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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한바둑협회, 5년간 생활했던 한국기원에서 떠나
7월 30일 이사와 함께 올림픽컨벤션센터에 새 보금자리
(사)대한바둑협회가 오랫동안 한지붕 아래에서 생활해 왔던 (재)한국기원의 '셋방살이'를 벗어난다. 대한바둑협회는 오는 30일 성동구 홍익동의 한국기원 건물을 떠나 송파구 방이동 소재의 올림픽컨벤션센터로 이사를 간다.
새 둥지를 트는 올림픽컨벤션센터 211호는 대한체육회에서 제공한 것으로 현재의 사무실보다 넓다. 대한바둑협회는 2005년 11월 창립총회 때부터 한국기원 4층의 본선대국실과 특별대국실 사이에 있는 방을 사용해 왔다. 이번의 이사는 5년간의 동거를 끝내는 수순이다.
각종 아마추어 기전의 주관과 제도의 정비로 아마추어바둑계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다지고 있는 대한바둑협회는 창립총회와 함께 조건호 회장이 취임해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듬해 5월 대한체육회에 준가맹 경기단체로 등록됐으며, 2009년 2월 4일엔 마침내 정가맹 경기단체로 승인받았다.
또 2006년 10월엔 아시아바둑연맹(AGF)을 결성해 한국이 초대 의장국으로 선정됐다. 조건호 회장은 일본기원과 중국기원을 잇달아 방문해 바둑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는 결실을 거뒀다. 이 밖에도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아시아아마바둑선수권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이번의 이사와는 무관하게 그동안 바둑계 안팎으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모아왔던 한국기원과의 통합은 사실상 완전 무산됐다. 서로의 이권 주장과 견해 차이가 너무 큰 탓에 상처만 깊어졌다. 사무실 무료 임대를 비롯해 한국기원으로부터 제공받았던 행정 지원금이 끊긴 지 오래이며 조건호 회장은 한국기원 부이사장직에서 최근 물러났다(현재 프로협회와 아마협회가 통합되어 있는 경기단체는 전무하다).
한솥밥 먹기엔 실패했지만 한국바둑계의 현안들을 풀고 한국바둑을 중흥시키기 위해선 두 단체 간의 유기적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프로 중심의 단체인 한국기원은 여전히 일부 아마추어대회를 주관하고 있으며, 대한바둑협회는 아시안게임과 바둑종주국사업을 한국기원에 의지하고 있는 한편 그에 따른 선수들의 훈련비와 프로기사 해외파견비를 지원하고 있다.
협회의 자체적인 사업도 산재해 있다. 우선 시도지부 가운데 아직 정가맹 단체로 등록되지 못한 13개 지부의 승인을 받는 것이 시급하며, 중국과 일본을 AGF 가맹국으로 가입시키는 일도 역점 사업이다. 원할한 진행을 위해선 한국기원의 협조가 절실하다. 현재 두 단체는 3대 3의 실무협의회를 두고 있으나 아직까지 활발한 접촉이 없는 상태이다.
대한바둑협회의 심우상 사무국장은 "현재 전시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는 전국체전 및 소년체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이 모두를 위해 한국기원이 동반자적 입장에서 물심양면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손짓을 보냈다.
■ (사)대한바둑협회 새 주소 :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7 올림픽컨벤션센터 211호 (전화) 2282-5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