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丹陽文化保存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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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동+......☜ 스크랩 오태동의 산행별곡 3 / 태산을 내려 가며
금수산 오태동 추천 0 조회 49 18.01.05 07:0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오태동의 산행별곡 3 / 태산을 내려가며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 태산을 오를 때였다.

마침 쏟아지는 폭우를 피하여 한 소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용케 벼락과 비를 피한 황제는 그 소나무에게 오대부(五大夫)란 벼슬을 주었다.

언젠가 원래의 오대부송(五大夫松)은 부러지고 청나라 때 다시 심은 소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둘레에 철책을 두르고 방을 걸고 정자를 지었다.

나무는 세월의 가지를 늘어뜨리고 무대 위의 배우처럼 서있다.

사람들은 사랑과 우정을 기약하며 영원히 변치말자고 철책에 자물통을 매달아놓았다.

더러는 복을 기원하며 나무에 붉은 천을 매달기도했다. 중국 관광지 어디서고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장사꾼이 다가와 은근히 자물통에 이름을 새겨 달아놓고 갈 것을 권유한다. 

부질없는 장난이다.  


산을 내려오며 칠 천개의 돌계단, 돌 하나하나에 얼룩진 천한 백성의 땀과 피를 상상해본다. 

계단마다 너비 60-70㎝에 길이 2m 이상 되는 돌을 깎았다.

평균 6m 노폭으로 1,524m의 산 정상까지 길을 만들었다. 

돌을 깔고 이 길로 가마를 짊어지고 갔을 사람들과 가마를 타고 갔을 사람을 생각해본다.

오랜 세월 숙명처럼 그렇게 살았다.


홍문(紅門)을 조금 지난 곳에 혁명군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탑신의 제일 꼭대기에 백성-인민을 대표하는 큰 별을 달았다. 

사회주의 혁명은 하늘의 명령이었다고.

혁명이 일어나고 태산의 가마꾼(泰山挑夫)들도 천직(天職)에서 해방 되었다.

산업사회 노동자가 되었다가 이제 시장 경제의 사업자로 변신한 셈이다. 

2인 1조, 4인 1조, 조를 짜서 관광객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내린다. 

가쁜 숨소리는 같을지라도 손님만 많다면 더 이상 절망은 아니다.

6시간의 가마길 옆으로 10분 만에 실어다 주는 케이블카와 경쟁을 한다. 

한 때 권력이 총괄했던 태산을 시장의 시스템이 지배하고 있다.


내려오는 산길이 올라 갈 때보다 더 무섭다.

다리가 떨리고 멋대로 흔들리는데 얼음 길에선 마음대로 제동이 되지 않는다.

올라갈 때는 돌아설 수도 있었건만 그걸 생각지 못했고, 내려올 땐 생각이 미쳐도 되돌릴 수가 없다.

얼어붙었다가 다시 녹아내리는 눈길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넘어진다.  

미끄럼을 제대로 타야한다.

태산에 사는 사람이 “몸을 멈추면 넘어진다”며 충고한다. 

굴러가야 할 곳에선 굴러가야 안전하다.

 

좀 쉬었다 가자. 

쇠판을 돌려가며 붙인 태산전병(泰山煎餠)을 건네며 처음 보는 사람끼리 세상 얘기를 나눈다.

계란전에 생파 하나를 통째로 말은 좀 야성적인 먹거리를 나누며 서로 어디서 왔느냐고, 어디로 갈 거냐고 묻는다. 제각기 오고 가는 길이 다르다. 

태산의 명차라는  ‘뉴얼차(女兒茶)’를 대나무 잔에 담아 마시니 향이 그윽하다.   

산을 오를 때는 왜 그렇게 바빴는지 모르겠다.

 

 

산의 존재감은 솟아있음이다.

밑변과 그 솟아있음의 정점을 중심으로 오름과 내림의 피라밋이 펼쳐진다.

니체는 시지프스를 통해 삶의 끝없는 희망과 절망을 그런 산의 구도 속에서 표현했다.

온 힘을 다해 밀어올린 바위가 정상에서 다시 아래로 추락하고 말지 않는가. 

삶과 죽음이 그러하지 않는가.

 

산은 희망이나 절망과는 무관한 땅의 융기며 주름일 뿐이다.   

애초에 정복의 대상이 아니기에 희망이나 절망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대지가 둥글다(球)면 올라감이 내려가는 것이고 내려감이 올라가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말이지만 높아지려면 그만큼 낮아지라고 했지.

산(山)의 존재에서 중요한 것은 정상이 아니라 그것을 떠받치는 바탕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 했으니(人乃天) 산에서 하늘을 보고 땅을 굽어본다.   

태산의 일관봉(日觀峰)에서 해를 보고 월관봉(月觀峰)에서 달을 보며

산의 미학을 공부한다.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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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8.01.06 08:40

    첫댓글 지금 생각하니 쓸데없이 바쁘기만했네요. 언제나 가볼까요..잘봤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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