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루치아 : 곱장(꼽추) 할멈
(김) 루치아는 미미한 집 여자이라. 어려서부터 등 곱은 병신이요,또 사람이 명백하지 못하여 어린 아이 모양 같더라. 신유(1801) 풍파 전부 터 문교하였더니,장부와 집안이 다 외교인이요, 신유 이후로 교우를 상 접할 길이 없어 수계를 타당히 못함을 한(恨)하더라.
근래에 차차 교우와 상접하여 다니다가,장부가 있으나 집을 떠나 두 루 교우의 집으로 다니며 복사함이 흔근하여,좋고 궂음을 구애치 아니 하고,항상 흔연 낙종(樂從)하며 환난,빈병인(貧病人)의 일이면 더욱 즐겨 돌보더라. 강론 듣기에 흔근하고, 부지런히 염경하여 열심이 간절 하더라.
기해(1839)년부터 군난이 대기하여 절친히 다니던 집이 많이 잡힘에 자헌코자 하더니 , 필경 포역 (捕役)에게 잡히어 종사관 앞에 이르러 성명 과 내력을 고하였더니, 후에 포장이 잡아들여 문 왈,
“너, 천주를 배반하고, 또 네가 다니는 곳이 많다하니 당을 다 대라. 그렇지 아니하면 장하에 죽으리라.”
답,
“장하에 죽사와도 아될 말씀이 없사올고, 국률대로 죽을 따름이로소 이다.”
온 가지로 유인하나 종시 여일(如一)하니, 형벌하려 하다가 연로 병잔 (病殘)한 고로 그저 간(間)에 가두었더니,나이 늙고 기력이 쇠진하여
기해(1839) 7월에 옥중에서 안연히 선종하니, 연이 기세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