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장마로 산행의 발목을 잡힌 어르신들......
비 예보가 있어도 새벽에 비가 오지 않으면 우산 챙겨 비슬산 순환도로와 산책로를 찾습니다.
오늘도 비슬산의 운무 가득한 것을 보고도
새벽 3시 40분에 출발하여 비슬산 순환도로를 따라 산행하였습니다.
지난 밤까지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도로는 비에 젖었고
도로 가장 자리는 산에서 내리는 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비슬산 순환도로는 산길이라 4차선의 포장도로이지만
도로의 하수구가 없어 비가 오면 도로의 가장 자리는 빗물이 흘러내립니다.
도로를 따라 산행하였지만
목적지까지 지나다니는 차량은 전혀 없었습니다.
도로의 가드레일을 따라 인도를 만들어 놓았지만
칡넝쿨로 뒤덮여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인도를 따라 걷지 않고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오늘도 목적지에 도착하여 가드레일을 짚고 팔굽혀펴기 일만회+알파를 하는 동안
여러 어르신들이 인사를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한번 엎드려 일만회 플러스 알파를 하고 일어나는 놀라운 경지는
보다 젊었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광경이었습니다.
운동愛 사는 청춘愛의 덫은
세월을 흘러 보내지 않고 낚았습니다.
어제는 새벽에 비가 와서 산행을 하지 않고 아침에 순환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하였는데
온 몸이 그렇게도 가벼울 수 없었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주변을 살폈는데 그 동안 한번도 작업하지 않은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를 발견하고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이름모를 잡초야는 유행가 가사처럼
들꽃과 야생화, 그리고 산야초를 알아가는 지식의 끝이 없음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팔굽혀펴기 일만회 플러스 알파를 하고
길 건너 새롭게 단장한 인도의 붉은 보도블럭 위에서 쌍절곤 운동을 하는데
운무로 뒤덮힌 가운데 산행하는 어르신들이 한 분씩 모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고령에서 농사를 짓는 74세의 어르신이
순환도로를 따라 올라와서 잠시 몸을 풀고 아직 어두운 순환 산책로를 따라 내려갔습니다.
어두움에 익숙한 터라
뒤로 손벽을 치면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뒷걸음으로 내려갔습니다.
얼마 후 여성 어르신 세 분이 모여 순환도로를 따라 올라와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가운데
호털아젤리아쪽으로 올라갔던 어르신 두 분이 내려와서 합류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손가락 수술을 한 어르신이 출근을 앞두고
이제 호텔아젤리아까지 가지 않고 안사를 나누고 내려갔습니다.
또 순환산책로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부부 어르신이
오늘따라 더욱 일찍 깨어 순한도로를 따라 올라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팔굽혀펴기 이천회를 하고 있을 때 올라왔던 어르신이
순환도로 삼거리까지 내려갔다가 두 번째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운무 가득한 가운데 산행으로 만난 어르신들은
적어도 집에서 새벽 4시 전후로 출발한 어르신들입니다.
가장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은 올 해 80세인데
월남 참전용사로 사우디 건설현장까지 다녀 왔습니다.
어느 날은 자식 자랑을 하였는데
큰 아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고 둘째 딸은 교사요
막내 아들은 서울대 출신으로 국방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운동으로 청춘愛 사는 어르신들은
새벽의 산행으로 건강을 지키는 내력을 가진 무협으로 말하면 천외천의 기인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