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落花)떨어지는 꽃잎-이상은(李商隱)
高閣客竟去,(고각객경거), 높은 누각엔 객은 이미 떠나고
小園花亂飛.(소원화난비). 작은 동산에는 꽃이 어지러이 난다
參差連曲陌,(삼차련곡맥), 들쭉날쭉 날려가 굽은 길은 이어지고
迢遞送斜暉.(초체송사휘). 멀리 지는 햇빛을 전송한다
腸斷未忍掃,(장단미인소), 마음이 아파 차마 다 쓸지 못하고
眼穿仍欲歸.(안천잉욕귀). 뚫어지게 바라보며 떨어진 꽃잎이 가지로 다시 돌아갔으면
芳心向春盡,(방심향춘진), 꽃다운 내 마음 봄을 향해 다하여도
所得是沾衣.(소득시첨의).얻는 것은 눈물이 옷을 적시는 것뿐
역주1> 參差連曲陌(참치련곡맥) : ‘參差(참치)’는 가지런하지 못한 모양으로, 여기서는 꽃잎이 어지러이 떨어지는 모양을 가리킨다. ‘曲陌(곡맥)’은 굽은 길을 말한다. 즉 이 구절은 꽃잎이 어지러이 흩날려, 굽은 길에 가득 쌓여 있음을 말한 것이다.
○ 參差不齊(참치부제) : 길고 짧고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아니함. '差'는 차별 ‘치’로 읽는다
역주2> 迢遞(초체) : 아득히 먼 모양으로, 꽃잎이 멀리까지 날아간다는 뜻이다.
역주3> 斜暉(사휘) : 석양을 의미한다.
역주4> 歸(귀) : 봄이 돌아가는 것, 즉 봄이 저무는 것을 가리킨다. ‘稀’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稀’로 보면 “뚫어질 듯 바라보며 꽃잎이 또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가지 위의 꽃잎은 점점 드물어진다.”는 뜻이 된다.
역주5> 芳心(방심) : 중의어(重意語)로, 꽃의 마음과 꽃을 아끼는 사람의 마음을 지칭한다.
역주6> 沾衣(첨의) : 눈물이 옷을 적시는 것으로 보기도 하고, 꽃이 옷을 적시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