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고향 마을 푸른 기와집에
종학이란 이름을 가진 사내아이가 살았다
육 형제 중 맏이.
아무일 없이 심심한 상태를 죽도록 싫어해서
노상 소금친 미꾸라지마냥 요리 파닥 조리 푸득~~
가는 데마다 사고치고 쌈박질하는 게 일상사였다.
가만 있는 개꼬랑질 잡아당기다가 손등을 물리고,
누가 쳐다보기만 해도, 왜 눈을 꼴치냐며 종주먹을 날리고,
공부 잘하고 옷 잘 입은 아일 보면 샘이 나서 퇘퇘! !침뱉고 욕하고,
어른들이 뭐라하면 턱주가리 치켜들고 냅다 대들고,
제 눈에 한번 찍힌 아인 도끼눈을 치뜬채 쫄쫄 따라다니면서
요새 토지에 나오는 순사부장 거복이처럼 뒤를 캐고파고 딱 못살게 굴었다.
맞벌이하는 부모는 자식들이 무슨 짓을 하든 도통 관심밖이고...
때되어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여전히 그딴 식으로 급우를 괴롭히는 바람에 결국 퇴학.
형제들도 착실히 형을 본받아
공부는 아예 뒷전, 품행이 방정치 못한 친구들과 어울려
뒷골목을 누비다간 정학, 아니면 퇴학을 맞았다.
그런데 그 녀석,
여태도 그 고약한 행실을 못 버렸다는 소릴 풍문으로 들었다..
쯧쯧... 제 버릇 개 못 주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종학아,
네 귀한 자식들이 애비에게서 뭘 보고 배우겠냐?
무슨 책에선가 보니
호전적, 공격적. 흥신소적, 순사적 기질을 타고난 사람도
채식생활을 하면 그게 서서히 개선, 치유된다 카더라.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네 마누라한테
필히 채식위주의 식단을 짜도록 일러서
삼시 세끼 비약으로 알고 꼬박꼬박 섭취하거라.
육류는 금물이다.
내 말 단단히 명심하고...언제 한번 만나서
장어구이 안주에 참이슬이나 한잔 걸치자꾸나.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창님정계복귀]
학아, 장어구이에 참이슬 한잔 어떠하냐...
청산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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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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