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가 전국을 아래위로 ?고 다닌다. 어른들 고함소리에 지레 겁을 먹은 아이들 마냥 미리 계획을 해놓은 지리산 화엄사~대원사 종주, 속칭 화대종주는 시도도 못해보고 꿩대신 닭이라던가? 팔공산 종주로 한발 뒤로 물러섰다.
팔공산은 대구의 진산. 전국에서도 유별나기로 소문난 대구산꾼들의 보금자리. 대구에서 군위넘어가는 한티재에서 시작하여 갓바위까지 약 18.41km. 오늘처럼 비가오는 날에는 결코 녹녹치 않은 길이다.
약속시간에 아침 7시에 맞추어 도착한 한티재에는 가득한 운무와 비바람. 누굴 기다리는지 실내등 켜진 택시안에는 운전수 혼자만 앉아있었다. 뒷 트렁크에 넣어둔 배낭에서 비옷을 꺼집어내려 잠시내린 사이에도 차가운 빗방울은 몸속으로 파고든다. 약속시간을 조금 넘겨 모두들 도착을 한다. 비옷 챙기고 바지에 비닐 둘러고 배낭커버 씌우고 다시 20여분을 넘기고서야 출발.
누구와 : 윤톨님, 안가님, 박선식님, 표옥자님, 그리고 감포까지 5명. 같이 산행하기로 한 마눌은 물을 워낙 싫어해서 포~기.
산행시간: 7시:30분 ~ 15시:30분 총 8시간.
산행거리 : 18.41km
날씨 : 파계재까지는 강한비, 동봉까지는 점차 약해지다가 그 이후는 강약조절해서 내림.
조망은 거의 없었구 서봉까지 진행할 동안 혼자 파계사에서 올라왔다고 하는 산꾼 한분과 서봉 다와가서 만난 4명의 산꾼. 이분들은 오늘 같은 날씨에 산행을 한다고 동지 의식을 가득 실어서 화이팅을 지르면서 옆을 지나갔다. 동봉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몇분과 두세그룹 정도의 혼식, 복식, 단식 산꾼무리가 운무 가득한 산정에서 간식을 먹고 있었고, 그 이후 갓바위까지는 띄엄띄엄 산꾼과 산꾼 비스무리한 분들 몇분이 보였다. . 1. 한티재 ~서봉
이 표지판 본 적있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원당봉산표석. 이름 들어보신 분도 손들어보세요.
원당과 봉산 두가지의 단어 조합으로 이루어진 원당봉산. 願堂 : 요샛말로 소원을 말해봐 마술의 램프 지니. 즉 왕실의 안녕과 명복을 빌어주던 장소를 말한다. 封山 :: 여기 왕실하구 관련된 곳이니 일반 똘마니들은 산의 나무나 임산물 훔쳐가지마. 이렇게 겁을 주는 경고판.
이것이 바로 파계사 원당봉산표석 파계재에서 한티재 방향으로 400 m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는데 등로에서 약 10미터 떨어져 있는 곳이라 인위적으로 나무나 풀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그냥 지나치는 곳. 마침 대구시에서 정비를 하였는지 깨끗이 앞 트임을 해준 덕분에 산행기 쓸 거리를 하나 더 장만한 셈.
파계봉까지 단숨에 달려왔다. 비옷을 입었다고는 하나 더운 날씨 덕에 옷은 이미 비옷을 입으나 벗어나 매한가지. 신발의 틈새로도 비는 새어 들어온다. 어느새 양말까지 적신것이 빗물인지 땀인지 구분을 할 수 없다.
파계봉지나 칼날능선. 제대로 된 칼날 능선은 오늘 같은 날은 조금 삼가하고 가능한 우회길로 진행. 뭐 조망도 없지 굳이 조망터를 찾을 이유도 없다.
그래도 바위 능선이 경치가 좋은 곳이라 중간중간 사진은 찍구가야지.
가까운 곳은 운무가 끼어도 플레쉬를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은 볼만한데 10여미터 이상을 벗어나면 운무에 뭐가뭔지 오리무중,
2. 서봉 ~ 동봉
서봉을 거쳐 팔공산의 주봉인 비로봉 근처까지 진행.
주 등로를 약간 벗어나 샛길로 접어들자 나타나는 팔공산마애약사여래좌상. 대구유형문화재 3호로 지정된 마애불이다.
문화재 이름을 붙이는 것은 일종의 공식이 있는데 위의 문화재를 예로 들면 팔공산 - 문화재의 위치 마애 - 문화재를 만든 재료. 즉 磨崖란 낭떠러지 절벽에다 바위를 갈아서 만들었다는 의미이고 약사여래 - 부처님의 종류. 이 부처님은 약사불인데 좌측 손에 약그릇을 들고있다. 좌상 - 앉아있는 모양
이런 형태로 조합을 하게된다.
이름과 모양 그 자체를 초월한 진리 자체로서의 부처님인 비로자니불의 이름을 딴 비로봉 아래. 또 한분의 부처님 약사여래. 8세기 작품이라고 한다.
마애불을 감상하는 동료들 어깨위로 뿌연 구름과 비가 쉬지않고 내리고 있다.
비록 개방은 되었다고하나 좀처럼 산의 주봉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비로봉. 아마 주위를 둘러싼 철조망과 통신시설 탓이리라.
불어오는 세찬 바람은 데워진 몸과 땀을 식히기엔 충분하지만 조금 있으려니 정신이 산만해진다. 대기를 가득채운 바람소리, 구름의 탓이리라.
비로봉 아래 탐라수국이 피어있다. 큰 잎은 가짜꽃. 보석처럼 반짝이는 보라색이 암수술이고 그 밑의 작은 잎이 진짜 꽃.
동봉아래 계단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 지난 추석 번개산행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동봉에 오른다.
가족끼리 온 분들 몇명과 혼자서, 둘이서 산행을 온 몇분.
역시 동봉에 인파가 제일 많다. 동봉 조금지나 야간비행님이 물과 술을 감추어 둔 계단 밑에서 점심을 먹는다. 혹여나 남겨둔 술이 있나 찾아보았더니 500ml 물한병 라면을 끓이는데 감사하게 사용.
3. 동봉 ~ 신령재 ~ 유스호스텔 갈림길
신령재까지 쉬지 않고 진행을 하는데 빗줄기가 잦아들어 땀에 젖은 비옷 바지는 벗어버린다. 자꾸만 다리에 감기니 영 걷기가 불편하다. 신령재를 넘어서니 갓바위쪽에서 넘어온 산행객들이 몇명씩 보인다. 방아덤 지나 하산지점을 어디로 할까 의논을 하는데 돌계단을 엄청 싫어하는 분이 있어 의논끝에 아래 유스호스텔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유스호스텔 지나 버스종점 정류장에 도착을 하자 미리 전화해둔 미정식당 사장님이 봉고차를 몰고와서 대기를 하고 있다. 차량으로 다시 이동.
4. 미정식당 ~ 뒷풀이
팔공산 노선 버스 기사를 하다가 정년을 마친 사장님이 개업을 한 곳이라고 한다. 백암삼거리에서 동화사 방향으로 진행을 하다 맞은 편 길건너 좌측에 간판이 걸려있다.
이것은 옻닭. 술 좋아하는 삼인방 차지.
이것은 그냥 닭백숙 술 안 좋아하는 세명 차지.
팔공산 산행시 가격대비 괜찮은 곳같다. 차량의 회수가 문제가 되거나 마땅한 뒷풀이 장소가 없을 시 이용을 해도 좋을 듯하다. 남정네들은 밖에 있는 수돗가에서 등목을 하고 옥자누부는 집안에서 따끈한 물로 머리까지 감고 나왔다.
한티재에서 차량회수후 갈 사람은 가고 (그래보았자 처가집 간 안가님빼고 다 모였다) 성서홈플 앞의 호프 집에서 2차. 어둑어둑해지는 거리를 확인하고서야 일어섰다.
아래는 미정식당 전화번호. 잘 챙겨주신 사장님 덕분에 이 정도의 홍보는 해주어야 할 듯.
대구 동구 도학동 359번지 053-985-2347 |
출처: 그대 그리고 나 원문보기 글쓴이: 감포
첫댓글 안가님은 뭔 기분나쁜일 있었나요.웬 인상...ㅋ
오랫만의 우중산행.나름 재미있었겠네요.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인상써도 이정도 생겼으면 봐줄만 하잖아요.....^^*
언제가도 좋은 팔공산...
언제 어디를가도 즐거운 백옥회 회원들과의 산행이었기에...
비바람이 불어도 즐거웠습니다....^^*
시원한 빗줄기속에서 걷는 산행도 묘미가잇제 ~~
즐거운 먹거리...!!안가님 감사요 차량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