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뛰어놀 나이. 자연은 아이들이 쏟아내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아주고, 시원한 나무 그늘까지 내어준다. 아주 어릴 때부터 캠핑장을 놀이터로 삼아 자라온 아이들은 특별한 놀잇감이 없이도 하루를 온전하게 놀이로 채운다. 특히 자연물은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최고의 친구다.
“캠핑에서는 최대한 자연물을 많이 활용하는 놀이가 좋은 거 같아요.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특히 우리 가족이 캠핑 놀이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모도 함께 참여하는 거예요.”
캠핑장에서 아이들과 가장 자주 하는 놀이는 ‘풀 이름 맞히기’. 꽃에 관심이 많은 혜원 씨가 꽃 이름을 많이 알고 있어서 가능한 놀이기도 하다. 모르는 꽃 이름은 카메라로 찍어놨다가 집에 와서 찾아본다고. 교육 관련 학과를 전공한 혜원 씨는 집에서 색종이, 도화지, 풀 등 간단한 도구를 준비해 오기도 한다. 좀 더 풍성하고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인보우 바람개비 만들기, 솔방울 테이블 축구, 돌멩이 그림 그리기, 깡통 등불 만들기 등 지금까지 해왔던 ‘캠핑 놀이’를 운영 중인 블로그(blog.naver.com/rayam)에 연재하기도 했다.
“사실 준호가 크고 나서는 캠핑 놀이를 할 기회가 많이 줄었어요. 주변 관광지를 많이 다니기도 하고, 준호와 윤호의 나이 차이가 거의 열 살이 나다 보니 셋이서 동시에 흥미를 가질 만한 놀이가 줄었거든요. 그래서 민호와 윤호만 데리고 나왔을 때는 캠핑 놀이를 많이 하고, 셋이 모두 캠핑을 왔을 때는 루미큐브 등 보드게임을 하기도 해요. 캠핑 놀이를 할 수 있는 시기도 한정돼 있으니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가족이 함께 즐겁게 해보셨으면 해요.”
일곱 살인 윤호가 형들과 보드게임을 잘 할 수 있는지 묻자, ‘승부욕이 아주 강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최근에는 온 가족이 자전거 캠핑에 도전하기 위해 맹연습 중인데, 윤호도 네발 자전거로 10km 이상을 달렸다고. 처음에는 힘들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 타더라는 것이 혜원 씨의 말이다.
자전거 캠핑은 캠핑 여행 가족의 새로운 도전이다. 자전거에 모든 캠핑 장비를 싣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장비도 미니멀한 것으로 다시 구비해야 하고, 무엇보다 장거리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체력이 돼야 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차를 전혀 타지 않고 처음부터 자전거로만 캠핑을 떠나는 것이 제 꿈이에요. 시간만 허락한다면 자전거 캠핑으로 전국을 다 돌고 싶어요. 일단 시작은 제주도로 정했어요. 완전한 자전거 캠핑은 아니지만 테스트를 해보려고요. 그 다음 목표는 대마도예요.”
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캠핑이 아닌 홀로 떠나는 ‘솔캠’에 대한 로망은 전혀 없을까. 혹시나 하는 질문에 부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혼자 여행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여행이 훨씬 좋다고.
“혼자 하는 여행은 재미 없어요. 아이들이 커서 장가 들면 우리 부부끼리 캠핑을 하려고요. 그러다 아이들이 캠핑장에 오면 만나고… . 그랬으면 좋겠어요.”
‘어디든 가족이 있는 곳이 집이다.’ 영화 <로맨틱 레시피>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이 가족의 집은 바로 ‘캠핑’ 그 자체가 아닐까. 가족이 함께한 추억이 ‘캠핑’에 고스란히 쌓이고 있으니 말이다.
[출처:월간폴라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