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2기 6. 현금으로 차 사기
은퇴이민 1기때 독일 오펠 아스트라 중고차를 사서 너무나 애를 먹었다.
첫째, 이곳에서는 일본 차 외에는 부품을 구하기가 어렵고 때론 tool 이 없다고 해서 가까운 카센터에서는 절대로 못 고치고 최소한 알라방시티까지 가야 한다.
둘째, 중고차는 겉은 멀쩡한데 온갖군데서 말썽을 일으켜서 결국은 차값만큼의 수리비가 들었고 이방인인 우리에게는 언제나 쩔쩔매는 상황이 뒤따랐다.
그래서 이번엔 새 차를 사기로 맘먹었다. 이웃인 Mr 정 내외가 우리를 위해 자기의 차를 태우고 서비스를 해 준다기에 함께 혼다, 도요타, 현대차 판매장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그 때만해도 현대 승용차는 수입이 제한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가능해져서 결국 우리는 현대 엘란트라 천팔백cc 신형으로 결정했다.
우리 네 사람이 있는 힘을 다해 깎아보았지만 쉽지 않았다.결국 전부 현금으로 주기로 하고 자동차 회사 앞 수표를 끊기로 했다. Citi은행 우리 통장 잔고가 충분하니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달랐다. 같은 시티은행이라도 이곳에서는 다시 계좌를 터야했다.
알라방 시티은행에서 우리는 아무리 설명을 해가며 은행계좌를 개설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먼저 여권을 요구하고 여권을 주고 나니 각종 세금을 낸 영수증을 또 요구했다. 우리는 얼마 안 살아서 영수증이 없다니까 안된다고 한다. 보다못해 Mr 정이 자기 이름으로 계좌를 트겠다고 여권과 각종 영수증을 내니까 그게 10만 페소를 넘어야 한다고 한다. 세를 산다고 하니까 집의 계약서를 달란다.
세상천지에 별 희한한 나라가 다 있다. 우리가 계좌를 트면 많은 돈을 입금하고 입출금 하겠다고 하는데도 그렇게 힘들게 하니 결국은 포기를 하고 ATM에서 현금을 인출했다.
그러나 한 번에 15000페소씩 14번을 인출하면 한도에 걸린다. 돈을 두고도 우리는 쩔쩔맨다.
마침 준비해간 1만 달러의 현금을 환전하려고 해도 은행에서는 계좌가 없어서 환전도 안 된다. 할 수없이 환전소를 찾았는데 환전해줄 돈이 부족해서 내일 오라고 한다.
결국 다음날 드라이버를 고용해서 다시 알라방 시티은행서 ATM으로 21만페소를 찾았다. 환전소에서 환전한 돈과 모두 합치니 7만페소가 모자란다. 현대차 판매장에 들려서 온갖 사정 끝에 나머지를 비자카드로 결재했다. 물론 카드 수수료를 2%나 우리가 부담했다.
수수료가 1400페소라기에 1500페소를 주었는데 거스름돈을 받아보니 80페소였다.
100페소를 주지 않고 왜 80페소를 주느냐고 나는 항의했다. 20페소는 소소하지만 왜 정확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그건 또 카드결재를 해 준 자기네 수수료란다. 고까짓 것에서도 자기네 수고료를 뗐다는 뜻이다.
정말 빌어먹을 나라다. 그래도 어쨌든 모든 서류를 갖추고 새 차를 빼서 보험까지 다 마쳤다. 차는 너무 좋다.
서비스로 선바이저와 선팅을 비롯한 몇 가지를 겨우겨우 얻어냈다.
그 많은 돈을 현금으로 만들기까지 정말 정말 힘들었다.
첫댓글 무엇 하나 수월 한게 없지요.
내 나라에서도 새로운 일을 하려면
걸리는 게 많은데 하물며 남의 나라 에서야..............
세상에는
그런 나라도 있구나!
우리나라가 이리도 좋은 나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