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5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40-07:40)
북방종점(07:50-08:04)
원골(08:19)
불금봉(09:13)
성치산(10:02)
임도(10:34)
397.7봉(11:34)
주능선(12:14)
744.4봉
구절산(13:48)
임도(14:34)
새목현(15:17)
연엽산(15:55)
새목현(16:24)
강원대학술림관리소(17:29)
봉명리(17:50)
남춘천역(18:18-19:11)
상봉역(19:25-20:50)
◈ 도상거리
15 km
◈ 산행시간
9시간 46분
◈ 산행기
홍천터미널에서 홀로 텅 빈 군내버스를 타고 북방 종점에서 내려 맞은편 교회쯤에서 나는 낭랑한 오르간 소리를 들으며 덤프트럭들이 양쪽으로 질주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로를 산경 쓰며 원골로 걸어가 채석장 삼거리에서 바로 능선으로 붙어 어제의 신설이 얕게 깔린 된비알을 올라간다.
채석장의 기분 나쁜 굉음을 들으며 시종 가파른 능선을 치고 벌목지대에서 구절산과 연엽산을 바라보다가 바위 공터에 삼각점(홍천302/2005재설)이 놓여있는 불금봉(498.1m)에 올라 냉랭한 한기에 뺨을 에이며 의례 것 막걸리 한 컵으로 몸을 달래고 한적하기 그지없는 산길을 서둘러 따라간다.
안부에서 눈이 덮여 미끄러운 암 능을 통과해 돌탑들과 작은 정상 판이 걸려있는 성치산(x553.5m )으로 올라가면 한쪽의 벼랑에서는 가리산과 춘천지맥 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애잔한 마음으로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급사면으로 잘못 가다가 왼쪽으로 능선을 찾아 임도로 떨어져 간혹 나타나는 표지기들을 보며 완만해진 산길을 지나서 암 능들을 넘고 우회하며 송전탑에 올라 앞에서 컹컹 짖으며 도망가는 들개 두 마리를 쫓아버리고 둔덕에 삼각점(홍천411/2005재설)이 있는 397.7봉을 넘는다.
어디선가 나타났다 슬그머니 사라진 족적을 보며 차량들의 굉음이 들리는 동산2터널을 지나고 421.9봉에서 자연스레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능선 따라 구절산 주능선으로 오르지만 2005년도에 반대에서 오며 꺾어졌었던, 표지기 몇 개 달린 뚜렷했던 산길이 보이지 않아 왔다갔다 찾아보기도 한다.
점점 차가워지는 강풍에 몸을 떨며 흐릿한 족적을 찾아 거친 능선을 올라가니 전에 많던 표지기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었고 암 능 좌우로 미끄러운 바위지대가 끊이지 않고 나타나 이리저리 우회하며 통과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많이 쓰고 만다.
줄 곳 나타나는 지겨운 암 능들을 넘고 마지막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해 힘겹게 낯익은 정상 금속판과 삼각점(내평26/1988재설)이 반겨주는 구절산(750.1m)에 올라 소주 한모금과 막걸리로 얼은 몸을 녹이고 부랴부랴 북쪽으로 능선을 이어간다.
큰 절벽을 우회하며 표지기 한 장 없는 급한 눈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임도와 만나 구불구불 이어지는 임도를 외롭고 처량한 마음으로 걸어가면 오늘 유난히 오르고 내리며 지친 몸을 힘들게 했던 구절산 암 봉들이 빠끔하게 머리를 내민다.
냉랭한 바람을 맞으며 임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통신 시설물이 있는 새목현을 지나 며 전에 본 것으로 착각한, 원창저수지로 이어지는 이정표 삼거리가 없음을 알고 완만한 숲길 따라 연엽산자락으로 들어간다.
한동안 이어지는 미끄럽고 험준한 암 능 길을 이리저리 통과해서 힘겹게 산불 초소가 서 있는 연엽산(x850.6m)으로 올라가 사진을 찍다가 문득 신용 카드가 있는 휴대폰이 빠진 것을 알고 아이젠을 하고 되돌아가며 찾으려고 수선을 떨다가 다른 옷에 있는 것을 발견하지만 신경을 쓰느라 바로 앞에 있는 정상을 다녀오지 못하는 해프닝을 벌인다.
날도 너무 춥고 일몰 시간도 얼마 안남아 원창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을 포기하고 온 길을 되돌아 새목현으로 떨어져 억새밭에 서서 남은 술을 훌쩍이며 감상에 젖어 있다가 임도 삼거리에서 밑으로 길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간다.
산자락에 깔리기 시작하는 땅거미를 바라보며 부지런히 원창리로 길이 갈라지는 정자 삼거리를 지나서 불 켜진 강원대학고 학술림 관리소를 만나 컴컴해진 봉명리로 내려가 큰 도로까지 나가지 않고 마침 집에서 나온 노파에게 물어 춘천 나가는 버스가 있음을 확인한다.
정지 한쪽에 앉아 추위에 부들부들 떨려오는 몸뚱이를 얼마 안남은 칡꽃 술을 아껴 마시며 달래다가 마치 구세주처럼 훤히 불을 켜고 달려오는 미니버스에 올라 따뜻한 난방에 몸을 녹이며 춘천으로 나간다.
▲ 도로 맞은편의 무명봉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구절산과 연엽산
▲ 불금봉 정상
▲ 성치산 정상
▲ 성치산에서 바라본 자지봉 능선과 가리산 능선
▲ 임도
▲ 당겨본 성치산과 불금봉
▲ 구절산과 연엽산
▲ 절벽에서 바라본 가리산
▲ 구절산 정상
▲ 새목현과 연엽산
▲ 연엽산
▲ 임도에서 바라본 구절산
▲ 학술림 관리소
첫댓글 크 크 캬 ~~~~~~
왜 웃어~~~?
@킬문 엄청 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차시간은 기막히게 맞추셨네요
겨울 눈길은 좀 줄여 댕겨야합니다
연엽산 하신길 직벽수준길은 잘 피하셨읍니다
큰 도로 나가도 언제 버스가 있을지 몰라 마을에서 기다렸는데 잘 됐습니다. 이제 발은 괜찮으시지요...?
@킬문 아닙니다
내림길이 듁음 입니다 ㅠ
한 두달 쉬면 좋아집니다...
@캐이 빠른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구절산 가는길 바위 많은 능선이
길게 이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혹한기 지옥훈련입니다.
ㅎㅎ 전에는 문제 없이 잘 다녔지요. 눈이 있으니 그리 만만치 않더군요.
무척 추운 날이었습니다.
저희는 백화산을 갔는데 막걸리가 얼어 씹어먹었습니다.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으셨나보군요.^^
예~~ 구닥다리 디카로요. 밤에 막걸ㄹ리가 얼었더군요. 추운 날이었습니다.
열정 따라가기 심들어요.ㅎ
ㅎㅎ 뭔 열정...? ^^
무지 추운 날 구절산 직전 바위 벼랑 지대 통과하는데 애 먹었겠네요
이젠 조금씩 줄이며 강추위 미끄러울 때는 편안한 능선으로 향하는게 좋을 듯 싶네요
만만치 않았습니다. 예전에 자주 다니던 곳이었는데요...
아주 추운날에 미끄러운 바윗길도 지나셨네요~~~~덕분에 주변 산줄기 구경을 잘 감상하고 갑니다.
칼바위하고 조만간에 북한산 가신다고 하시던데요... 이번 일요일에 북한산 갔다가 추워서 엄청 혼났습니다.
이 날 무지 추웠는데요. 군산에서도 덜덜덜했습니다. 좌우간 넘사벽이십니다.
이제 늙어서 그래요...^^
킬선생님 산행후기 보고..,.,.언젠가
그대로 따라 가 봤지만 나중와 복기해보니
아예 딴곳만 뒤지다 왔다는.,
후기로는 남기신 길을 따르긴 힘들고
오룩스맵을 올려놓으심 ...그건 꼭
뒤따를것입니다.
지도를 보곤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한해가 져물어갑니다.
내년도 건강하신 몸과 마음으로
산길 찿아 다니시고요.
많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예~~ 최재훈님과 모든 회원님들도 항상 건강하게 안전하게 산에 다니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