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는 풍각쟁이야하~ 오빠는 심술쟁이야하~
1938년 가수 박향님이 부른 만요입니다.
세태를 익살스럽게 풍자한 노래죠..
먹을 건 혼자 챙기고 동생 편지 몰래 훔쳐보는 얄미운 오빠를 흉봤습니다.
그때 오빠는 기껏해야 동생 반찬 뺏어 먹는 그 정도였습니다.
요즘 정치판에 등장한 오빠는 통이 훨씬 큽니다.
식약처장에게 전화도 하고, 수백억 원대 이해 관계가 걸린 신약의 임상 시험도 챙겨 봅니다.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는 마음 따뜻한 오빠, 남몰래 좋아했던 이웃집 오빠와도 급이 달라 보입니다.
브로커 양모 씨가 국회의원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승원 오빠', '엉아' 이렇게 부르며 부탁을 하면 김후보자는 간결하게 답했습니다.
'오케'
녹취와 문자를 더 열어 봤더니 양 씨가 오빠라고 부르거나 친분을 과시한 정치인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최의원 김의원 송의원 등등..
물론 이름이 나왔다고 뭔가 잘못을 했다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만
복수의 의원들이 등장하다 보니 야권에선 오빠 로비를 넘어서 오빠 게이트라고 주장을 합니다.
올해는 유독 정치권에서 오빠가 논란이 됐었죠.
지난 보궐 선거 때는 정ㅇㅇ 당시 민주당 대표가
어린이에게 당 후보를 '오빠'라고 부르라고 해서 아동 학대 시비도 일었습니다.
'아니,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 봐요. 오빠 해 봐요.'
하지만 김 후보자 건과는 비교가 힘듭니다.
동생이라 부르자 오빠라고 답하고,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니 지금 달려간다 하고...
공직자가 누군가의 오빠일 수는 있습니다.
친근한 호칭이기도 하지만, 공적 권한을 행사할 때는 오빠나 동생 누님 이런 말을 할 건 아닙니다.
'오빠가 좀 들어주면 좋겠다'는 한마디에 행정 기관에 전화가 울린다면,
오빠 없는 국민은 누구에게 부탁해야 합니까...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이 투자 사기 예방법을 하나 안내했습니다.
[멋진 이성이 SNS에서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100% 사기입니다..]
누군가 다정하게 오빠라고 부를 때, 힘센 사람들은 특히 마음부터 여며야 합니다.
9월 8일 윤정호의 앵커 칼럼, "오빠 전성시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