꽃은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2연을 위주로 짧은 시로 퇴고하면 좋을 듯합니다.
1연과 3연은 다소 설명적이오니 간결한 함축미로 퇴고하면
좋은 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