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의 마지막 수요일, 유정독서모임은 유정문학열차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날씨가 기막히게 청명하고 바람이 상쾌하였습니다. 문학열차의 창문을 모두 열어서 맞바람이 열차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문학열차 차창 바깥으로는 녹음이 싱그러웠습니다.
문학이 좋아서, 김유정 작품이 좋아서 모인 유정의 벗, 유정독서모임은 올해로 8년째 입니다. 한달에 두 번씩, 인원이 많이 모이면 많은 대로 적게 모이면 또 적은 그대로 그저 만나는 것이 좋아서 웃었습니다.
오늘 1차시에서는 이어령교수의 <생명의 가위 바위 보>를 함께 읽었습니다.
<생명의 가위 바위 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보여주는 양손의 모양, 주먹과 보에서 시작합니다. '주먹'은 바위이고 폐쇄된 것이고 거부이고 도전이고 분노이고 징벌이고 방어를 상징한다고. 그러나 '보' 는 바다이고 개방된 것이고 수용이고 용서이고 화해이고 유연성을 상징한다고. 그러니 시인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불의와 사악 앞에서 분노하고 도전하고 징벌해야 하지만, 동시에 사랑과 용서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어서 김희자 수필가의 <길>을 읽으면서 작품 속에 나오는 '남도'와 '풍경'의 한자어를 생각해 보기, 이 글은 남쪽 섬을 찾아가서 섬의 풍경(경치)을 보면서 섬의 절집 처마에 귀걸이 처럼 매달린, 소리 내지 않는 풍경( 風磬)에 대한 이야기를 하네요 . 눈앞의 길, 그 물리적이고 현상적인 길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온 인생의 길을 돌아보기도 하고요. 두 편의 시작품도 읽었습니다.
2차시에서는 김유정의 수필 <병상영춘기>를 읽었습니다.
다음 만남은 6월5일 수요일 18시에 커먼즈필드에서 진행됩니다.
이번에는 김유정이 번역한 소설, 반 다인 <잃어진 보석> 을 읽기로 하였습니다. 중편 보다는 조금 긴소설이긴 하지만, 탐정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유월의 첫 수요일 오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신록의 싱그러움을 뻐꾸기 소리와 함께 보내드립니다.
2024.5.29 강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