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치며 통곡하듯
굵은 빗줄기가 오락가락 하더니
계곡 물살을 힘껏 떠밀고 나무사이를 헤집으며
여기저기 물길을 내어 놓았다.
이런 날 나는 그림과 사람을 떠올린다.
Paris Street; Rainy Day (1877)
Gustave Caillebotte(1848~1894)
아래 쪽 그림에 이어
두 번째 올려 보는 카유보트의 비 그림이다.
제목 역시 비오는 파리의 거리..
젖은 보도에 중점을 두고 그린듯
사람은 그저 조연으로 처리되었다.
앞의 두 사람은 둘 다 남자고 같은
방향으로 걷다 멈춰 있다.
함께 걷다 의견 충돌이 났을까, 아니면
떠나는 사람을 잡고 싶어 따라 나왔을까!
분명한 건 증오나 분노의 관계는 아니라는 거다.
서 있는 간격과 옆모습에 쓸쓸함이 묻어 난다.
모종의 심리적 갈등이 있지만
애틋한 기류가 흐른다.
그러나 아주 작은 캐릭터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
주목(과잉 해석)을 피하려 한 시도로 보인다.
소수자인 이웃도 사회 구성원임을 알리지만
보호하고 싶은 심정도 담아낸 게 아닐지...
이 그림 앞쪽 남자는
아래 동년도에 그려진 동 제목의 그림의
가운데 부분에 고개숙이고 걷는 남자와
동일 인물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둘 다 주연은 아니지만 화면 중앙에 배치했다.
아마도 화가 본인을 슬쩍 끼워 넣었을 지도..
(이이의 뇌피셜)
뱀발:
올 지리하리만치 길고 수량이 많았던 장마철에,
난 한 달 내내 비가 와도 좋다고 하니
지인이 왜 그토록 비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뚝뚝 타닥 톡톡 !!!!!
바닥에 그리고 우산에 듣는(부딛는) 소리가
좋지 않냐고만 하며 말잇못..
그도 그럴것이
뭔가에 홀리듯 마주한 순간의 섞인 느낌,
이래서 좋고 저래서 나쁘다는
(인간적)의지나 계산의 작용없이
그저 화학물질이 분비되고
하늘의 명령에 노예처럼 끌려가는,
(찐)사랑에 빠질 때와 같은 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냥 조건이나 이유없이 빠져드는 것이다.
그걸 어찌 설명할 수 있는가.
비오는 풍경은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고
뇌우는 다채로운 협주곡이며
주륵비는 소나타로 들린다.
좋아하는데는 이유가 없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구스타프카유보트
#파리의거리
#파리의비오는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