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시간> 해부 21.. (p.193-203)
제5장 빼앗긴 국회의 시간과 불쏘시개 장관
대국민사과문
약 11시간 동안 총 100개의 질문에 답하다
국회의원들의 따끔한 비판
신상털기식 청문회는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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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과와 반성의 의미
수긍(首肯)과 수용(受容)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수긍은 상대방의 말(비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nod)이고, 수용은 상대방의 옳음을 인정하는 것(accept)이고 동시에 자기것으로 삼는 것입니다.
혹시 윤석열에게서 이런 수긍과 수용의 태도를 보신 적 있습니까?
그는 사과란 걸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었다고 저는 기억합니다.
오히려, "단 10원 한 장도.."란 말로 회자되듯이, 뻔뻔함과 독선적임을 드러냈을 뿐입니다.
반면에,,
조국 장관은 사과와 반성을 했습니다.
사과란, 잘못했음을 인정하고 고치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리고 반성이란, 혹시 내가 미처 놓쳤었던 것이 있나 다시 점검해 보는 과정입니다.
혹시 국짐당 의원들 중에서 누구 하나라도, 진심어린 사과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신 적 있나요?
윤석열은 자신의 장모와 부인의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만 말했지, 의혹 자체를 수긍하는 모습은 전혀 아닙니다. 법률적으로만 문제가 없으면 그만이라는 생각 같습니다. 도의, 도리, 양심, 도덕, 사회적 통념같은 건은 그의 안중엔 없는 것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윤석열식의 사고방식이라면, 대한민국을 일본에 팔아먹어도 합법적이면 된다는 식입니다.
2. 조국의 얼굴
개인 조국, 아버지 조국, 사회인 조국, 학자 조국, 공인으로서의 조국...
조국 장관은 수많은 의혹들의 제기 앞에서, 과거를 회상하듯이, 지나온 일들을 복기해 보면서 반성을 했습니다.
개인으로서의 반성 : 양심적으로 살았나?
아버지로서의 반성 : 특별한 혜택을 주었을까?
사회인으로서 반성 : 주변 흙수저들을 돌아보았나?
학자로서의 반성 : 언행일치를 노력했나?
공인으로서 반성 : 내가 장관을 해야만 할까?
학자의 일은 '밥짓는 일'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불순물들을 골라내서 맛있는 밥을 지어 주는 일이죠.
즉, 모순되는 것을 없게 하는 일입니다. 물론 '이론적 모순'을 뜻하지만,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으면서부턴 이론 뿐만 아니라, 삶(인생)과의 모순도 걸러내야만 하는 부담을 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국 장관은 철저한 자기 반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고, 그 결과로 대국민사과를 하게 됩니다.
딱히 사람을 죽였거나 패륜적 행위를 한 것도 없습니다. 그와 그의 가족의 삶 전체가 통째로 부정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부분적으로 잘못됐다고 스스로 생각한 부분들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즉, 고치겠다는 다짐입니다.
"조국의 두 얼굴"(박지원 의원)을 뼈아프게 수긍하고 수용했던 조국 장관에게 돌을 던지려 했던 많은 분들께는 과연 그만한 자격이 있을까를 저는 역으로 의혹을 갖습니다.
3. 암흑 속에 숨은 판사들
조국 일가를 향한 100여회의 압수수색 영장들을 발급한 영장판사들이 과연 그렇게 쉽게 영장을 내준 동기와 이유는 뭘까를 생각해 봅니다.
2019년 8월 27일 첫 압수수색 때부터 지금까지, 22개월이 지난 지금의 결과를 생각해보니, 영장 발부의 근거들이 무엇이었는지가 심각하게 의심됩니다.
검찰의 만행에만 다들 주목해서 영장 판사들의 판단과 행동에 대해선 소홀히 지나쳤지만, 꼭 되짚고 넘어갈 부분입니다.
첩보 수준의 정보들을 가지고서, 법무부 장관 후보에 대한 영장 청구를 100여회나 발부했다면 '공범'(멸문지화의 공범)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습니다.
4. 조국 장관은 사과를 했고 고치겠다는 각오도 가졌을 겁니다. 따라서 책임도 따릅니다.
그 책임은 개혁 완수의 책임입니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뿐만 아니라, 불평등 사회 구조 개혁에 대한 완수 책임도 포함합니다.
그러려면 차기든 차차기든, '담대한 선택'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조국의 운명이 그것을 가리킨다면 회피해선 안 됩니다.
kjm / 202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